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북한
1. 개요
북한은 경제발전에 있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인 과학기술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 전반에 있어 정보화 추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정보통신분야를 핵심기술 분야로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국가의 통제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국가주도의 발전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정보통신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달 및 파급효과로 인한 경제발전을 제한하여 효과가 제한적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하여 정보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 강화에 주력하고 기술활용자체도 정부가 통제하는 등 사회에 대한 정치적 통제력 약화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하에서는 전반적인 북한의 과학기술정책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북한의 과학기술정책 태동
북한의 과학기술강화 정책은 1980년대 김일성 주석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시 부상하고 있던 분야였던 정보통신관련 기술에 대한 정책에 착수하였던 것이다. 이후 UNDP에 시험적인 집적회로 공장건설을 요청하였고 북한 국가과학원 산하 전자연구소 인력을 위한 훈련프로그램 설치하기도 하였다. (1983년, 1986년에 설치, UNDP의 하청에 의해 인도 회사가 공장 완성)
한편 1984년 김일성 주석의 유럽방문 후 정보통신기술 지원정책 본격화되었다. 유럽 각국과 협약을 진행하고 북한의 인력이 유럽 유학, 연수 등을 통해 발달된 과학기술을 흡수하였다. 또한 평양정보센터(Pyongyang Information Center: PIC) 설립 등 고유의 연구능력 향상을 위한 여러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1988년에는 북한의 과학기술 투자를 이끌어갈 3개년 전략을 수립하였다.
3. 주요 특징
3.1. 우선지원 분야
정보기술, 나노기술, 바이오 공학분야가 핵심기술분야로서, 각종 신문, 잡지 등에 광범위한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세분야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크고 국제적인 연구 동향을 따라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항상 우선순위에 있는 국방정책에 의해서 다양한 경제영역에 걸쳐 이들 세 분야의 순위가 결정된다. 한편 국방과 관련된 과학기술 자원 배분의 방향은 미국의 발달된 군사기술에 대한 방어를 위한 조선인민군의 관심분야와 관련된다.
국방분야 다음의 우선지원 분야는 에너지, 농업, 금속산업 분야다. 농업분야의 경우는 식량 증산 등과 관련하여 바이오 공학이 중요시되고 있다. 이들 분야에 대한 기술 활용 전략으로서 정보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기존의 공장, 기업 등에 정보기술의 도입을 촉진하고 있다.
정보기술이 강조됨에 따라 소프트웨어 분야 지원을 활성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지원이 용이하고, 하드웨어 분야는 보다 자본집약적이며 군사목적의 활용을 방지하기 위해 하드웨어 개발에 필요한 주요 부품의 수입이 금지되어 있어서 개발이 어렵다.
3.2. 국내 및 해외 투자 경향
고유의 과학기술 개발을 선호하나 국내 자본의 부족 및 기술부족으로 해외투자 유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개방에 대한 필요성과 국내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독점하는 기존의 자족에 기반한 정책 사이의 모순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투자사례로 2008년에는 이집트 정보통신회사(Orascom)가 이동전화망 구축에 4억 달러를 투자하고 75%의 소유권을 가지고 북한과의 공동경영 기업을 설립한 케이스가 있으며, 중국, 한국, 일본 등과 각종 투자협력 등 사례가 있다.
2002년에 북한 국내의 인터넷망 설치를 통해 정보통신의 하부구조를 갖추었다. 북한 국내에서의 이메일, e-commerce, 문서의 디지털화, 김책 대학 등에 전자도서관이 설치되고 2007년 북한의 도메인이 ".kp"로 등록되었다. 한편 정보통신분야의 투자 및 활동을 규제하는 법률체계 정비하여 컴퓨터소프트웨어보호법(2003년), 소프트웨어산업법(2004년) 등 제정하였다.
3.3. 중앙집중화
북한의 과학기술정책은 중앙정부의 강한 지도와 통제 하에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부문의 정책은 전자공업성의 주도로 수행된다. 기술개발의 내용에 따라 노동당, 국가안전보위부 등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정책수립 이후 실제 기업수준에서 기술을 생산과정에 통합하는 과정도 정부주도로 수행된다. 과학기술자돌격대(science and technician shock brigades)라는 해당분야의 관계자로 구성된 특수정부 조직을 활용하여 과학기술도입이 시급한 생산현장을 방문하여 관련 문제에 대해 관계자와 논의하여 기술향상을 지원한다.
3.4. 국가주도의 과학기술국가(techno-state)
3.4.1. 국가주도형 정책의 딜레마
과학기술정책의 수행에 따라 사회에 대한 국가의 지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강력하고 부강한 사회주의 국가를 실현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정치적인 통제 유지와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부분 개방을 통한 경제적인 발전을 달성해야 하는 상반되는 두 가지 과제에 봉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과학기술정책은 국가주도의 수직적 통제 구조에 의한 과학발전을 촉진한다.
3.4.2. 과학기술과 국방
국방위주의 정책 기조 하에서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투자의 상당부분을 국방분야가 흡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과학기술 자원의 배분 그 자체는 국가의 억압적 기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조선인민군은 수직적인 통제 강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통합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3.4.3. 과학기술과 정보
정보기술은 국가의 정보통제 능력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발달된 인터넷 등을 통해 정부에 의한 선전강화가 용이해지고 있고, 동시에 수평적 연계를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해 국가가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보통제를 위해 기술을 사용할 뿐 아니라 정치적인 통제가 약화되지 않도록 정보기술의 활용 측면까지도 통제하고 있다.
3.4.4. 과학기술과 경제
경제발전을 자극하기 위해 기술을 도입하는 동시에 경제 개혁의 부작용(副作用)으로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반정부적인 세력을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정치적인 체제를 파괴하지 않고 경제과정에 기술을 통합할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의 도입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지적될 수 있다. 첫째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얻으려한다는 점에서 기술을 경제적인 저변의 발전보다는 엘리트 계층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집트 정보통신회사 Orascom 투자의 예에서 나타나듯 사용자에게 비정상적인 통신료가 부과되는 등 정부의 수익 창출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나타난다. 둘째, 정부, 과학기술 연구개발 활동, 기업 간의 강한 관련성에 의해 결과적으로 기술이 국가권력의 경제적인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 수행하고 있다. 셋째, 이러한 통제에 이러한 제한적인 발전이 과학기술의 도입에 의한 수평적인 연계(horizontal linkages) 형성과 이에 기반한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 유발을 통한 경제성장에는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4. 관련 문헌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