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시
1. 개요
공예용 마감재.
원래 이름은 바니시(Varnish)이지만 속칭 '니스'라고 많이 부른다. 마감재가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일본식 표현인 "니스(ニス)"도 덩달아 들어와 정착해 버렸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본인들이 Varnish를 와니스(ワニス)로 발음하지만 여기서 '와'를 생략하여 니스라고 쓰게 된 것.
나무 등으로 만든 공예품의 표면에 바르면 윤기가 날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조금 높아져서 보다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잘못 바르면 이리 저리 얼룩져서 보기 흉하게 된다. 니스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들기름을 비슷한 용도로 자주 사용했는데, 사실 들기름 등의 건성 유지도 넓은 의미에서는 바니시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주로 붉은색~노란색 계통으로 밝고 어두운 색이 있는데 바이올린족 현악기의 칠로 많이 쓰인다.
2. 천연 바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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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천연 바니시의 원료인 셸락.
재래식 마감재인 수지계 바니시는 테레핀유 등의 휘발성 기름에 나무에서 뽑아낸 천연 수지를 녹여 만든다. 이러한 천연 바니시는 비싸고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으며 사용법도 복잡하기 때문에 주로 수제 악기나 고급 가구에나 사용된다. 물론 구하려고 하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며 합성수지제 마감재에 비해 내구성, 색상, 광택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냥 합성 수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수제 바이올린 계통 악기나 오래된 가구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는 바로 이 바니시의 테레핀유 성분 때문이다.
단일 수지 바니시는 "셸락"이라고 하는데, 이는 인도나 태국에서 랙벌레의 암컷이 만들어낸 나무 수액 덩어리를 모은 것이다. 기원전 1,000년 혹은 그 이전부터 악기와 가구를 마감하는 매우 귀중한 원료로 취급되었으며 그 밖에 약용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때문에 고대 유적에서 수백 년이 지난 셸락 덩어리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사용시에는 유지계 희석제가 아닌 알코올에도 희석이 가능하므로 악기나 고급 소형 가구류에 사용할 때 알코올에 희석하여 쓰는 일도 많다. 하지만 1920년대에 아래의 니트로셀룰로오스 래커 계통 바니시가 등장하면서 급속히 대체되었다.
플라스틱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이 셸락을 써서 음반을 제작하기도 했다. 보통 SP(표준시간 음반)라 부르는 음반들이 주로 해당되는데, 내구성은 더 뒤에 나온 LP(장시간 음반)보다도 좋다는 게 중평이다.
한때 AKG 등에서 이것을 이용하여 헤드폰, 마이크 진동판을 개선하는 연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이 쓰이는 바니시로 옻나무 수액, 캐슈나무 수액 등이 있다. 특히 옻나무 수액은 한자문화권의 전통적인 목재 마감재로 널리 쓰였다.
3. 합성 바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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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공예용으로 판매하는 래커 계통 바니시
현대에 들어서는 일반적으로 페인트 시너에 합성수지를 녹인 것을 사용하곤 한다. 폴리우레탄, 아크릴, 니트로셀룰로오스(일명 락카) 및 복합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래커 혹은 락카로 불리는 니트로셀룰로오스계 도료는 전통적인 수지계 바니시와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대체재로 자주 활용되곤 하며, 위 사진처럼 병에 담아 판매하는 니스는 래커 계통이 많다. 특징은 용매가 톨루엔 등의 유기용매라는 것.
미술용 등으로 사용되는 아크릴 계열 바니시는 상대적으로 인체에 무해하며 용해제로 물을 섞어서 사용하는 제품도 있기 때문에 종류를 잘 선택하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또한 천으로 만든 옷에 한 방울이라도 떨구면 '''묻은 부위가 굳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직물에 묻었을 경우 섣불리 물로 씻어내려 하지 말고 아세톤 따위로 처리한 뒤 세척하자.
최근에는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물건인데, 관절이 마모되어 헐렁해졌을 때 이 바니시를 발라주면 코팅되어 강도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대부분 순간접착제를 사용했는데, 순접은 위험하기도 하고 자칫 잘못했다간 관절이 붙어버릴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되었으나 바니시는 그에 비해 위험성도 덜하고 붙을 위험도 없어서 애용되고 있다.
프라모델, 특히 건프라와 같이 가동 관절 부위가 있는 프라모델을 조립할 때에도 유용하다. 관절 강도 보강에 있어 순간접착제 못지 않은 효과를 보이면서도 순접보다 한층 더 안전한 편이어서 관절이 파손되는 일이 적은 편이고, 또 순접이 그러하듯이 구멍을 메꾼다거나 하는 작업을 할 때 퍼티의 대용품으로서도 아쉽게나마 어느 정도는 써볼 수 있다(아무래도 성분이 성분인지라 아크릴 퍼티나 우레탄 퍼티 등과 성분적으로 유사성이 있기에 이게 가능하다.). 여러모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에 순접과 더불어 프라모델 조립에 있어 확실히 큰 도움이 된다. 이에 더해서 바니시 자체가 근본적으로 마감재라는 점을 살려서 스티커나 데칼을 붙인 뒤 보호용 코팅을 씌워 주는 용도로도 활용을 해볼 수 있기도 한데, 이렇게 마감재 용도로 쓰는 경우에는 바니시 특유의 번들거림이나 작업을 잘못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얼룩짐 때문에 오히려 이질감이 생기기도 하고 마치 황변이 온 것처럼 약간 누렇게 변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므로[1] 조금 주의를 해야 한다. 스티커나 데칼을 붙인 뒤 마감 작업을 하는 용도로는 다른 마감재를 사용하는 쪽이 보다 권장되는 편이다.
3.1. 남용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실기 수업에서도 쓰이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물건이라 법적으로는 19세 미만에게 판매가 불가능하다. 다만 교육용으로 쓰는 때는 미성년자도 보호자 및 지도교사의 동의하에 구입 가능하다. 뭐 법 규정만 이렇게 되어 있지 실제로는 규제, 단속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
문제는 이렇게 위험한 물질을 본래의 용도로만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학 약품인 만큼 인체에는 유해하며, 특히 흔히 쓰이는 래커 계통 바니시는 용매의 주성분인 톨루엔이 뇌세포를 파괴하는 독성 물질이며 환각제이기에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환각 성분을 노리고 학생들이 마약 대용으로 쓰는 경우가 있어 아래와 같이 19세 미만 판매 금지 처분되었다. 남용 사례 보도 자료. 본드도 마찬가지. 사실 모든 유기용제는 인체에 매우 해롭다.
또한 서양에서는 일부 비행청소년이 그래피티를 그리면서 동시에 래커를 흡입하여 환각 상태에 빠지려고 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1] 자외선이 원인이 되는 일반적인 황변과의 차이점은 시간이 그다지 오래 지나지 않았어도 누렇게 변하는 일이 있다는 것. 즉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지 않았어도 변색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