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량원자(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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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주량원자.사랑스러운 소녀. 낯선 사람과 지내는 걸 어려워해 새로운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하지만 늘 쭈뼛거리는 그 모습 때문에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는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악몽
눅눅한 어두운 방 안, 딱딱하게 굳은 빵과 뿌연 물이 당긴 컵이 놓여 있었다.
「주량... 나 너무 힘들어.」 방구석에 웅크린 채 딱딱한 빵을 뜯어 먹던 마스터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난 마스터에게 다가가 손등으로 이마를 짚어 봤다.
「마스터, 열이 심해요!」 깜짝 놀란 나머지 나도 모르게 문쪽으로 다가갔다. 「사, 사람을 불러올게요.」
「싫어, 가지 마!」 어디서 힘이 난 건지 마스터가 내 손을 꽉 움켜쥐었다. 초점을 잃은 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제, 제발... 가지 마 !!」
「아무도 부르지 마.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마.」
마스터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그 순간, 마스터가 쓰러지는 순간, 끝없는 어둠이 날 집어삼켰다.
「!!!」
눈을 부릅뜨고 목소리를 내려 했지만 바람 빠지는 소리만 나올 뿐이었다.
「주량? 주량!! 왜 그래?」 익숙한 목소리에 정신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상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꿈, 꿈이었구나...
「괘, 괜찮아요...」 상대의 품에 다시 얼굴을 묻었다.
모닥불이 간혹 타닥거리며 타는 것 외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날 끌어안은 상대의 팔이 단단하게 변했다.
그의 가슴에 한동안 귀를 대고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박동이... 느려졌어요...」
「응?」
「아니에요... 잘래요.」
「그래.」
넓지는 않지만 포근한 품 안이 무척 따스하게 느껴졌다.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
6.2. 2장. 순간의 실수
「어디 보자. 옥천 마을… 옥천 마을...」 황주는 내 손을 잡고 갈림길에 선 채로 열심히 지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머리가 멍한 데다 이리저리 반사되는 햇빛 때문에 눈앞이 뱅글뱅글 돈다.
어떻게 해서든 정신을 차리려 했지만 두통만 심해진 것 같다.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깨달은 황주가 날 잡아끌더니 갑자기 내 앞에서 무릎을 끓었다.
「업혀.」
「아아...」
「졸리면 말을 하지.」
「미안해요...」
황주의 탄탄한 등 근육이 옷 아래에서 느껴진다.
「황주...」 난 눈을 감은 채 조그맣게 이름을 불렀다.
「왜?」 대답을 들으니 마음이 놓인다. 평소 황주가 친절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언제나 화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나한테만은 언제나 친절하다.
「마스터를... 찾을 수 있을까요?」
「물론! 이 몸... 아, 내가 꼭 마스터를 찾아주마.」 머뭇거리던 황주가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다 알아놨어. 이번에 반드시 찾을 수 있으니까, 안심해도 돼.」
「고마워요...」
「고맙긴.」
환주의 대도시라는 옥천 마을,
마스터가 이곳에 팔렸다고 한다.
황주는 객잔을 돌며 내가 머물 곳을 찾고 있다.
황주가 객잔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창밖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예전의 꾀죄죄한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손등의 표식이 확실한 증거다!
「마스터!!」 갑작스러운 마스터의 등장에
무작정 인파 속으로 뛰어들었다.
6.3. 3장. 어두운 기억
마스터의 모습에 끝없이 이어진 행렬 속으로
본능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마스터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난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달았다.
「흐윽...」 주변을 둘러본 난 자신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여, 여기가 어디지...
당황한 나머지 주변을 둘러보니 수많은 사람과 높은 누각이 한눈에 들어왔다. 방금 있었던 객잔이 어디였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화... 황주...」 황주의 이름을 부르려다가 지나가는 행인과 부딪힌 난 바닥에 풀썩하고 넘어졌다.
순간 눈앞의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람들의 행렬...
아파...
「끓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나와 마스터를 윽박질렀다.
「이봐... 꼬마는... 곤란하니… 그만...」 옆에서 누군가가 남자를 잡아끌며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내가 알아서 할게. 흥, 식신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남자는 동료의 손을 힘껏 뿌리치더니, 채찍을 들고선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무섭지만 마스터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주량, 안돼!」 마스터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안돼... 아, 아무것도 하지 마. 아무것도...」
마스터가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마스터의 명령이라면 난 따를 수밖에 없다.
「누가 남의 음식을 훔쳐 먹으래?!」 남자가 크게 소리치며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이 마스터를 향할 때마다 끔찍한 소리가 났다.
울음 섞인 신음을 삼키는 마스터의 모습에 무언가가 마음 속에서 울컥하고 치솟았다.
눈앞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듯, 난 귀를 막은 채 뒷걸음질 쳤다.
「아파...」
「너무 아파...」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채 고통스럽게 중얼거렸다.
「꼬마야? 왜 그러니?」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갑옷을 걸친 병사들이 내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내 주변을 둘러싼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 난...」 걱정스러운 상대의 표정에도 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화, 황주... 어디 있어요?
6.4. 4장. 따뜻한 품
「꼬마야, 괜찮니?」 남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하지만 만질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오른손을 어정쩡하게 뻗은 채였다.
민위사 사람이다. 옷차림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황주의 고향에서 본 적 있다.
「오... 오빠를 잃어버렸어요.」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아, 오빠를 잃어버린 거구나.」 몸을 일으킨 남자가 차분한 목소리로 날 달랬다. 「꼬마 아가씨, 걱정 말렴. 오빠를 찾아줄 테니 우리랑 같이 가자꾸나.」
「...네...」
남자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가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황주가 날 찾아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인처럼 남겨진 과거의 기억에 남자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바로 그 순간, 누군가가 인파를 헤치며 내게 소리쳤다.
「인인?! 너 인인이구나!」
처음 본 할머니가 날 향해 허겁지겁 달려왔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공포가 날 사로잡았다.
「또... 똑같아...」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기억 속 얼굴이 생각나지 않았던 남자에게서 받았던 느낌을 할머니한테서도 느꼈기 때문이다.
「으응?」 그 소리에 남자가 다행이라는 듯 입을 열었다. 「어머니인 거냐? 다행이로구나.」
그러더니 내 손을 끌고 날 일으켜 세웠다.
「아... 아니에요... 아니...」
내 손을 잡은 남자의 팔을 붙잡고서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만 입 밖으로 간신히 튀어나왔다.
내 생각을 말하고 전하고 싶었지만 공포심에 사로잡혀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할머니는 날 향해 점점 다가왔다.
아아... 끝장이다.
난 두려운 마음에 두 눈을 감고서 예견된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마치 그때처럼...
뭔가가 화르르 불타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민위사 병사에게 억지로 잡혀있던 손이 풀리면서 따뜻한 품에 안겼다.
익숙한 향기에 숨통을 옥죄었던 공포심이 눈 녹듯 사라졌다.
어둠 속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꺼져!」
그 소리에 눈을 뜨자 황주가 땅바닥에 무릎을 끓은 채로 날 안고 있었다. 오른손으로는 땅에 내리꽃은 대검을 움켜쥔 채로 민위사 병사를 날카롭게 째려보고 있었다.
황주의 살기등등한 모습에 민위사 병사들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그중 한 명이 할머니가 서 있던 곳을 가리키며 더듬더듬 중얼거렸다.
「그, 그게 아니라... 얘 어머니가 오셔서 난 그저...」
하지만 병사가 가리킨 곳에는 개미 새끼 하나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말한다.」 한 손으로 날 안은 황주가 나머지 손으로 검을 치켜세운 채 입을 열었다.
「꺼져!!」
더 이상 무서운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난 황주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올 줄 알았어요. 분명...
그래서 계속 기다렸어요.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
6.5. 5장. 주량원자
오늘 옥천 마을에 작은 소동이 있었다. 민위사와 외지에서 온 듯한 식신들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오해가 풀리면서 위급했던 상황도 금세 해결됐다. 구경꾼들도 김 샜다는 듯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고, 옥천 마을은 평소 모습대로 돌아갔다.
꼬마의 어머니라고 오해했던 정체불명의 인물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옥천 마을의 한 민가, 왜소한 체구의 할머니가 외모와 달리 창문을 열고 방 안으로 훌쩍 뛰어 들어왔다.
「쳇, 아까워라~」 가발과 가면을 벗자 할머니가 아닌 중년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건에 맞는 식신을 간신히 찾았는데 눈앞에서 놓치다니...」
남자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중얼거렸다. 「정말 짜증 나.」
「그래서 내가 하겠다니까! 괜히 일만 복잡하게 됐잖아.」 어두운 방구석에서 손목에 사슬을 두른 소년이 하품하며 걸어나왔다. 「이제라도 내게 맡기는 게 어때?」
「됐어!」 남자가 손으로 X자를 그렸다. 「일이 귀찮게 됐어. 목표물 주변에 내가 아는 녀석이 있었어. 황주라는...」
남자는 소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너, 황주랑 싸우면 이길 수 있어?」
「쳇!」 소년은 기분이 꽤나 상한 듯 팔짱을 꼈다. 「내가 더 강해.」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다른 목표를 골라.」 소년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말을 돌렸다. 「녀석은 어떻게 됐어?」
「크레론으로 가는 마차에 실어놨어.」 남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소년이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그럼 됐어. 이런 곳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둘 줄이야... 위에서 녀석을 너무 심하게 굴리지 않아야 할 텐데...」 남자가 피식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한편, 황주와 주량원자는 객잔으로 돌아왔다.
「다음부터는 혼자 뛰쳐나가면 안 돼.」 황주 는 주량원자의 머리를 빗겨주면서 말했다. 「갑자기 없어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미안해요.」 주량원자가 고개를 푹 숙인다.
「...그러니까... 널 혼내려는 게 아니라...」 그 모습에 황주는 머리를 긁적이며 한결 누그러진 말투로 입을 열었다.
「...황주... 나랑 계속 같이 있어줄 거예요?」 주량원자가 침묵을 깨고 갑자기 황주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물음에 황주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더니 주량원자의 머리를 계속 빗겨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