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흑룡왕 전설
'''コブラ 黒竜王の伝説'''
1. 개요
허드슨에서 1989년 3월 PC엔진CD-ROM²용으로 내놓은 게임.
세계 최초의 CD롬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할 수 있고[1] 세계 최초의 디지털 코믹이다.
속편은 91년에 나온 '코브라 2 전설의 사나이'
88년 연말 PC엔진의 주변기기로 CD롬 드라이브가 나오며 PC 엔진은 세계 최초로 CD롬을 실장한 게임기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지만 하드웨어가 나오고 몇달이 지나도록 나온 게임은 달랑 두개. 그것도 둘 다 하드웨어 판매를 촉진시키기는 어려운 물건이었다. 킬러 타이틀로 예정하고 있던 천외마경은 제작기간이 늘어져 출시가 미루어지고 있었고, 뭔가 땜빵할 거리가 필요했던 허드슨이 단기간에 급조해낸 것이 '흑룡왕 전설'이다.
급히 만들어야 하니 어드벤처 게임다운 정교한 시나리오를 짤 시간은 없었고 기존에 나온 유명 만화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 위주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 제작 목적부터가 CD롬을 이용한 멀티미디어의 위력을 보여주자는 것이었으니 중간에 헤맬 수 있는 여지를 모조리 배제하고 그냥 열심히 찍으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는 일직선 구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 보니 게임성은 전무하다 할 수 있어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기준으로 봤을때는 쿠소게로 볼 수도 있지만 실은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어차피 당시의 일제 어드벤처 게임은 거의 다 일직선 구성이었고 쓸데 없는 선택지와 함정을 잔뜩 끼워넣어서 게임시간을 억지로 늘인 게 대부분이었다. 거기 비하면 이 게임은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줄여서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 오히려 유저를 배려한 친절한 구성이라고 해야할 판.
CD롬이라는 대용량 매체를 살려 수십 메가 바이트라고 하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용량[2] 이 투입되어 다양한 동영상과 성우들이 녹음한 음성 등 이전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어 어쨌거나 구경거리로서는 화끈하다. 게임성은 떨어진다지만 컴퓨터(게임기)로 보는 만화라는 신개념을 만들어 냈다. 이 게임 '흑룡왕 전설'을 만들때만 해도 나름 어드벤처 게임을 만든다고 만든 거였지만 같은 시스템을 답습해서 나온 후속작들은 아예 '디지털 코믹'이라고 자처하기 시작한다.[3]
2. 스토리 및 구성
테라사와 부이치의 인기 만화 우주해적 코브라 중에서 '흑룡왕'편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코브라가 보물을 훔치기 위해 우주선에 잠입했는데 그 우주선이 통채로 우주고래[4] 한테 먹혀버린다. 우주고래는 까마득한 세월에 걸쳐 온갖 것을 삼켜왔고 그러는 동안 고래가 집어삼킨 우주선의 생존자와 후손들로 고래 뱃속에 하나의 사회가 형성되어 있더라는 이야기. 최종목적은 고래 뱃속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흑룡왕이라는 악당을 때려잡고 탈출하는 것.
'흑룡왕' 에피소드만으로는 너무 짧기 때문에 시작과 끝만 원작대로이고 중간의 대부분은 코브라의 다른 에피소드에서 가져온 요소들과 오리지날 스토리로 채우고 있다. 부지런히 찍으면 술술 진행되는 일직선 구성이지만 그래도 80년대 말에 나온 일본제 어드벤처 게임이기 때문에 진행하기 좀 짜증스러운 면은 있다. 마지막 흑룡왕과의 대결에서 제대로된 순서대로 진행 안하면 무한루프를 타게 되는데 선택지를 하나씩 없애가면서 진행하면 금방 끝낼 수 있다. 원작의 '''불사신 사나이'''를 재현한 것인지 일제 어드벤처 중에 드물게도 주인공이 죽는 일이 절대 없다.
게임을 다 끝내도 특전같은 건 안생기지만 특별한 커맨드를 입력하면 디버그 모드가 생기고 거기서 다시 특정 커맨드를 입력하면 게임 내에 아무 곳으로나 점프하거나 아무 동영상이나 마음대로 볼 수 있게 된다.
3. 등장인물
- 코브라: 우주해적 코브라 항목 참조. /성우: 야마다 야스오[5]
- 레이디: 코브라의 파트너. 직접 나오지는 않고 통신만 몇번 한다. /성우: 이시카와 에츠코
- 나탈리: 명목상 게임의 히로인이지만 중반쯤 가서야 처음 등장하고 나오는 동안에도 내내 외계인에게 정신을 지배당한 상태이다가 엔딩 직전에야 제정신을 찾는 안습한 역할. /성우: 아다치 시노부
- 요코 오브라이언: 흑룡왕 신전의 여사제. 원작에서는 제법 비중있는 캐릭터이지만 중간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끼어들어가 분량이 늘어난 이 게임에선 끝부분에서야 겨우 등장해 비중이 거의 엑스트라급이다.(제정신인 나탈리 보다는 출연분량이 많을지도...) /성우: 카츠키 마사코
- 흑룡왕: 끝판왕. 그 정체는...... /성우: 사와 리츠오
4. 이식판
이식은 고사하고 영문판도 나오지 않았다
[1] 이보다 두어달 먼저 나온 No-Ri-Ko를 최초의 CD롬 어드벤처 게임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쪽은 게임이라기 보다 아이돌 홍보용 동영상이고... 그래도 어드벤처 게임 같은 모양새를 갖춘 중에서는 이게 최초다. 근데... 이쪽도 어드벤처 '게임'이라 하기는 좀 뭣하긴 하지만...[2] 끽해야 2메가비트-바이트로 환산하면 플로피디스크 한 장도 못채우는 용량이 게임기에서는 대용량으로 통하던 시절이다. 거기 비하면 200배가 훨씬 넘는 용량이다.[3] 디지털 코믹을 과연 어드벤처 게임으로 보아야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일단은 어드벤처 게임의 하위 장르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4] 사실은 고대 외계인들이 만든 '''대형 청소기'''다. 이걸 만든 문명이 오래전에 멸망해 멸망해버렸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작동중이다.[5] 애니메이션 버전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원작자가 강력하게 요청해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