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도(사진)
1. 개요
Film Speed / Sensitivity
사진술에서 감도는 노출의 3대 요소 중 하나로, 필름이나 센서의 빛에 대한 민감성을 뜻한다. 따라서 감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빛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필름, 디지털을 막론하고 카메라를 처음 배우게 될 때 비교적 쉽게 이해되는 요소.[1] 사진가들은 감도를 흔히 ISO 값[2] 이라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감도가 '''낮을수록 노이즈가 적고, 높을수록 어두움과 흔들림에 강하다'''.
2. 과거의 단위들
과거에는 ASA(미국 표준 기구), JIS(일본 공업 표준), DIN(독일 공업 표준) 단위가 혼용되었다. 지금도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은 필름의 감도를 '아사 몇'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이 아사가 바로 ASA 규격을 말한다.
이후 국제 표준 규격이 등장하면서 ISO 수치로 통일되었다. 원래는 필름 감도를 'ISO 200 / 24'와 같이 ISO 뒤에 ASA 규격 수치와 DIN 규격 수치를 차례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부르면 귀찮기도 하고, 안그래도 DIN 규격은 ASA에 밀려 사장되는 추세였기 때문에 지금은 뒷부분의 DIN 규격 수치를 생략하고 'ISO 200'과 같이 부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따라서 ASA와 ISO는 같은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DIN 규격은 필름 상자 어딘가에 보면 작게 쓰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수치가 된지 오래라 이제는 DIN이 뭔지 알면 유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일도 없다. 안습.
선형 단위인 ISO(ASA)의 경우, ISO값이 n배 높으면 빛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n배 빠르다. 예를 들어 조리개 값을 고정했을 때 ISO200은 ISO100보다 2배 빠른 셔터 속도에서 같은 노출을 얻을 수 있다. 허나 DIN단위는 좀 복잡한데, 이는 DIN이 로그 단위이기 때문이다. ISO100은 DIN 21°에 상응하는 값이며, 1/3스탑 증감될 때마다 1°증감되므로 한 스탑 증감 시(ISO감도가 두 배 증가할 때) DIN은 3°증가한다.
따라서
ISO '''25'''-32-40-'''50'''-64-80-'''100'''-125-160-'''200'''은
DIN '''15'''-16-17-'''18'''-19-20-'''21'''-22-23-'''24'''에 대응한다.
2.1. 1/3스탑 단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감도의 값들을 1/3스탑 ISO단위로 표기하였다.
'''25'''-32-40-'''50'''-64-80-'''100'''-125-160-'''200'''-250-320-'''400'''-500-640-'''800'''
-1000-1250-'''1600'''-2000-2500-'''3200'''-4000-5000-'''6400'''-8000-10000-'''12800'''-16000-20000-'''25600'''
일반적으로 200 이하의 감도를 저감도, 1600 이상의 감도를 고감도라고 하며 경우에 따라 다섯 자리 감도 이상을 초고감도로 일컫거나 100~200의 감도를 중감도라고 하기도 한다.
3. 디지털에서의 ISO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설정된 ISO 수치에 상응하도록 CCD 센서의 반응도를 조절함으로써 필름의 감도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한다.
사진을 잘 알더라도 낯설게 생각할 수 있는데, 흑백, 컬러, 디지털의 ISO표준은 제각각 다르다.
ISO 6:1993 (흑백 필름)
ISO 2240:2003 (컬러 리버설 필름)
ISO 5800:1987 (컬러 네거티브 필름)
ISO 12232:2006 (디지털 스틸 카메라)
또한 필름과는 달리 디지털 카메라, 특히 DSLR의 경우 표기되는 감도와 유효 감도가 다른 경우가 있다.ISO 2240:2003 (컬러 리버설 필름)
ISO 5800:1987 (컬러 네거티브 필름)
ISO 12232:2006 (디지털 스틸 카메라)
ISO100은 가장 통상적인 감도로 통하며, GN 값이나 EV 값을 표기할 때 별도의 표기가 없으면 ISO100에서의 값으로 여길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기준이 되는 값이다. 그러나 더 낮은 감도를 가지는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필름의 경우 각각 ISO50, 64인 후지 벨비아와 코닥크롬이 있으며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몇몇 소형 기종과 중상급의 DSLR 기종이 ISO100 이하의 저감도를 지원한다. iPhone은 꾸준히 ISO 25의 저감도를 지원하고 있다. 전자 셔터로 충분히 빛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새 나오는 DSLR은 ISO200이 지원하는 최소 감도이거나, 그 이하를 지원하더라도 센서에서 지원하는 최저 감도가 ISO200이라 그 미만의 값은 신호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다시 처리하는 확장 감도인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들어 초고감도 성능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ISO100이나 200이나 화질이 똑같다고 보면 쉽다. 프로세싱에 따라서, ISO200보다 ISO100의 명부 DR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겨난다. 또한 저감도에 대한 수요는 극히 낮아져, 2009년 즈음에 들어서는 ISO25 필름은 거의 다 생산이 중단되었다. 이는 필름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ISO50이나 100도 과거 ISO25만큼 입자가 미세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입자라면 당연히 고감도 필름이 찍기에 편하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관용도나 명암 표현 등에서 수학적으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4. 감도의 증감
감도는 조리개의 크기와 셔터 속도로 조절할 수 있는 노출량의 한계를 '필름의 재질' 또는 '센서의 반응도'를 조절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노출 조절의 마지막 요소이다. 따라서 야간 촬영 또는 실내 촬영 시에 ISO 감도를 높여줌으로써, 조리개의 크기 또는 셔터 속도의 제약을 조금 벗어나서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필름의 경우 고감도로 갈수록 필름의 입자가 커지기 때문에 이미지가 거칠어지는 특성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고감도일수록 노이즈가 증가하고 채도가 떨어지며 디테일이 뭉개져 결과적으로 열화된 듯한 이미지를 보여주게 된다. 또한 필름에는 없었던 색상 노이즈라는 것이 발생해, 어두운 부분에서 빨강, 파랑, 초록의 점이 무작위로 찍히게 된다.
초창기의 디지털 카메라는 ISO400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술적 혁명같은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고감도 처리 능력이 크게 좋아져 2010년대 후반에 출시된 대부분의 DSLR은 크롭 기종이라도 ISO 1600 정도는 거의 문제 없고 6400까지도 상용 감도[3] 에 포함된다. 2014년 6월에 나온 소니 A7S의 경우 최고 102400, 확장 409600의 감도를 제공하며[4] , 2016년 3월에 나온 니콘의 플래그십 카메라 D5의 경우 감도가 최고 102400으로 A7S와 같지만 확장 감도가 무려 328만에 달한다. EXIF 표준에 기록할 수 있는 최대 감도는 65536이므로 이 카메라로 최대 감도를 이용하면 EXIF조차 감당할 수 없는 우월한 사진이 나오게 된다. 물론 감도가 이 정도까지 올라가면 화질 열화가 심각해지므로 실제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고, 그냥 이런 감도도 존재하긴 한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고감도 저노이즈에 대한 맹신이 사진가들 사이에 팽배해지고 있지만, 고감도 필름 특유의 입자감이나 디지털의 노이즈도 사진의 매력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어느 감도를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촬영자의 몫이다. 특히 흑백 사진은 색이 없기 때문에 흑백 필름의 이 '입자감'을 미학적인 요소로 중요하게 다루는 사진가들도 많다. 또한 최근 기종들의 지나친 노이즈 저감 적용 때문에,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진가들은 이 고감도 성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의 경우에는 필름의 그 노이즈와는 달리 뿌옇고 보기 싫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기된 컬러 노이즈도 한몫하고, 비교적 일관적으로 까만 점이 찍히는 필름 노이즈에 비해 검정, 회색, 하양 등 지저분한 색상이 무작위로 찍히기 때문이다. 일부 카메라는 이런 디지털 노이즈가 정갈하게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노이즈 감소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그 노이즈를 즐기기도 한다.
번외로 가끔 다이나믹레인지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iso100이 아닌 iso400~800 고정후 찍는경우도 있다.
[1] 셔터 속도 값도 ISO처럼 선형 단위이지만 손떨림 등과 연관이 되어 살짝 배울 게 많고, F값은 제곱이나 루트 등을 가지고 난리법석을 떨어야 하므로 스탑 단위로 외워 버리는 게 편하다. 어차피 카메라 좀 만지게 되면 3가지 모두 1/3스탑 단위로 외워져 버리지만...[2] ISO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줄임말이다.[3] 일반적으로 화질 열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감도를 뜻한다.[4] 픽셀 피치를 늘려 한 픽셀이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을 늘리고 노이즈의 입자감을 줄였기 때문. 개인마다 평가가 다르지만 일반적인 풀프레임 센서보다 2에서 3 스탑의 노이즈 개선 효과가 있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