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미국
1. 개요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년 사이에 미국의 와인 소비량은 3분의 1 이상 껑충 뛰었으며 미국인의 약 30%는 일주일에 최소한 한 잔의 와인을 마시고 있다.[1] 미국인들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모든 와인의 4분의 3 이상이 미국산이다. 한편, 미국의 와이너리 수는 지난 20여년 사이 배로 늘어나 이제 그 수가 6000개 가까이 되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50개 주 전역에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미국 와인의 지배력이 이토록 높은 점을 감안하면, 잠시 미국의 와인 양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미국에서의 와인산업을 '신생'산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그 뿌리를 짚어보면 약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와인은 대부분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에서는 이상적인 기후조건에 풍부한 자본과 우수한 기술을 적용하여, 세계적인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유럽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면서 자신들의 명예와 전통을 지키지만, 미국은 과감한 실험정신으로 신규 기술을 접목하여 품질향상에 노력하면서 유럽의 유명한 와인 메이커와 활발한 합작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 북쪽에 있는 오리건주(州)는 피노 누아르로 만든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으로 유명하며, 오리건주 북쪽에 있는 워싱턴주 역시 새로운 와인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2. 역사
미국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500년 전에 이미 포도가 재배되고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본격적인 유럽식 포도 재배는 200년전 멕시코를 통해 들어온 프란체스코 선교사들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미국 와인 생산은 뉴욕주에서 처음 시작됐으나, 사람들이 황금을 찾아 서부로 이동하며 캘리포니아에서 크게 이뤄졌다.
19세기 중반 고급 유럽 품종의 도입은 미국 와인 역사에 큰 획을 그었고, 여기엔 유럽 와인 양조 경험을 쌓은 사람들의 공헌이 컸다. 이후 1919년부터 1933년 금주령, 이후 세계대전 등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차츰 탄탄한 토대를 갖게 됐다.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와인 산업은 1970~80년대 사이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캘리포니아 유씨 데이비스(UC Davis)대학은 와인에 관한 과학적 연구로 미국 와인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으며, 공부하고자 하는 유럽 와인생산자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 와인생산자들은 1983년 처음으로 토양과 기후에 따른 지역 명칭을 구체화시켰다.
2.1. 파리의 심판
파리의 심판 문서 참조.
3. 환경
미국 동부는 대륙성 기후로 포도 재배에는 적합하지 않으나, 서부 해안 지방은 포도 재배에 있어서 이상적인 기후를 지니고 있어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와인 산지가 발달했다. 태양이 강렬한 캘리포니아는 포도를 재배하는 데 있어서 햇빛이 모자라는 지역은 없을 정도다. 따라서, 포도가 너무 쉽게 자라거나 빨리 익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서늘하면서도 척박한 토양이 있는 장소만 찾는다면 와인에 있어서는 최고 생산지가 된다. 캘리포니아는 유럽에 비해 태양이 충분하고 기후 변화가 훨씬 적어 지속적인 품질의 와인을 만들 수 있고, 빈티지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알려져있다. 캘리포니아 프리미엄급 와인은 구대륙의 그랑크뤼 와인들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다.
4. 용어
4.1. 리저브(Reserve) 와인
미국 와인의 라벨에 표기된 'RESERVE'에는 법적인 의미가 없지만 보리우 빈야드(Beaulieu Vineyard)나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Robert Mondavi Winery) 같은 몇몇 와이너리에서는 자신들의 특별한 와인에 이 'Reserve'를 표기한다. 보리우 빈야드에서 표시하는 'Reserve'는 특정 포도원의 포도로 빚어진 와인을 뜻한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의 경우엔 최고의 포도들로 특별히 블렌딩된 와인을 가리킨다. 'Reserve'이외에도 '캐스트Cask(숙성 나무통)' 와인이니 'Special Selection(특별판)'이니 'Proprietor's Reserve(포도원 소유주가 생산한 와인)' 등의 모호한 의미의 용어들도 라벨 표기에 사용되고 있다.
4.2. 메리티지(Meritage) 와인
'메리티지Meritage'는 '헤리티지heritage'와 운을 맞춘 명칭으로, 미국에서 보르도의 전통적 와인용 포도 품종을 블렌딩하여 빚은 레드 와인 및 화이트 와인을 일컫는다. 이런 메리티지 와인은 와인 메이커들이 품종명 표기에 요구되는 포도 함량의 최소 규정 비율(75%)ㅇ을 맞추는 일에 숨막혀 하면서 탄생하게 되었다. 일부 와인 메이커들은 가령 주 품종 60%와 보조 품종 40%를 섞는 식의 블렌딩을 하면 더 우수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메리티지 와인의 생산자들은 이런 식의 블렌딩을 통해 보르도의 와인 메이커들이 와인 양조에서 누리는 것과 같은 자유를 얻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메리티지 와인들은 케인 파이브(Cain Five), 도미누스(Dominus)(크리스티앙 무엑스Christian Moueix), 인시그니아(Insignia)(펠프스 빈야즈Phelps Vineyards), 마그니피카트(magnificat)(프란시스칸Franciscan), 오퍼스 원(Opus one)(몬다비Mondavi/로칠드Rothschild), 트레프던 헤일로(Trefethen Halo) 등이 있다.
4.3. 컬트(Cult) 와인
캘리포니아에서 소량 고품질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생산하여 경매에서 고가에 팔리는 와인으로서 1980년대 오퍼스 원(Opus One)을 시작으로 발전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와이너리들에서 빚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엄청난 가격도 마다하지 않고 구입하는 광적인 와인 수집가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러한 '컬트cult'와이너리들은 아주 소량의 와인만을 고가의 가격표를 달아 생산한다.
아라우호(Araugo)
아브로(abreau)
달라 벨라(Dalla Valle)
슬로안(sloan)
콜긴 샐러즈(Colgin Cellars)
본드(Bond)
스캐어크로우(Scarecrow)
슈래더(Schrader)
시네 쿠아 논(Sine Qua Non)
브라이언트 패밀리(Bryant Family)
할란 에스테이트(Harlan Estate)
스크리밍 이글 슬론(Screaming Eagle Sloan)
4.4. 저그(Jug) 와인
1.5 리터 사이즈 혹은 더 큰 와인용기에 담아서 적당한 가격으로 파는 와인들에 대한 속칭이다.
5. 주요 품종
5.1. 화이트 진판델
화이트 진판델은 미국을 대표하는 가장 대중적인 와인으로 프랑스의 로제와인과 비슷하다. 1970년대 초 미국 캘리포니아의 셔터 홈(Sutter Home)이라는 와이너리에서 적포도 품종인 진판델을 달콤한 로제와인 형태로 발효시켜 처음 소개했다.
1970년대의 미국은 레드와인보다 화이트와인을 대중적으로 마셨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기후에서 잘 재배되는 진판델을 이용해 화이트와인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적포도즙이 너무 붉은색을 내기 전에 재빨리 껍질을 분리해 연한 핑크빛을 내고 당분이 모두 알코올로 변하기 전에 발효를 끝내 달콤한 맛이 남아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내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6.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s, 지정재배지역)
미국을 비롯한 신세계 와인은 특별한 등급체계나 원산지에 관한 규정이 없다. 유럽은 수백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의 평가에 의해서 와인의 명산지나 명문가가 자리 잡을 수 있었지만, 신세계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아직은 특별한 등급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명산지가 있을 뿐이고, 이제야 하나둘 정리하여 원산지의 범위를 정하는 정도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AVA는 1983년부터 시행한 것으로 각 포도재배 지역을 구분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어느 지역이 더 우수하다거나 품질을 보증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단순히 다르다는 개념뿐이기 때문에, 유럽과 같이 재배방법, 생산방법, 품종 등에 대한 규정은 없다. 메이커 자신이 정한 품질기준과 소비자 요구를 부합시켜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7. 유명산지 및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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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워싱턴 주(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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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워싱턴 주의 콜롬비아 밸리 지역 같은 곳에서도 와인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워싱턴 주(Washington State)는 와인 생산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좋은 품질의 와인으로 큰 명성을 얻고 있다. 원래는 높은 위도 때문에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여겨진 리슬링과 샤르도네 등 화이트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약간씩 알려지기 시작한 이 지역은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와 같은 레드 품종과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등과 같은 화이트 품종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알려져있다.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워싱턴 주를 대표하는 고 품질의 와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두 가지 품종에 관한한 워싱턴 주는 다른 어떤 지역에 못지 않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주에는 대략 5군데의 와인 생산지역이 있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곳은 역시 콜롬비아 밸리(Columbia Valley)이다. 이 중에서도 좋은 품질의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를 생산하는 와이너리로는 앤드류 윌 와이너리(Andrew Will Winery), 카누 릿지 빈야드(Canoe Ridge Vineyard), 샤또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 콜롬비아 밸리(Columbia Winery), 드릴 셀러즈(Delille Cellars), 헷지스 셀러즈(Hedges Cellars), 더 호그 셀러즈(The Hogue Cellars) 등을 볼 수 있다.
7.1.1. 월루크 슬로프(Wahluke Slope)
월루크 슬로프(Wahluke Slope)는 남쪽과 서쪽으로는 콜롬비아 강, 그리고 북쪽으로는 새들 산맥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더 큰 콜롬비아 밸리 AVA 중심 근처에 위치한 건조하고 매우 따뜻한 지역이다. 2006년도에 AVA에 지정되었으며,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등을 주요 품종으로 생산하는 지역이다.
7.1.2. 콜럼비아 밸리(Columbia Valley)
- 데저트 윈드 와이너리(Desert Wind Winery)[2] : 데저트 윈드 와이너리는 동부 워싱턴주의 양조 기술로 와인을 생산한다. 워싱턴주 콜럼비아 벨리에서 자란 열매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데저트윈드 루아는 보르도 스타일의 풀바디 블랜드로, 생생한 블랙베리의 향과 독특한 애니스향의 풍미가 잘 어우러진다. 살짝 느껴지는 구운 오크향, 그리고 아몬드뿐 아니라 짙은 루비빛의 아름다운 색깔, 부드럽고 진한 피니시까지. 루아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그릴에 굽는 고기요리나 토마토 소스로 조리한 요리, 또는 부드러운 치즈와 곁들이면 더욱 좋다
- 콜럼비아 크레스트(Columbia Crest) : 콜럼비아 크레스트(Columbia Crest Winery)는 워싱턴주 전체 수출량의 85%, 전체 생산량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와인 생산자로, 콜럼비아 계곡을 낀 가장 좋은 포도재배구역 2천 5백 에이커에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30여 년간 단 세 명의 와인메이커가 와인을 양조해 일관성 있는 스타일과 높은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콜럼비아 크레스트 브랜드의 와인들은 세계적인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무려 150번이나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진가를 인정 받고 있다. 1983년 와이너리 설립 후 10년이 채 안 된 1990년에는 저명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선정한 ‘가장 가치 있는 와인생산자’ 24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워싱턴 주는 태평양과 로키 산맥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주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캐스케이드 산맥, 콜럼비아 강을 따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태평양 쪽으로 미국 북서부 최대의 도시 시애틀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쪽 로키 산맥 기슭의 콜럼비아 분지에서는 와인을 만드는 포도와 맥주양조에 쓰이는 홉, 사과, 아스파라거스 등의 재배지가 펼쳐진다. 콜럼비아 분지가 와인 산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포도재배에 최적화된 완벽한 환경을 꼽는다.북으로 뻗어 있는 캐스케이드 산맥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습기를 막아주어 이곳에는 일년 내내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건조하고 온화한 날씨는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여건이다. 일조량이 좋고 낮이 길어 포도가 충분히 성숙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높은 일교차는 포도에 신선한 산미를 만들어줘 오랜 기간 숙성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와인이 탄생한다. 산이 많고 토양이 척박해 포도나무 뿌리가 물과 영양분을 찾아 땅속 깊이 파고들며 와인의 섬세한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7.2. 오리건 주(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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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주는 차가운 북태평양 한륜의 영향을 받아 서늘한 지역이지만 이런 기후에 잘 적응하는 피노 누아를 제대로 훈련시킨 덕분에 프랑스 부르고뉴의 그랑크뤼에서 생산하는 피노 누아와 견주어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수준의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7.3. 캘리포니아 주(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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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17만 헥타르의 포도 재배 면적으로 미국 와인 생산량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다. 생산량도 생산량이지만 품질 역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지역이다. 캘리포니아는 알다시피 뜨겁고 건조한 곳이다. 캘리포니아는 동쪽으로 사막을 등지고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바라보는 무덥고 건조한 지역이다. 연중 일교차에도 큰 차이가 많다. 하지만 알래스카의 차가운 공기를 동반한 바닷바람 덕분에 연중 온화한 기온이 유지된다. 아침마다 산중턱을 포근히 감싸는 안개는 와인이 산도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캘리포니아는 포도가 천천히 무르익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유럽의 정통 와인산지가 불안한 기후와 일교차 덕분에 오히려 최고의 와인을 결국 생산해 내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따뜻하고 쾌청해서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조건에 속한다.실제로 캘리포니아 와인은 힘만 있고 매력은 없는 와인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캘리포니아 와인 특유의 힘을 살리면서도 개성이 강한 맛을 지닌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와인이 이룬 쾌거는 어디까지나 과학을 토대로 와인을 제대로 연구한 덕분에 얻은 결과이다.
캘리포니아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포도 산지로 꼽히는 것은 나파, 멘도치노, 소노마 카운티가 자리잡은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 지역이다. 이 중에서 나파 밸리는 미국 와인을 부흥시킨 로버트 몬다비의 와인 회사가 자리 잡은 곳으로 미국은 물론 신세계 최고의 와인 산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정 포도 품종이 특정 지역AVA은 물론, 더 나아가 개별 포도원과 결부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는 나파 밸리, 피노 누아르는 카네로스, 소노마, 산타바버라, 몬터레이가 연상되는 식이다. 또 시라의 경우엔 남중부 해안 지대, 특히 샌 루이스 오비스포와 결부되고 있다.
7.3.1. 노스 코스트(North 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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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1.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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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1.1.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는 이웃한 나파 밸리의 명성에 눌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파 밸리가 화려한 부자들의 마을이라면 소노마 밸리는 순수하고 소박한 평민들의 마을이라 할 수 있다.
소노마는 태평양 연안에 가까워 서늘한 해안지대를 제외하고는 나파의 기후와 대체로 비슷하다. 해안가 쪽에서는 훌륭한 화이트와인이 생산되며 나파와 인접한 산지에서는 나파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좋은 레드와인이 생산된다. 켄우드(Kenwood), 샤토 생진(Chateau St. Jean) 등의 와이너리가 이곳에 위치한다.
7.3.1.2. 나파 밸리(Napa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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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속하는 와인산지다. 나파는 그야말로 레드 와인의 고장으로, 적포도와 청포도의 경작면적이 각각 3만 3784에이커와 1만 614에이커다. 적포도의 주요 재배 품종은 재배면적이 1만 9894에이커에 달하는 카베르네 소비뇽, 5734에이커인 메를로이다.
나파 밸리에 처음 거주했던 와포(Wappo) 인디언 부족에게 나파란 '풍요의 땅'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나파 계곡에 처음 포도를 재배한 사람들은 조지 연트(George Yount)와 같은 1840년 경의 초기 탐험가들 이후 1861년 이 지역에 최초의 상업적인 와인 양조장이 설립, 1889년에 이르러 140개의 와인 양조장이 운영 되기에 이르렀다. 1960년에서 2000년 사이에 와인 양조장의 수는 25개에서 240개 이상으로 증가 하였고 이 지역에 처음 와인 붐이 발생한지 100년 후 나파 와인의 뛰어난 품질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나파 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량으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으며 16,300 ha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다. 나파밸리의 폭은 넓게는 남부 나파(City of Napa) 부근에서 8km 정도이며 가장 좁게는 북부의 칼리스토가 마을(Town of Calistosga) 부근에서 1.5km 정도이다. 나파 밸리에는 다음의 12개의 AVA가 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의 순으로, 호웰 마운틴(Howell Mountain), 칠리스 밸리(Chiles Valley), 스프링 마운틴 디스트릭트(Spring Mountain District), 세인트 헬레나(St. Helena), 러더포드(Rutheford), 오크빌(Oakville), 아틀라스 피크(Atlas Peak), 스태그스 립 디스트릭트(Stags Leap District), 마운트 비더(Mount Veeder), 욘트빌(Yountville), 와일드 호스 밸리(Wild Horse Valley), 로스 카네로스(Los Carneros)가 존재한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 재배 지역으로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명성에 비해 그 면적은 매우 작은 편으로 나파에서 생산하는 포도량은 캘리포니아 전체의 5% 정도밖에 안 된다. 이 지역이 미국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데는 지리적 영향이 크다. 대양의 바람과 샌파블로 만에서 발생하는 안개의 영향으로 낮에는 충분히 해가 비치지만 밤에는 선선한 기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같이 좋은 레드 와인이 생산되고, 또 프랑스에서 재배되는 품종의 화이트 와인도 생산된다.
- 오퍼스 원(Opus One) - 힙합 뮤지션 Jay-Z의 랩음악 ‘네가 가진 것을 내게 보여줘(Show Me What You Got)’에는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아지고 있어, 오퍼스 원(Opus One)처럼 말이야” 라는 가사가 나온다. 오늘날 나파의 다른 유명세를 타는 와이너리들만큼 많은 주목을 받진 못하지만, 오퍼스 원은 나파 최초의 ‘디자이너 또는 부티크’ 와이너리였다. 로버트 몬다비와 바론 빌립프 드 로쉴드는 1970년 하와이에서 처음 만났다. 이들은 불과 한 시간 만에 캘리포니아에서의 조인트 벤처에 합의했고 자신들의 높은 명성만큼 와인의 가격을 끌어 올릴 것이라 기대했다. 비록 몇 해가 걸리기는 했지만 오퍼스 원은 캘리포니아 스타일로 재배된 포도와 보르도의 와인 제조 기술이 만나 매우 특징 있는 스타일을 창조해 내며 안정을 찾았다. 오퍼스 원은 농익은 과실 맛과 강한 알코올 때문에 보르도 와인과 혼동을 일으킬 소지는 없다. 그러나 지금껏 선보인 초 특급 캘리포니아 카베르네보다 알코올이 순하고 혀에 감기는 감칠맛이 더 훌륭하다. 오퍼스 원 1987은 2006년 개봉 당시에도 여전히 색이 진하고, 처음엔 그리 싫지 않은 풋내를 풍기다가 공기에 닿자 토바코 향으로 되살아 났다. 농축되고 풍만하며 뒷맛으로 타닌이 강하게 조여온다. 앞으로도 수년간은 숙성이 가능할 것이다.
- 케이머스(Caymus) - 케이머스 와인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나 논란에 불을 지핀다. 와인 애호가들은 조화롭고 잘 익은 과일과 달콤하고 벨벳처럼 부드러운 텍스처를 사랑한다. 평론가들은 지나치게 짙은 오크 향을 놓치지 않으며, 우아함과 정교함이 결여되어 있다고 꼬집는다. 팬들은 이 와인이 어려서도 마시기 좋다는 장점을 만끽한다. 평론가들은 이 와인이 몇 안되는, 산도가 높은 빈티지에 가장 잘 숙성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랑 뱅에 쓰이는 포도는 러더포드 동쪽 끝에 위치한 길쭉한 모양의 6헥타르의 퇴적토 파셀에서 수확한다. 아버지의 뒤를 이은 척 와그너는 몇 가지 변화를 도입했다. 20세기 동안 과일과 타닌으로 빽빽했던 셀렉션 와인은 산화 처리한 뒤 병에서 4년 이상 숙성시켰다. 그러나 2000년 빈티지에서는 척은 오히려 더욱 농익은 과일을 사용하고 엘르바주를 18개월로 단축시켜 무르익은 과일 향을 흐리지 않으면서 마시기는 더 쉬워졌다. 1994년 빈티지는 초기 스타일의 전형이라 할 만 하다. 포도가 익는 계절은 길고 온화했으며 늦수확을 했다. 화창한 10월 날씨는 포도 열매가 완전히 원숙해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배럴에서 25개월을 숙성시킨 이 와인은 어둡고, 과일 향을 전면에 내세우며 스파이시하고 관능적인 텍스처를 자랑한다.
-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 - 전세계적으로 컬트 와인 붐을 일으킨 스크리밍 이글은 전통적인 와이너리 집안에서 만든 와인이 아니었다. 부동산업자였던 장 필립이 직접 와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평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나파 지역에 적을 두고 소량생산한 와인이었다. 스크리밍 이글 와이너리는 1986년 쟝 필립에 의해 매입되었다. 그는 리슬링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품종을 바꿔 심었다. 그의 첫 번째 빈티지는 1992로, 단지 225 케이스만이 생산되었다. 로버트 파커는 이 와인에 99점을 주었고, 이 후 매우 놀랄만한 현상이 시작되어 스크리밍은 인기 절정의 초고가 캘리포니아 카베르네가 되었다. 생산량은 매해 약 500 케이스 정도로 여전히 최저 수준이지만, 메일링 리스트에 빼곡히 등록된 고객들에게는 그나마 비교적 높지 않은 가격인 병당 300달러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경매에서는 이 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데, 2005년 시카고 옥션 하우스 하트 데이비스 하트(Hart Davis Hart)는 30병으로 구성된 연도별 수집 상품인 버티컬 콜렉션을 41,000달러에 낙찰 시켰다. 2006년 3월, 필립은 스크리밍 이글을 기업가 찰스 뱅크스와 스탠리 크로엔크에 매각했다. 매각 후, 새 오너들은 이미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는 24헥타르 크기의 추가 구역을 이용해서 어떻게 스크리밍 이글의 생산량을 늘려 나갈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그러나 뱅크스는 “생산량을 늘릴 필요는 없다. 스크리밍 이글은 매우 특별한 와인이다. 문제는 이 특별함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명쾌히 표명하였다.
- 로버트 몬다비 : 유행과 취향은 변할 수 있지만 신화는 영원하다. 세계의 위대한 와인과 당당히 겨루기를 열망하는 로버트 몬다비의 야심찬 와인은 늘 ‘새것’만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이 깃든 창작물 또는 컬트 와인에 가리워져 종종 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친 유행과 소유권 그리고 가족사의 변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와인은 일관성 있는 스타일과 품질을 반영하면서 꾸준히 생산되어 왔다. 몬다비 리저브는 블록버스터 와인이 된 적은 결코 없다. 오히려 와인의 우아한 스타일은 나파 밸리의 빈티지 차이를 잘 표현해 준다. 보다 서늘했던 기후의 빈티지는 아로마가 더 풍부하고 우아한 스트럭처를 가진다. 반면 보다 온화했던 이전의 빈티지들은 더 강한 스트럭처와 진한 과일을 드러낸다. 재배기와 수확기가 매우 건조하고 따뜻했던 1978년에는 몇 차례 기온이 치솟아, 포도가 지나치게 익고 수확량도 많았다. 기후가 서늘했던 빈티지의 와인이 더 섬세할 수 있겠지만, 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1978은 빈티지로부터 적어도 30년은 끄떡 없을 질긴 생명력을 가질 것이다. 비전을 가진 창조가의 신화를 이룩한 다른 위대한 빈티지 와인들과 함께, 와인은 시종일관 생생하게 살아 있다.
- 인시그니아(Insignia)
- 할란 이스테이트(Harlan Estate) - 할란 이스테이트의 설립자 윌리엄 할란은 유럽 유수 와이너리를 방문 후, 최고 와인은 언덕에서 만들어진다는 결론 하에 1985년 나파 밸리에 93 ha의 토지를 매입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First Growth(특1등급) 와인"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부동산업을 하며 키운 좋은 땅을 알아보는 남다른 눈에 20년 이상 나파 전역을 샅샅이 파헤친 집념이 더해져, 오크빌(Oakville)에 와인 양조에 최적이라고 판단되는 비탈진 언덕부지를 찾게 된 것이다. 많은 캘리포니아의 컬트 와이너리와 달리 할란은 벼락스타가 아니라 긴 시간 치밀하게 준비해 온 와이너리로 윌리엄 할란은 40년 이상의 세월을 나파 밸리 에서 보르도 1등급 와인에 필적할 수 있는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온 비전가다. 그는 포도밭을 세밀히 파악, 총면적의 1/10에 해당하는 거칠고 배수가 좋은 화산암 토양에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를 심었다. 단위면적당 소출을 매우 낮게 제한해 얻은 농축된 과실을 일일이 낱알 선별 후, 최고의 와인메이커이며, 충직한 파트너인 로버트 리비(Robert Levy)의 손과 저명 한 와인컨설턴트 미셸 롤랑(Michel Rolland)의 조언을 통해 1990년 빈티지의 장중 한 보르도풍의 블렌드로 탄생시켰으니, 이것이 오늘날 미국 정상의 반열에 우뚝 선 할란 이스테이트의 시작이다. 매년 2만병 이하만 만들어져 그 빼어난 진귀함이 높게 칭송 받는 이 와인의 빈티지별 기복이 적고 매년 놀랍게 농축되고 풍부하며, 복합적인 캐릭터에 우아함과 섬세함을 잃지 않았다는 평을 받는다.
- 고스트 블락(Ghost Block)[3]
- 플럼프 잭 와이너리(PlumpJack Winery)[4] : 플럼프 잭 와이너리는 나파 밸리의 Oakville에 위치하며, 슈퍼 프리미엄 와이너리로서 처음으로 스크류 캡을 사용하였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셰익스피어의 헨리4세의 캐릭터인 Sir John Falstaff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으로서, 플럼잭 와인은 와인잡지 Wine Enthusiast와 로버트 파커에서부터 수많은 찬사와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미국내 최고의 와이너리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