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도인

 


1. 개요
2. 행적


1. 개요


"오직 한 사람만이 홍랑인 까닭이 무엇인가? 스승도 제자도 없이 오롯하게 홀로 홍랑일뿐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죽어야 하니까요. 홍랑의 주체가 되는 한 사람만 남고, 한 사람은 사라집니다. 두 사람이 홍랑의 힘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1년이 가기 전에 한 사람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오직 한 사람만 남게 되지요."

"그랬나······."

"모하가 살아야 하고, 제가 사라져야 합니다."

"······."

- 서극명과 태형도인이 나눈 대화 중에서 발췌.

풍종호 무협소설 『투검지(鬪劍誌)』에서 주인공인 금모하에게 모든 것을 주고 희생하는 주요 등장인물이다. 원래 그는 화산파(華山派) 열화문(烈火門)의 입실 제자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간에 어떠한 수작질에 속아 전혀 위험하지 않은 태허자(太虛子)를 도우려다가 귀문(鬼門)의 연을 맺고 만다. 이 때문에 그는 열화문의 제자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태허자로부터 멀리 도망쳐야만 했다.[1]
화산에서 멀리 떨어진 성숙해(星宿海)에 자리를 잡은 그는 귀문의 연으로 얻은 홍랑(紅狼)의 비술을 10여 년 동안 갈고닦아 밤의 인연자들 사이에서는 나름의 명성을 얻어 '''태형도인(太衡道人)'''이란 이름을 알린다. 겉모습도 이름에 걸맞게 깔끔하여 청수(淸秀)한 분위기에 불진을 가지고 다닌다. 성정은 도인답지 않게 불의를 참지 못하는 불같은 면모와 집요함이 있다.

2. 행적


낮을 피해 밤을 질주할 수밖에 없는 신세에 정종(正宗)의 심법(心法)을 연성한 고수들도 꺼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태형도인은 무림을 종횡한다. 그러다 팽가(彭家)에 속한 대장장이인 장영이 간장(干將)과 막야(莫邪)의 고사를 따라 최상의 명검(名劍)을 제작하려고 정신 나간 흉악한 짓거리를 시도하는 것을 알게 된다. 산 사람을 쇳물에 바치는 미친 제작법을 추구한 것으로, 자신이 뜨거운 쇳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닌 아무 상관도 없는 다른 사람을 집어넣고자 애를 잡아 부모를 협박하여 밀어 넣거나 아니면 울부짖는 애를 던져 넣는 패악을 꾸민다. 다행히 태형도인이 사전에 저지하면서 실패한 그는 팽가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장영은 철광이 있었던 산속의 깊은 야장촌이라는 마을로 옮겨 이 사악한 짓을 다시 시도한다. 이 소식을 들은 태형도인은 이번에도 막으러 찾아가지만, 이미 갓난아이를 볼모로 부모가 희생된 뒤였다. 더구나 팽가의 반귀진(返鬼陣) 때문에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그는 방법을 바꿔 장영이 귀문의 보물을 정제한다는 소문을 흘려 상산삼귀(常山三鬼)를 끌어들인다. 탐욕이 아주 많은 그들이 쓰는 철귀삼반창(鐵鬼三盤槍)은 반귀도에 대항할 수 있으니 안성맞춤이었다. 그 결과 삼귀와 장영은 같이 죽었으며, 대장간은 화마(火魔)에 무너지고 만다. 부모를 죽인 후 어찌 된 일인지 장영이 거두었던 금모하는 홀로 남게 된다. 태형도인은 그 아이가 귀문진(鬼門陣)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섣불리 다가서지 않은 채 지켜보기만 한다.
어느 날, 잠깐 눈을 뗀 사이 역위랑이 나타나 금모하를 속여 데려간다. 뒤늦게 안 태형도인은 쫓아갔으나, 역위랑이 반귀도를 가지고 있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금모하는 오랜 세월 봉인되었던 역귀도(役鬼刀)를 꺼내는 미끼로 이용된 다음, 가차 없이 내버려진다. 거금을 들여 3명의 무사까지 고용한 태형도인은 역귀도가 봉인된 동혈로 따라 들어간다. 침입자로 인식되어 마경수(魔鏡獸)의 공격과 함정에 무사 둘을 잃고도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겨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안으로 들어갔더니, 맞이한 것은 이미 역귀도는 빼앗긴 채 배신감에 정신을 잃은 꼬마와 붕괴하는 동굴이었다. 긴급 상황에 귀기(鬼氣)를 다 소모한 태형도인은 어쩔 수 없이 금모하가 살기 위해 억눌렀던 기억을 일깨워 귀문의 연을 맺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간신히 아이의 귀기를 빌려 탈출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남긴 하였다. 그렇지만 금모하가 새로운 홍랑의 집행자로 선택되어 태형도인은 졸지에 죽을 날을 받아놓은 신세가 된다. 이후 그들은 이 일의 원흉인 팽주선을 만난 뒤 전강을 길잡이로 삼아 찾아온 구귀(九鬼)와 함께 원후파(元侯派)의 검총(劍塚)을 털러 원무산으로 향한다. 그 와중에 태형도인은 틈틈이 금모하에게 귀문의 지식과 귀둔(鬼遁)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하여 검총에서 금모하가 귀후(鬼侯)의 귀룡아(鬼龍牙) 음검(陰劍)을 얻으며 원후파와 인연이 닿자 마지막으로 귀검(鬼劍)을 직접 보여주고는 미련 없이 홍랑에게 갈가리 찢기는 죽음을 받아들인다.

3. 귀둔


[1] 열화문의 이화신공(離火神功)은 특수한 자질을 요구한다. 이런 자질 있는 자들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한 번 눈에 띄면 열화문에서는 끈질기게 구애한다. 그러므로 태허자가 태형을 제자로 들이려 계속 찾아다닌 것이다. 물론 태허자를 만나면 귀기가 배척받아 버틸 수가 없었기에 그로서는 항상 숨어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