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빈 퍼스
판타지 소설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인간 남성.
비나간의 후작이며 지키멜 퍼스의 증조부. 귀족원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대영주 중 한명으로, 보통 퍼스 후작이라고 부른다. 공작위를 가진 귀족이 등장한 게 딱 셋[1] 이니, 후작쯤 되면 암묵적으로 귀족의전서열 4위 쯤 된다.
보통은 대영주이면서 째째하고 능력도 없는데 욕심만 많은 노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묘사된다. 황제와 마찰을 빚는 '큰 말썽꾼' 규리하와 발케네 덕에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는 '작은 말썽꾼'이라는 평가를 받고있으며, 규리하와 발케네가 없어지고나면 말썽을 그만두거나 큰 말썽꾼이 되어야할테지만 큰 말썽꾼이 될 배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2]
가족에 대해서도 그다지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자신과 달리 유능했던 아들 마진 퍼스를 독살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손자 레테른 퍼스는 무능했기에 특별한 견제 없이 내버려뒀던 모양이지만 증손녀 지키멜 퍼스의 능력과 야심을 간과했던 것이 발목을 잡게된다. 물론 지키멜도 자신의 의도를 잘 숨기긴 했다.
결국 하늘누리와 치천제가 실종된 후 지키멜이 마진 퍼스 독살 의혹을 기소하면서 신속하게 권력을 잃고 유폐되며 음독을 통한 자결로 삶을 마감하게 된다.
비록 그를 언급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까이는 인물이지만, 유폐 후 자결에 이르는 도중의 지키멜과의 대화를 보면 보통 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3] 지키멜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원망하는 말도 하지않고 지키멜에게 속성으로 비나간후로서 필요한 정보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원시제가 만든 것은 2대만에 사라지는 연약한 제국이 아니라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없지만 훨씬 튼튼한 무엇인가이며, 제국과 그 실종은 그 '무엇'이 만들어 낸 모습일 뿐이라고 하는 통찰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욕심을 부리기도 했고, 제국의 실종 이후에도 특별한 대응을 보이지 않다가[4] 최후를 맞게 되었지만, 원시제의 계획을 직접적으로 알게되지 않은 이들 중에서는 진실에 가장 가까이 간 인물이라 갈수록 엄청나게 재평가된다.
[1] 시모그라쥬, 발케네, 규리하. 규리하의 경우 변경백령이지만 변경백은 아라짓 왕국을 계승한 제국의 법도상 공작, 혹은 그 이상의 권한을 갖는다.[2] 아마 성격이 괴팍해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북부인은 여전히 나가 황제의 승계를 반기지 않는다.' 는 사실을 환기시키는게 목적이었을 수도 있다. 사실 작중 등장하는 영주들은 하나 같이 평소 언행으로는 황제의 충성스러운 신하니 어쩌니 하지만 3대에 걸쳐 나가 지배자가 나타나는 현상을 달가워하진 않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충분한 힘과 야심이 있던 규리하, 발케네는 끝내 서약지지와 무력 충돌이라는 형태로 황제에게 맞선다. 물론 이게 애초에 황제가 의도한 바였지만...[3] 애초에 괄하이드의 변경백위를 승계한 아이저 규리하, 코네도 빌파 공작을 승계한 락토 빌파, 시모그라쥬 공작 세미쿼를 승계한 팔디곤 토프탈과 달리 선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비나간 후작 홀빈 퍼스가 그들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은 전쟁영웅들과 상관 없이 그의 정치적 능력으로 얻은 것이라 볼 수 있다.[4] 실제로 지키멜과의 대담에서 스스로 밝혔지만 단순히 그는 귀찮거나 몰라서가 아니라 원시제가 해놓은 그 '무엇'에 대한 굳건한 믿음때문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기다리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영주로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었다. 만약 엘시가 원작대로 제국군 규합에 성공하고 홀빈이 계속 비나간을 지켰다면 곧 치천제가 귀환했을 것이고 대귀족들 중 유일하게 경거망동하지 않은 홀빈의 선택은 치천제의 상찬을 받기 충분했을 것이다. 엘시조차 예측하지 못한 치천제의 귀환을 유일하게 얼추 비슷하게나마 때려맞춘 셈이다. 특히 막장증손녀가 이후 벌인 일들과 극명히 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