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현(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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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대구에서 태어나 수성초등학교와 능인중학교, 영남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는 신군부 독재가 형성되던 1980년에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한 뒤 1981년부터 서울대학보에 만평을 연재해 만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움직거리'라 부르며 졸업 작품으로 도서관에서 투신자살하는 운동권 학생이 늘자 경찰에서 벌레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도서관 창문마다 방충망을 설치한 사건을 소재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 <방충망>을 냈으나 애니메이션이 졸업 작품으로 선정되기 어려워 졸업을 거부하려 했으나, 2학년 때 습작한 작품을 내 대학을 졸업한 뒤 애니메이션 업체에서 일하며 단편 애니 <상흔>을 만들었다.
군 복무 시절인 1985년에 '반쪽이'란 필명을 사용해 엽서 1백장으로 한 장씩 그림을 그려 '한국미술 20대의 힘'전에 출품했다. 이 작품은 한 방위병의 도시락에 숨겨져 바깥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힘'전은 경찰에 의해 작품이 철거되고 관련자가 구속되는 비극을 겪었다. TV를 통해 이와 관련된 소식을 본 최정현은 눈앞이 아찔했다. 다행히 그의 작품은 한 장 한 장 찢겨져 경찰의 눈을 피했다.
군 제대 후 1987년부터 <>지와 가톨릭노동청년연합회 회지에 만평을 연재해 그해 11월경에 그간 낸 작품을 모아 <반쪽이 만화집>을 냈지만 경찰에 의해 3천 부가 압수되었다. 다행히 논문으로 위장해 숨겨 놓은 2백 부는 <말> 지의 독자들에게 나눠 주었다. 이 작품은 1988년에 한길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포기하세요>로 세상에 빛을 보았다.
1988년에 <여성신문>이 창간되면서 만평을 맡은 그는 1990년에 딸이 출생하여 딸이 세 살이 될 적에 「반쪽이의 육아일기」를 <여성신문>에 연재하면서 반쪽이는 집에서 아이를 보는 남편의 대명사가 되었다.
<반쪽이 만화전>(서울) <아시아 만화전>(도쿄) 등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으며 가족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실천으로 제1회 평등부부상을 수상한 바 있다. 10여 년 동안 15평 아파트에서 살면서 필요한 가구와 소품 등을 제작했던 경험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반쪽이네 공방>을 운영하는 등 DIY의 저변확대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반쪽이 부부의 작은 세상>, <반쪽이, 세계오지를 가다>, <반쪽이네>, <하예린이 꿈꾸는 학교 반쪽이가 그린 세상> 등이 있다.
『반쪽이의 육아일기』(여성신문사), 『평등부부 반쪽이네 가족일기 1,2』(김영사) 등을 엮어냈고 아이를 함께 키우는 아빠로서 가정의 남녀평등을 사회로 확산했다는 공로로 아내와 함께 정무 제 2장관실과 여성신문사가 함께 수여한 `제1회 평등부부상`을 받았다.
영화 『베이비 세일』의 원안을 제공했으며, 『반쪽이네』는 2000년 KBS에서 시트콤화되기도 했다.
반쪽이의 육아일기가 인기를 끌었고 본인도 30년 정도 연재할 생각이였지만 2004년 가족 구성원들의 사생활 문제로[1] 완결시키곤 만화가로는 은퇴한 상태다. 딸인 하예린은 2010년 당시엔 뉴욕에서 비주얼아트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2014년 기준으로 졸업 코스를 밟고 있거나 이미 졸업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화에서 간간히 나오는 DIY 솜씨를 보면 굇수급이다. 딸 방에 컴퓨터를 벽에 붙여놓고 전동 침대와 연결시키기도 했다. 덕분에 관련 책자도 여럿 썼는데 정말 가구 제조업을 해도 상당할 정도 솜씨를 보여준다.
최근엔 청송에 예술학교를 열고 만화 외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는 중이다.


[1] 딸이 자기 남친 등장시키는 걸 꺼렸다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