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십
1. 개요
한국어 '깻잎'을 표기대로 읽은 발음.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종종 '깻잎'을 읽을 때 실수하여 내는 발음임과 동시에,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한국어는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는 오해에 대한 직관적인 반례이다.[1] 참고로 '깻잎'의 옳은 발음은 [깬닙]이다.
한국인에게 '깻잎'의 발음이 왜 [깨십]이 아니라 [깬닙]인지 물으면 십중팔구는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깻잎'이 [깬닙]으로 발음되는 데는 여러 개의 발음 규칙이 적용되는데,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그 규칙들을 하나하나 의식하며 한국어를 발음하지 않기 때문[2] . 그렇기에 '깻잎'의 발음이 표기와는 달리 [깬닙]인 것도 누군가 지적하지 않으면 아예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어는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는 오해도 한국어 화자의 그런 특징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는데, 한국어의 음운 변동이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입장에서는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보니 발음과 표기가 일치하는 않는 경우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
'깻잎'이 [깬닙]으로 발음되는 것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데, 표기와 발음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단어의 어디에도 없는 'ㄴ'이 발음상에는 두 개나 나오니 혼란스러울 만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런 질문들도 보인다. https://hinative.com/ko/questions/10053422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쓰면 kkaennip으로 쓴다. 다만 인명일 경우(깻잎이란 이름이 있을까, 라는 것은 넘기고) 이름 사이의 음운변화는 인정하지 않으므로 또박또박 끊어 읽은 Kkaetnip이 된다.[3] 학술목적으로 쓰는 경우 ㅅ을 그대로 살려 kkaesnip이 될 것이다.
2. [깬닙] 발음의 원리
- '깨'와 '잎'은 둘 다 실질 형태소이기에 '깨'에 붙은 'ㅅ'이 연음되지 않는다.[4] 따라서 [깨십]이라고 발음할 수 없다.
- 순우리말만으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면서 앞 음절의 형태소가 모음으로 끝나고 다음 음절이 [이]로 시작하는 경우 [ㄴㄴ] 발음이 추가되는 규칙이 있다. '깻잎'은 '깨'라는 형태소와 '잎'이라는 형태소의 합성이므로, 이 규칙에 해당한다.
- '잎'은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해 [입]으로 읽는다. 물론 '깻잎'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이어지는 경우 ㅍ을 그대로 발음한다(깻잎이 [깬니피], 깻잎은 [깬니픈] 등).
3. '깻잎' 표기의 원리
- 순우리말만으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면서 앞 음절이 모음으로 끝나고 다음 음절이 [이]로 시작하며 중간에 [ㄴㄴ] 발음이 추가되는 경우, 앞 음절에 사이시옷을 추가한다. '깨'와 잎'은 둘 다 순우리말이고, '깨'와 '잎'이 붙어서 이루어진 합성어의 중간에는 [ㄴㄴ] 발음이 추가되므로([깬닙]) 사이시옷을 추가해서 '깻잎'으로 표기한다.
4. 실제 사례
미국인 유튜버 데이브가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깻잎'을 [깨십]이라고 읽었다 한다. 영상[5]
5. 비슷한 예시
- 나뭇잎[나문닙]
- 댓잎[댄닙]
- 뒷일[뒨닐]
- 배춧잎[배춘닙]
- 앞일[암닐]
- 찻잎[찬닙]
- 콩잎[콩닙]
[1] 한국어는 소리나는 대로만 적는 언어가 아니다. 애초에 완벽하게 소리나는 대로 적는 언어라면 맞춤법이 있을 필요가 없다. 표기와 발음이 완전히 일치하는 언어는 이 세상에 거의 없으며, 한국어는 그 중에서도 특히 형태소의 발음 변화가 심한 축에 속해 소리나는 그대로 적기가 곤란한 언어이다. 때문에 현행 맞춤법은 형태소 위주의 분철 표기법을 쓰고 있으며, '깻잎'이라는 철자는 그러한 분철법의 산물인 것이다.[2] 특히 사이시옷 규칙. 사이시옷은 한국인들도 많이 틀리는 부분이다.[3] Kkae''s''ip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규정의 용례에도 나와있듯이 말음법칙은 분명히 반영한다.[4] 연음이 되려면 '잎'이 형식 형태소여야 한다.[5] 영상을 보면 '개씹'에 더 가까운데 예사소리, 된소리, 거센소리로 분류되는 언어가 매우 적기 때문에 발음이 어려워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