이섭
李燮
(134 ~ 186)
후한 말의 인물. 자는 덕공(德公). 이고의 아들, 이기, 이자, 이문희의 동생.
147년에 태위 이고가 양기의 무고로 옥에 갇혀 사망하자 두 형들도 붙잡혀 옥에 갇혀 사망했는데, 이섭은 누나 이문희가 이고의 문생인 왕성에게 맡겨 보호하면서 이섭은 왕성을 따라 서주로 망명해 주점에서 일했다. 주점의 주인이 이섭을 보고 예사롭지 않다고 여겨 자신의 딸과 결혼시켰다.
159년에 양기가 주살되어 사면하자 자신의 사정을 주인에게 이야기했으며, 주인은 재물을 줬지만 이섭은 사양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두 형의 장례식을 치뤘다. 누나인 이문희로부터 외부인과 관계를 끊고 양씨 가문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를 들어 이를 지켰으며, 후에 왕성이 죽자 은혜를 기억해 계절마다 왕성의 제사를 지냈다.
주군과 삼공부에서 불렀지만 응하지 않다가 후에 의랑에 임명되었으며, 관직을 지내면서 청렴결백했고 장온, 조요, 가표, 순상과 교제했다. 장온이 순상을 만나 가표와 함께 앉아 논쟁하면서 수도에서 이를 화제로 해 우열을 가렸다.
이 때 장온이 조요에게 덕공(이섭)이 뭐라 했는지 물어보자 조요에게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자 장온은 탄식하면서 덕공(이섭)처럼 되어야 한다면서 풋내기들을 억지로 흥분시키지 않는다고 했으며, 순상도 깨달은 것이 있어서 마음을 고쳤다. 이섭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84년 2월에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자 감릉국에서 백성들이 감릉왕 유속을 붙잡았는데, 영제가 돈을 주어 유속을 귀환시켜 봉국을 회복시키려 했다. 이에 이섭이 유속은 번국을 지키면서 직책을 칭하지 않고 조정의 명예를 훼손시켰으니 봉국을 회복시켜서는 안된다고 상소했다.
조정에서는 이를 듣지 않아 이섭은 황제의 종친을 비방했다는 죄로 좌교에 보내져 노역을 했으며, 9월에 유속을 대역무도의 죄로 죽여 그 나라를 없애면서 이섭이 복직되자 이런 말이 떠돌았다. 아버지(환제)는 황제를 세우려 하지 않고 자식(영제)은 번왕을 세우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는데, 이는 환제가 자식을 두지 못한 것과 유속이 참살된 것을 말한다.
185년에 하남윤에 임명되었는데, 이전에 영천군 사람인 견소가 양기에게 아부해 업현의 현령이 되었으며, 견소와 동갑내기가 양기에게 죄를 짓자 도망쳐 견소에게 숨었다. 견소는 거짓으로 숨겨주면서 몰래 양기에게 알려서 사람을 보내 체포하고 처형되게 했으며, 견소는 태수로 승진하고 모친이 죽자 시신을 마구간에 매장하고 임명장을 받은 후에 발상했다.
이섭은 견소가 낙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나자 사람을 시켜 견소의 수레를 물도랑에 처넣고, 마구 매질하게 한 다음에 상의의 뒤에는 아첨하려고 친구를 팔면서 탐욕한 관리가 되어 모친을 묻었다는 글을 썼으며, 실상을 모두 보고해 견소가 벼슬하지 못하도록 금고형에 처하도록 만들었다.
영제가 관직을 돈으로 판매해 조서로 아무 근거도 없이 3억 전을 채우라는 조서를 내렸는데, 이섭은 간언을 올렸고 영제는 매관을 중지했다. 재직 2년 째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