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토
紙黏土 / Paper Clay
1. 개요
소조 재료의 하나. 기본적으로 펄프에 풀(접착제) 등을 섞어 만든다. 점토가 들어가는 제품도 있다. 찰흙과 비슷한 용도로 쓰인다.
지점토가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종이죽'이라는 게 있었는데, 가정에서 신문지나 잡지 등을 찢어서 물에 불린 후 절구로 찧어서 만들었다. 문방구에서 종이죽을 팔기도 했는데, 이것은 펄프와 접착제를 혼합한 가루로, 이걸 사서 직접 따뜻한 물에 풀어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종이죽은 조형성이 극히 떨어지고 만들어쓰기 불편한 관계로 근래에는 보기가 쉽지 않다.
과거에는 단단하지만 가벼운 생활도구나 장식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파피에 마셰(Papier-mâché)라고 부르는 것으로 모양을 만든 다음 잘 말리고 그 위에 래커를 여러겹 칠해서 만든다. 현재도 러시아에서 기념품으로 팔리는 전통 그림이 그려진 칠기 보석함 등은 이걸로 만든다.
2. 특징
- 찰흙(점토)보다 희고 가볍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섬유질이다보니 약간 질긴 성질이 있어 굽지 않은 점토보다는 충격에 강하다.
- 바탕색이 흰색이다보니 호분이나 서페이서 등 밑색을 칠하지 않아도 도색시에 발색이 좋다. 레진이나 퍼티로 조형한 것에 비해서는 수채물감으로 도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지점토 공방에서는 수채화적인 기법을 많이 응용하고 있다.
- 주변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교재용 찰흙 다음으로 싸다. 특별한 경화제나 오븐 없이도 며칠 지나면 굳기 때문에 간편하다.
3. 주의점
- 소재가 펄프다보니 물에 약하다. 이미 건조된 작품도 니스로 마감하지 않으면 물에 불어서 일어나고, 심지어 곰팡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마감 작업을 꼼꼼히 해야 하며, 그렇더라도 작품에 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 당연히 불에도 약하다.
- 반죽에 약간의 탄성이 있고 접착제로 점성을 강화한 관계로 점토에 비해 접착성이 썩 좋지 않다. 다른 재료에 지점토를 발라보면 쉽게 떨어진다. 소조용 심재(뼈대)에도 노끈을 감지 않으면 잘 붙지 않는다. 마르고 나면 새 반죽을 덧붙이기도 애매하다.[1]
- 탄력성이 있는데다 점토칼로 깎아낼 때 표면이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어 정교한 소조 작업은 쉽지 않다. 다 마른 후에 조각하는 방법이 편할 때가 있다.
- 점토도 마찬가지지만, 소재 자체가 약하므로 물리적 힘이 가해지는 부품을 만드는 용도로는 사용하면 안 된다.
- 절대 먹으면 안 된다. 그냥 종이를 먹는 것만 못하다. 기본적으로 재생 펄프를 표백해서 쓰므로 표백제가 잔뜩 들어 있고, 접착 성분 역시 먹으면 굉장히 해롭다. 맨손으로 다룬다면 작업이 끝나고 손을 바로 씻어주는 것이 좋다.
[1] 물로 표면을 약간 녹여서 붙이는 방법을 쓰면 물에 불어서 표면이 일어나거나 소재가 성기게 변해서 마르고 나면 퍼석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