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보드 게임)

 

棋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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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금액을 내고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장소. 80년대의 보드게임 카페다. 정확하는 바둑이나 장기 역시 보드게임 이므로 보드카페의 일종으로 봐도 될듯.
입장료(?)는 '기료'라고 부르며, 보통 5000원 부근이다. 주로 내기바둑/장기를 두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마작이나 화투나 포커 등도 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40대 이상의 남성이 주로 찾고, 담배 연기가 자욱하다. 음료수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도 잦다.
수익을 내는 방식은 현대의 보드게임카페와 거기서 거기다. 입장료를 받고 음료수, 담배, 쥐포 같은 간단한 술안주나 과자 등을 파는 것으로 지금이야 술담배는 지정된 곳에서만 팔 수 있지만, 기원이 영업이 잘 되던 80년대까지만 해도 그런 법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술담배를 팔 수 있었고, 아재들 특성상 지갑이 넉넉해서 이것저것 많이 사 먹었기에 오히려 평균적으로 수입 자체는 현대의 보드게임방보다 좋았다. 당시 스마트폰은 커녕 PC방도 없던 시절인지라 기껏해야 당구장 정도를 제외하면 여가수요를 나눠먹을 경쟁업체가 적었기에 아재들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기원을 자주 찾았고, 바둑과 장기 이외에도 TV로 야구중계나 신문, 트럼프카드나 화투 등 아재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상시 구비해놓은 아날로그 아재 사랑방이었다. 대략 6~70년대 동네 아재, 할배들이 동네 복덕방에서 주로 모였다면 80~90년대에는 기원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
199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으나 인터넷바둑, 인터넷장기 등이 보편화되며 점점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2010년대 들어서부터는 바둑, 장기 인기 자체가 서서히 몰락하면서 이후로는 바둑, 장기만으로는 적자날게 뻔한지라 화투, 트럼프등을 구비하며 자구책을 마련하다 결국 몇몇 업체는 불법도박장으로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다. 현재는 어디에 기원이 있는지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멸망 직전 상황.
프로바둑에서 기사들이 어느 나라에서 바둑 활동할 때 'XX기원에서 활동한다'라고 칭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국기원, 일본기원, 중국기원 등등. 바둑은 한국이 현대적인 대한민국이 되기 이전부터 프로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국적이 아니라 소속기원을 기준으로 해당 기사의 소속을 가름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되어 있다. 한국만 보더라도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있고, 일본에도 일본 기원과 관서기원이 있고, 대만에도 대만기원해봉기원이 있듯이... 즉, 한국기원, 일본기원 등에서 쓰이는 '기원'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그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는 것. 비유하자면 '바둑 PC방'이 아닌 '바둑협회'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널리 보급되어 온라인 바둑에서의 대리랭이 더 심해질 경우 기원이 대안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적어도 여기서는 그런 짓은 못 하기 때문이다. . 다만 단점도 있는데, 워낙에 고인물들이 넘쳐나는 바둑판인지라, 기원에 가면 그 고인물들과 직접 마주하면서 바둑을 둬야 한다. 수많은 비매너와 텃세 등으로 입문자, 혹은 인터넷 바둑만 한 사람은 크게 시달리다가 결국 기원과 연을 끊는다. 사실 기원도 이러한 고인물들의 행동이 신규 고객의 유치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질적 및 장기적으로 수입원이 되는 사람은 이런 고인물들이라는 걸 알기에 과감하게 단속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런 고인물들은 패를 이뤄다니기 때문에, 기원 입장에서는 고인물 고객 한 명 잃는 것은 그의 친구들 10명 이상을 잃는 것이다.[1] 이러니 신규고객이 안 들어오는 악순환의 반복. 괜히 인터넷이 애용되는 게 아니다.
놀랍게도 여기서 공연을 한 걸그룹도 있다. 2017년 8월 걸그룹 여자친구는 1thek 코너의 일환으로 기원에서 라이브 무대를 한적이 있다. 바둑에 집중해 눈길도 한번 줄까말까하는 아재들이 킬링포인트.


[1] 이와 100%에 가깝게 완벽히 일치하는 상황이 있으니, 바로 '''과금전사로 대표되는 모바일 게임'''이다. 백날 게이머들이 망겜이니 뭐니 운운해도 실제로 지갑을 여는 건 과금전사들이라는 점에서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