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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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황주.겉보기에는 얽매이는 일 없이 독설을 쏟아 내는 오만방자한 도련님이지만 실제로는 순진한 바보, 좋아하는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라 오해를 부른다. 남에게 독설을 퍼부을 때 사실 진심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조절을 못 해 끝까지 가고 만다.
2. 초기 정보
3. 스킬[3]
4. 평가
5. 대사
6. 배경 스토리
6.1. 1장. 주루의 잡일꾼
소애마을에서 가장 큰 주루 '군산열'
「캬아, 끝내주는구먼!」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주루 대청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난 탁자 위에 선 채로 항아리 안에 든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장가라는 녀석이 가져온, 20년 묵은 고정공주라고 한다.
탁자 위에서 뛰어내리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텅 빈 술단지를 땅바닥으로 내던졌다.
「20년 묵었다고?! 마실 만 하네.」 난 입가에 묻은 술을 닦아내며 장가 놈에게 여봐란듯이 술 항아리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 몸이 취하려면 아직 멀었어! 이봐, 더 비싼 건 없어 ? 이래선 물과 다름 없잖아!」 >
「하여간 저 녀석, 말하는 꼬락서니 하고는...」
「솔직히 말해서 황주가 틀린 말 한 건 아니잖아! 이봐, 장 씨! 돈도 많은데 서봉주를 내놓는 게 어때?」
구경꾼 무리가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드는 바람에 대청의 분위기가 점점 달아올랐다.
「다음, 다음!」 난 빈 항아리를 한쪽으로 던져넣은 뒤에 다른 손님이 건네는 독주를 건네 받았다. 「다섯 항아리 남았군! 장씨, 이걸 다 마시면 내가 이긴 거니까, 거나하게 한 턱 쏘야 해!」
「마누라한테 바가지 긁히지 않으려면 주머니 빵빵하게 채워두는 게 좋을 거야. 크하핫!」 밀봉된 술 항아리의 뚜껑을 열며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밤이 되자, 난 평소대로 주머니에서 내기 돈으로 받은 은전을 꺼내 들었다. 얼추 세어보니 술값을 치를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곯아떨어진 녀석들을 한 놈씩 들어다가 문 밖으로 던져 버렸다.
「오늘은 몇 명이나 쓰러뜨린 거야?」 뒷마당으로 나갔다가 대청을 지나던 마스터와 마주쳤다. 내 모습을 본 마스터가 쿡쿡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여덟 명, 하여간 귀찮아 죽겠다니까!」 난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을 터뜨렸다. 「절제할 줄도 모르면서 무작정 마셔대는 놈들 상대하다가 사고라도 생기면 몽땅 우리 책임이잖아.」
「쿠쿠, 너도 똑같잖아. 오늘은 다섯 항아리나 마셨다며...」
「지금 날 그딴 쓰레기 같은 녀석들한테 비교한 거야?」 마스터의 지적에도 난 물러서지 않았다. 「내가 술에 취해서 해롱거리는 거 본 적 있어? 난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아! 날 무시해도 유분수지...」
「하하, 그래, 그래!」 대답을 얼버무린 마스터가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단 중간 쯤에서 마스터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날 불렀다.
「황주, 내일 성에 술 받으러 가는 거 알지?」
「설마 그걸 잊겠어? 하여간 잔소리하고는...」
난 투덜거리며 주루의 문을 닫았다.
그 순간, 문틈 사이로 몇몇 그림자가 스쳐지나는 게 보였다. 불길한 기분에 문을 열고 내다보니 아까 쫓아냈던 취객들 빼고 개미 새끼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뭐지…」
6.2. 2장. 의협심
성 동쪽 양조장은 마스터의 친구가 운영하고 있다. 군산열이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양조장 덕분이다.
주루 문을 연 뒤로 두 달에 한 번, 이곳에서 술을 받아가곤 한다.
평소처럼 술을 받은 뒤 양조장을 떠나려던 찰나, 어딘가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봐, 소문 들었어? 진가댁 도련님도 사라졌다더군.」
「고관대작이라고 해도 별수 없는 건가?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야?」
「......」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어젯밤 봤던 그림자가 문득 생각났다.
주루로 돌아온 뒤, 마스터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흐음, 그렇게 된 거였군.」 마스터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아이를 지킬 수 있게 호위병을 보내 달라는 청이 들어왔던 건가...」
「민위사는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나도 모르게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바빠서 신경이나 쓰겠어?」 마스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방문을 나섰다. 「늦었다, 어서 자.」
난 침상에 누워서 한참 뒤척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에 놓인 대검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가만히 있는 건 도무지 성미에 안 맞는단 말이야.」
대검을 둘러메고 난 잠옷 바람으로 창문을 훌쩍 뛰어넘었다.
달빛을 등불 삼아, 난 지붕 이곳저곳을 넘나들며 조심히 주변을 살폈다.
「성안에서 대체 무슨 수작을 꾸미는 거지? 잡히기만 해 봐라...」
잠시 뒤, 난 어느 한 곳에서 발걸음을 세웠다.
「거기 있었군...」 골목 구석에 숨어있던 수상한 무리를 향해 차갑게 읊조렸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대검이 벽을 갈랐다. 경악한 표정의 상대를 벽 안으로 던져버렸을 때는, 나머지 정체불명의 사내들은 정신을 잃고 주변에 모두 쓰러져 있었다.
「너희들이냐? 아이들을 유괴한 게...」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물었다.
「누, 누구냐?! 그걸 어떻게...?」 한 녀석이 갑자기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언제부터냐?」 남자를 향한 칼끝에 힘이 들어갔다.
「크혁… 며, 며칠 전부터...」 남자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흥! 어설픈 거짓말에 내가 속을 것 같아?」 남자의 뺨을 힘껏 내려쳤다.
「컥!!」
「본진이 어디냐?」 손에 쥐고 있던 검을 크게 휘둘렀다.
「그, 그것만은 절대로 말할 수 없다!」 남자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그 모습에 서늘한 칼날이 깊이 파고들자, 사내의 머리카락이 후드둑 떨어졌다.
「이래도?」
「마, 말하겠습니다!!」
난 검을 거두고 남자에게 앞장서라고 했다. 가기 전에 바닥에 쓰러져 있는 놈들을 걷어차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쓰레기 같은 놈들, 네 놈들은 민위사가 처리해 줄 거다.」
남자를 따라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도착했다. 그는 내 눈치를 살피며 골목 안쪽을 가리켰다.
「바로 여기입니다.」
「꺼져!」 내 발길질에 남자가 한쪽으로 홱 하고 나동그라졌다.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6.3. 3장. 서늘한 검날
나무문이 부서지는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에 난 재빨리 골목 가장 안쪽에 있는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두운 구석에 가녀린 그림자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갑작스러운 소동에 놀란 듯, 서로를 끌어안은 채 어두운 곳으로 몸을 숨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 죽일 놈들...」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상황을 살피러 나타난 남자들을 향해 분노를 담아 외쳤다. 「오 늘이 네 놈들의 제삿날인 줄 알아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난 검을 빼 들고 놈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목숨을 구걸하는 놈들의 외마디 비명이 골목 안을 가득 채웠다.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놈들만큼 한심한 것도 없지.」 정신을 잃고 내 발밑에 깔린 남자를 향해 냉소를 날렸다. 「불쌍한 아이들을 팔아넘긴 거냐?」
「하긴, 쓰레기 같은 놈들이 할 수 있는 게 뻔 하지...」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놈들을 꽁꽁 묶은 뒤, 칼을 거둔 채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난 주위를 살피며 아이들을 불렀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 모습에 겁을 먹은 듯, 머뭇거리더니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왜 꾸물거리는 거야? 내가 데려다준다잖아. 너희들 여기서 죽고 싶은 거냐?」 급한 마음에 아이들을 억지로 끌어냈다.
「응?」 맨 마지막에 서 있던 아이를 끌어내던 순간, 원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너... 식신인 거냐?」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응」 소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런데 왜 가만있던 거냐? 네 마스터는 어디 있어?」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정도 일을 당했다고 식신의 능력이 약해지진 않았을 테니 인간 정도는 단숨에 해치울 수 있었을 것이다.
「마, 마스터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어요...」 겁에 질린 듯 상대는 내게 붙잡혀있던 손을 빼낸 뒤 몸을 웅크렸다. 「마스터... 마스터가 날 팔았어요.」
「멍청아, 그렇다고 가만히...」 첫 마디 말에 화가 난 나머지 거친 말이 나갈 뻔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야기와 녀석의 행동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름이 뭐야?」 내 목소리가 어느새 조금 부드러워졌다.
「원자… 주량원자라고 해요.」 내 말투가 변했다는 걸 눈치했는지, 상대가 고개를 살짝 든 채로 대답했다.
「좋아. 도와줄 테니 무서워하지 마.」 난 조심스레 주량원자를 일으켜 세웠다.
「앞으론 날 따라다녀, 내가 지켜줄 테니까...」 소녀를 잘 보살피고 싶다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네」 내 이야기에 주량원자는 눈을 깜빡거리며 날 쳐다보더니,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6.4. 4장. 심문
「그래서 꼬맹이를 어디서 훔쳐 왔다고?」
다리를 꼰 채 한 손으로 턱을 괸 마스터가 눈을 반짝이며 내 뒤에 숨은 주량원자를 쳐다봤다.
「흐윽...」 마스터의 등장에 놀랐는지 주량원자는 내 옷자락을 붙잡은 채 뒷걸음질 쳤다.
「적당히 해둬.」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하아?」 아까부터 묘하게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마스터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화, 황주... 쿠쿠, 너 말이야 혹시...」
「내가 뭐?」 마스터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했다.
「아냐. 아무것도...」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마스터가 하품하며 방으로 느릿느릿 향했다. 「참,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서를 쓰도록 해.」
「보고서를 쓰라고? 내게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 게다가 이미 다 이야기했잖아!」
「보고서는 내가 볼 게 아니야. 아무튼 꼭 써서 내게 가져와.」
「......」
삐죽 고개를 내민 채 멀어지는 마스터를 바라보던 주량원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원래 짓국은 녀석이니까 걱정할 것 없어.」 겁에 질린 표정을 보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찡해져서 주량원자의 머리를 가볍게 토닥였다.
이틀날 아침, 주루에 낯선 모습의 두 사람이 나타났다. 그들의 옷차림을 보자마자 순간 뭔가가 떠오를 듯했지만 이내 끔찍한 두통이 날 찾아왔다.
「보고서를 쓰라고 한 게 민위사에 보여주기 위해서였던 건가...」
뭔가 귀찮은 사실을 잊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름?」 무뚝뚝한 표정의 문관이 손에 붓을 든 채로 물었다.
「황주.」 흥, 똑같이 상대해 주마.
「성별?」 문관의 말투에서 냉기가 묻어났다.
「보고도 몰라?」 '씨익'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문관이 고개를 삐죽이 내일며 주량원자를 훑더니, 이내 날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줘서 다시 물었다.
「성. 별.」
「남자.」 문관의 질문에 난 자세를 바로잡으며 대답했다.
「어젯밤에 뭐 했나?」
「꼬맹이를 데려... 아. 그게 아니라 악당을 처치했다.」
「관청의 허가는 받았나?」
「...아니.」
두 시간 가까이 이뤄진 심문 때문에 어깨가 뻐근해졌다. 어깨를 주무르며 자리에서 일어난 내 앞에 향긋한 찻잔이 놓였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주량원자가 입을 오물거렸다. 「...힘드셨죠.」
녀석의 귀여운 표정을 보자, 어깨를 내리누르던 피곤함이 싹 달아났다.
앞에 놓인 찻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 순간, 내 시야에 들어간 무언가의 모습에 입에 든 차를 전부 뿜어낼 뻔했다.
「역시나 청춘인 건가?」 마스터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아암, 청춘이지. 청춘이고 말고!!」 술항아리를 옆에 낀 채로 장 씨 역시 조용히 읊조렸다
「이봐, 지금 그게 무슨 뜻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