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다니 카미시모에몬
바람의 검심의 등장인물.
신슈의 농사꾼으로, 그 일대를 주름잡는 깡패 우두머리 후도사와가 숙박촌의 양장업을 장악하려 들자 홀로 대치하고 있다.
그의 손에 박살난 후도사와의 부하가 도합 40명에 이른다고 한다. 완고하고 고집이 센 성격으로,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온다고.
이러한 때 마침 좌절한 히무라 켄신에게 충격을 받아 뛰쳐나와 떠돌다가 고향 신슈에 도착한 사가라 사노스케는 기분풀이차 후도사와에게 그를 박살내라는 의뢰를 받고 편지를 보낸 뒤 결투 장소에서 기다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도착한 카미시모에몬을 본 사노스케는 깜짝 놀란다.
사실 그는 '''사노스케의 아버지'''였다.
사노스케가 10여년 전 적보대에 참가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간 뒤 서로 소식도 모르고 있다가 드디어 만나게 된 것.
사노스케는 많이 변한 여동생 히가시다니 우키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나이를 좀 먹은 정도인 아버지는 단번에 알아봤다. [1]
어쨌든 그가 먼저 사노스케에게 냅다 주먹을 날린 걸 시작으로 결국 서로 싸우게 되는데, 사노스케를 상대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근데, 사실 사노스케가 봐줘서 그런 거였다. 사노스케 왈 아무리 자신이 막 나가도 아버지를 상대로 전력을 다할 정도는 아니라고. 허나 후도사와의 부하 깡패 두 명이 뒤에서 달려들어도 일격에 박살을 내놓고, 히루마 고헤에가 쏜 화살을 한 손으로 간단히 잡는 모습 등을 보면 이 인간도 꽤 일반인을 뛰어넘는 전투력의 소유자. 게다가 딸인 히가시다니 우키가 요즘 나이먹어 배도 나오고 있다고 면박을 준 걸 보면 한창 시절엔 더 강했을 듯. ...라고 해도 켄신이나 사노스케 같은 인외 전투력을 지닌 이들에게야 못 미치겠지만. 아무튼 사노스케의 강골도 그에게서 유전된 것으로 보인다.
전투시 '''"필살 홀아비 XXX!!!"'''란 식으로 기술명을 외치며 기술을 시전하곤 한다.
다만 이게 사노스케랑 싸우던 때만 그런 거라 이 때만 장난조로 그런 건지 아닌지는 불명.
사노스케와 싸우기야 했지만, 진짜 사투를 벌인 건 아니고 그 동안 쌓인 감정을 주먹으로 푼 것에 불과할 뿐 속내로는 생사도 모르던 큰아들을 만나 기뻐하고 있었다.[2] 이후 서로 남들 앞에선 생면부지의 남인 것처럼 대하며 투닥투닥거리긴 했지만, 사노스케가 가출한 거 때문에 우키가 동생 히가시다니 오타를 과보호하게 되었다는 속사정을 이야기하며 넌지시 돌아와 줬으면 하는 속내를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사노스케가 자신만의 길을 걸으려 하는 걸 알기에 바로 농담이었다며 부정, 빨리 가버리라고 말했지만.
원래는 사노스케가 어렸을 적 그랬듯 무농사를 짓고 지내고 있었고, 사노스케의 어린 시절까진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랬듯 힘들게 살고 있었으나 메이지 유신시대가 되면서 고향에 큰 길이 생겨 보다 발달하면서 아직도 가난하다고는 하나 하루 세 끼 밥에 반찬을 먹을 정도까지는 생활 여건이 나아진 상태였다. 그 사이 사노스케의 남동생 히가시다니 오타도 태어났지만, 그로 인해 아내인 나나메는 몸이 망가져 세상을 떠나게 된다.[3] 그리고 후도사와와 대치하면서 부하들이 밭을 평생 못 쓸 지경까지 망쳐놓아 삿갓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원래 무농사를 짓고 있던 그로서는 후도사와가 장악하려는 양잠업과는 별 관계가 없었지만, 기껏 개선된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다시 빼앗기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삿갓 장사조차 후도사와 일당의 압력 때문에 수월치 않게 되었고, 후도사와가 유신지사 타니 쥬산로를 직접 대동해 나타나 그의 위세를 등에 업자 위기에 처하지만 사노스케가 생판 남인 걸로 위장해 끼어들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물론 본인은 솔직하지 못하게 왜 방해를 놓느냐며 주먹을 갈겼지만.(...)
이렇듯 급한 성질까지 누르고 자식들을 돌보며 마을을 지키기 위해 힘껏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본 사노스케는 마음이 누그러져 켄신에게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고향을 핍박하는 후도사와와 타니를 보고 유신지사의 정의의 권력에 惡이라는 글자를 짊어진 자신이 맞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사노스케가 타니에게까지 면박을 준 일로 그 동안 성질에 안 맞게 억누르고 있던 후도사와가 쳐들어올 거란 걸 예감하고 삿갓값 대신 받은 많은 생필품들로 마을 사람들과 잔치를 연 뒤, 죽음을 각오하고 홀로 맞서려고 한다. 유신지사까지 등에 업은 그들 입장에선 먼저 싸움을 거는 것이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만큼, 이를 물고 늘어지면 그들이 고향을 장악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허나 사노스케는 유신지사의 권력 앞에선 그것도 소용없는 일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그를 한 방에 때려눕혀 기절시키고 홀로 후도사와 일당을 모조리 때려눕혀 버린다. 뒤늦게 깨어나 쫓아왔던 오타와 함께 그 광경을 보고는 벙쪄버린다. 이후 돌아가면서 도중 사노스케를 떠나보내게 되고, 생사를 모르던 아들이 이토록 크게 성장한 것에 대해 사노스케가 그 동안 보냈을 인생사를 짐작하며 가능하면 자신의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시원섭섭한 속내를 토로한다. 그리고 사노스케는 오늘 이 날만은 아버지의 등을 봤다는 대답을 보내준다.
사노스케가 떠나버린 후 담담한 모습을 보인다. 아무에게도 그 정체불명의 남자가 죽은 줄 알았던 장남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마을 촌장에게 이젠 만날 일이 없을 거란 말을 한다. 하지만 아들이 보여준 강인한 그림자는 한평생 그의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4]
캐릭터 디자인은 예전 스케치해둔 늙은 사노스케에서 따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