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홍루몽)
1. 개요
청나라 고전소설인 홍루몽의 등장인물.
2. 성격 및 대인관계
함께 가보옥을 모시는 화습인과 비교해 보면, 청문은 드세고 자존심이 강하다. 쉽게 말해 강강약약인 성격이다.
가보옥 및 같이 영국부에서 일하는 하녀들과의 사이는 나쁘진 않고 무난하다. 78회에서 병문안 갔던 하녀의 말에 따르면 어린 하녀들은 잘 챙겨주나, 나이 많은 하녀들은 청문을 싫어한다. 그리고 주인인 가보옥의 어머니인 왕부인이 예쁜 하녀를 싫어하는 게 청문에겐 화근이었다.
3. 행적
영국부에서 부리는 하녀로, 처음에는 사태군을 모시다가 가보옥에게 배정받았다. 초반에는 5화에서 녕국부에 간 가보옥을 수행한 하녀로 이름이 언급되며, 꿈 속에서 가보옥이 본 <금릉십이차 우부책>에 수록되었다. 26회에서는 설보차가 저녁 늦게 이홍원에 찾아와서 가보옥과 한담을 나누자 잠도 못 자게 한다며 동료 하녀인 벽흔과 함께 툴툴거린다. 마침 임대옥이 왔을 때는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마라 하셨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1] 그래서 다음 날 가보옥이 따로 해명해야 했다.
31회에서는 단오날 집에서 쉬던 가보옥에게 부채를 가져오다가 실수로 부러뜨리고 잔소리를 듣자, '어젠 습인을 발로 차시더니[2] 오늘은 저의 잘못을 탓하시는군요. 발로 차든 주먹으로 때리든 맘대로 하세요'라 말한다. 그리고 화습인에게도 불평하다가 '우리가 잘못했다'는 사과를 듣자 '아직 아씨가 되긴 멀었는데'라며 불평을 계속했다. 다행히 머리를 식히고 나서 셋 다 기분이 풀리자, 가보옥은 기분을 풀라며 청문에게 부채를 찢어도 혼내지 않겠다고 달랬다.
33회에선 32회 때 있었던 금천 자살 사건으로 이복동생 가환에게 모함받은 가보옥이 매를 맞는데, 사건이 터지기 직전에 임대옥과 이야기하다가 진심을 전하려 했던 가보옥에게 답례로 소상관에 손수건 두 개를 전하라는 지시를 받고 따랐다.[3]
51회에선 가보옥이 할머니(사태군)에게 선물받은 공작깃 외투를 수선했다. 이 때 바느질을 잘 하는 이홍원 하녀는 청문과 화습인이라 언급되는데, 습인은 모친상을 당해서 잠시 본가로 내려갔고 청문은 감기에 걸렸으나 가보옥의 다음 날 외출 일정에 맞춰 옷을 수선해야 했으므로 청문이 대신 바느질을 했다. 이 때 무리하는 바람에 감기에 걸려 한동안 앓아누웠다.
그 후에는 한동안 비중이 줄었다가, 74회에서 늙은 하녀인 왕선보댁이 가보옥의 어머니인 왕부인에게 청문을 참소할 때 다시 언급된다. 왕부인은 예쁜 하녀들이 아들내미를 홀린다며 싫어하는 사람인데, 평소에 청문을 싫어하던 왕선보댁은 그걸 이용했던 것이다. 그래서 청문은 왕부인에게 불려가 '네가 서시라도 된 줄 아느냐'며 면박을 듣고 다시 앓아누우며, 늙은 하녀들을 시켜 감시를 붙이는 한편 가보옥의 잠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했다. 그 날 저녁에 왕선보댁이 대관원을 수색할 때도 자기 소지품을 검사받아야 했다.
그리고 원래 청문 같은 성격을 싫어했고, 왕희봉과 74화에서 하녀 문제로 의논한 끝에 입을 좀 줄여야겠다고 판단한 왕부인의 명에 따라 중추절이 끝나자 77회에서 맨몸으로 쫓겨나야만 했다. 수색 이후 병세가 악화된 청문이 걱정된 가보옥은 그 날 몰래 오귀의 집으로 가서 청문을 병문안하며, 청문은 억울함을 토로한 뒤 유품으로 왼쪽 손톱 두 개를 주고 옷 한 벌을 맞교환했다. 그리고 병세가 악화되어 다음 날 새벽에 숨을 거둔다.
청문을 병문안하러 간 어린 하녀로부터 당시 상황을 들은 가보옥은 문상을 가려 했으나, 왕부인에게 장례비를 받은 오귀 부부가 이미 장례를 마친 뒤여서 가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집에 돌아와서 청문을 추도하는 제문인 <부용녀아뢰>를 짓고 명복을 빌어준다.
청문 사후에 왕부인은 청문과 비슷하게 생긴 하녀는 되도록 가보옥 곁에 두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59~60회 때 말리분 장미초 사건에 엮여 집에서 쉬던 유오아가 왕희봉의 추천으로 102회 때 가보옥을 모시게 되자, 왕부인은 '이제는 보차와 혼인했으니 괜찮겠지'라며 반대하진 않았으나 그래도 못미덥다고 생각해서 설보차를 따로 불러서 주의를 줬다.
114회에선 선녀가 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4. 기타
- 임대옥과 화습인처럼 소설에서 직접 명시되진 않았으나, 죽기 직전에 가보옥에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에 다른 마음을 먹었을 거에요'라 말한 것과 31회에서 화습인에게 틱틱댈 때 상황을 보면 어쨌든 가보옥에게 호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굳이 입은 옷을 맞교환한 것도 그렇고...
[1] 청문이 임대옥을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니고, 단지 귀찮았을 뿐이었다.[2] 30화에서 가보옥에게 오해받아 발로 걷어차였다.[3] 아버지에게 곤죽이 되도록 맞은 탓에 나을 때까지 직접 가지 못했고, 습인에게 맡기자니 실수로 고백을 들었기 때문에 맡길 만한 사람이 청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