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신유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서 풍현은 암천향(暗天香)의 은신처에 머무는 동안 여러 사람의 전기(傳記)를 읽는데, '''형산신유(衡山神儒)'''는 그중 한 명으로 형산파(衡山派)의 전설적인 검선(劍仙)이다. 평소에는 형산파의 오로검법(五路劍法)을 주로 해서 묵향이 듬뿍 배인 붓을 보조로 삼아 점혈필법(點穴筆法)을 자랑하고, 응조수(鷹爪手)의 완력을 갖춘 유생의 복장을 한 그저 상승(上乘)의 고수로 보일 뿐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새를 날릴 때는 더는 형산파라 부를 수 없는 이가 되어 있었다. 비조검(飛鳥劍)이라는 그의 독특한 독문검법(獨門劍法)은 형산파에 수용되지 않았다. 그 까닭은 간단하게도 비조검이 이기어검술(以氣御劍術)을 기반으로 해 후대에 가르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세대에 하나, 둘 정도 제대로 쓰는 이가 나와 주기만 해도 굉장한 수확이 있었다고 할 이기어검술의 경지에서 형산신유의 비조검은 겨우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일에 완전히 무관심했던 그는 이를 아쉬워한 적도 없다고 하며, 그나마 비조검해(飛鳥劍解)를 남긴 것은 문중의 장로들이 언젠가 신유의 뒤를 이을 후예가 출연할 때를 위해 10여 년간을 끈덕지게 조른 탓이었다.
2. 무공
- 비조검(飛鳥劍): 형산신유의 비조검은 검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만약 그가 원했다면 검은 늑대나 범의 형상을 취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검강(劍罡)의 기묘한 운용을 통해서 검의 형태를 바꿀 수 있었던 그는 오로지 새의 형상만을 선호했었다. 그래서 그의 검이 손에서 떠날 때는 언제나 날아오르는 새의 모습이었고, 그런 그의 이기어검술은 비조검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실체를 갖춘 검을 진기와 동화(同化)시켜 변형한다는 것은 이미 기문둔갑(奇門遁甲)의 선술(仙術)의 경지에서 논할 내용이기에 그가 세상에 무심해진 이유는 비조검을 얻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1] 비조검해를 얻은 풍현은 암천향의 은신처에서 빠져나갈 때, 마지막 관문인 사혼향(死魂香)에게 금시령의 형상을 한 비조검을 발휘한다. 신검(神劍) 전륜왕(轉輪王)은 풍현의 손에서 흰색의 새로 날아올라 날갯짓을 허공에 남기며 사혼향의 온몸을 누벼 하얀 자취를 남긴다. 그 결과 죽은 자의 부패한 몸을 가르며 조각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