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척수
何揚守
벽혈검과 녹정기에 등장하는 운남성의 오독교 교주이다. 벽혈검에서는 20대 초반의 절세미인으로 등장하며, 한족이 아닌 묘족이다. 항상 생글생글 웃고 있고, 목소리가 굉장히 교태롭지만 실상 손속은 매우 잔혹한데다 독술과 암기술은 당대 1인자를 다툰다. 그리고 패션센스가 당시 기준으로 굉장히 괴랄해서, 허벅지가 훤하게 드러날 정도로 짧은 원피스만 입고 그 밑으로는 신발조차 신지 않을 정도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하이킥까지 선보인다. 또 오른손이 없는 외팔이라서 후크 선장처럼 쇠갈고리 형태의 철의수를 착용하고 있다. 그래서 벽혈검의 후반까지 그녀의 원래 본명은 하철수(何鐵守)로 불렸다. 벽혈검이 김용의 두번째 작품에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면 동방불패만큼 아니더라도 여러모로 굉장히 파격적인 캐릭터이다.[1]
흥미로운 점은 후기 작품인 소오강호에서 굉장히 유사한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남봉황(藍鳳凰). 시대상으로 남봉황이 오독교의 선대 교주로 그녀의 조상격이다. 그리고 같은 묘족인데다 옷차림부터 성격, 독술까지 모든 점에서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하척수보다 남봉황이 상대적으로 유순한 성격이며, 무공은 하척수가 훨씬 강력하다.
혼란기를 틈타 북경에 왔다가 원승지를 만나면서 충돌하게 된다. 그러다 원승지와 함께 있는 남장을 한 온청청을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원승지와 대적해서 작중 내내 강력한 적수로 나온다. 속임수로 비장의 암기인 함사사영(含沙射影)[2] 을 쏘았지만 원승지는 족족 피해버렸다. 중반 이후 온청청을 좋아해서 오독교까지 버릴 정도였는데, 고모인 하홍약의 반란에 휘말리면서 위기에 빠진 그녀를 원승지가 구해준다. 온청청에 대한 마음을 깨끗히 포기하고 원승지의 문하로 들어가 그를 사부로 모신다. 그리고 원승지는 하철수라는 이름이 좋지 않다고 하척수라는 새이름을 지어주었다. 최후반부에 화산에 쳐들어온 옥진자와 대적해서 무공뿐만 아닌 함사사영까지 동원했음에도 그에게 패배했다. 대신 원승지가 옥진자와 대결에서 승리했다. 명이 멸망하자 원승지 일행과 같이 싱가포르로 떠난다.
녹정기에서는 귀신수 가족과 함께 깜짝 등장한다. 이때 나이가 벌써 60세로 추정되지만 교태로운 목소리와 동안의 미모는 위소보마저 감탄하게 한다. 40년전 싱가포르로 떠난 뒤 원승지의 명령으로 얼마 뒤 중원에 잠깐 복귀했었다. 우연히 장(莊)씨 집안의 과부들의 생명을 구하게 되면서 그녀들과 쌍아(雙兒)에게 화산파의 약간의 무공을 전수하였다.[3] 귀신수 가족과 천지회의 분쟁이 일어날때 마침 중원에 다시 와서 쌍아를 만나 정체불명의 고수들에게 습격당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당시 상대방이 귀신수인줄 몰랐지만 무서운 고수임이라 짐작한다. 뒤에서 위소보가 고작 몽환약 따위로 귀신수에게 먹이려하니 손이 근질근질해서 솜씨를 발휘해 다른 약으로 귀신수 가족을 기절시킨다.
약을 쓴 뒤에 귀신수 가족임을 알고 당황하며 귀신수가 깨기 전 떠나갔다. 위소보는 그녀를 사부로 모시고자 했으나 하척수는 받아들이지 않고 대신 그녀의 비전암기인 함사사영을 선물한다. 그리고 위소보는 이를 아주 좋은 타이밍에 잘 써먹었다. 출연분량은 특별출연 수준인데 여러모로 위소보에게 큰 도움을 준 캐릭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