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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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刀魚の味
1962년작 일본 영화. 포스터랑은 달리 컬러영화다. 오즈 야스지로의 유작.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고독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일상물이다.
진짜로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물론 주인공 히라야마(류 치슈. 굉장히 오래 살았다)의 장남이 아버지를 속여서[1] 돈받아 골프채를 사려고 한다던가, 딸의 결혼이야기가 나오긴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지루할 수 있다. 다만 홍상수감독의 팬이라면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작품.[2] 그리고 제목은 꽁치의 맛인데, 꽁치는 한마리도 안 나온다. 한국 사람들이 보면 컬쳐쇼크를 느낄만할 점이 있는데, 스승인 전직 교사(지금은 국수집 주인이다)가 술에 취한 뒤에야 장성하여 대부분 50대 넘은 제자들에게 반말을 하고, '''술에서 깨어나면''' 제자였던 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쓰면서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스승이었던 사람이 나이적은 제자에게 존대하거나 깍듯이 예의를 차린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써의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일본에는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으로 하는 말)가 있어서, 서로간에 말을 돌려서 말함으로써 상처를 안줄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여기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류 치슈는 일본인으로, 30대 초반부터 노인역만 맡았다. 그리고 89세까지 살았다.
제자 중 한 명이 주인공(히라야마)으로, 해군 장교 출신이며, 스승의 라면집에서 옛 부하(사카모토)와 마주친다.[3] 여기서 옛 부하는 전후 고생 끝에 자수성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이 왜 패전했을까, 패전하지 않았으면 미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을텐데, 하는 요지의 말을 한다. 주인공 중의 한명인 이 제자(히라야마)는 그래도 염치라는게 있어서 떨떠름하게 받는다. 오히려 패전한 게 다행이 아닐까하는 히라야마의 말에 부하는 풀이 죽어 수긍한다. 이 때 태평양 전쟁기의 일본 군가 군함행진곡이 울려퍼지고, 감격에 찬 부하는 옛 상관에게 거수경례를 하지고 한다. 옛 상관인 제자는 마지못해 경례를 하고, 술집에 있는 다른 사람도 경례를 하며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러한 장면이 유쾌하게 처리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은 아니고, 패전 후 일본인들의 찌질해진 마음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 장면을 볼 때 한국사람으로서 불편한 것 역시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장면에서 울려나오는 군함행진곡이 낯설지 않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가끔 일제의 군함행진곡을 알게모르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딸을 시집 보낸 히라야마가 허전함에 술을 진탕 마시고는 집에 들어와 군함행진곡을 부르며 횡설수설하다가 주인이 떠난 딸의 방에서 우는 걸로 끝난다.
히라야마의 군함행진곡에 대한 태도도 극이 진행되면서 변화하는데, 해군 시절 부하였던 사카모토 때문에 마지못해 군함행진곡을 들으며 경례를 해주지만 장남과 함께 그 술집을 다시 갔을 때는 군함행진곡을 틀려는 술집 주인을 제지한다. 자식들 세대들이 알아봤자 좋을 것 없는 노래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딸을 시집 보내고 나선 군함행진곡을 틀어달라고 하거나, , 술에 진탕 취해 돌아와 막내아들 앞에서 군함행진곡을 흥얼거린다. 딸의 출가로 인해 정상적인 사리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로 허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혹은 주인공도 서서히 변해간다는 극중 장치일지도.
마지막에 군함행진곡을 흥얼거리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군함장으로 있던 시기는 부인과 사별하기 전의 시기였다. 딸 미치코를 시집보내고 허전함을 느낀 주인공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고 아내를 닮은 마담이 있는 바로 향한다. 딸 마저 보내버린 주인공이 느끼는 삶의 외로움은 이전과는 다른 강도의 것이고, 아내를 닮은 마담을 바라보며 자신의 청춘이었던 군 함장 시절을 노래로 추억하는 것이다.
秋刀魚の味
1962년작 일본 영화. 포스터랑은 달리 컬러영화다. 오즈 야스지로의 유작.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고독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일상물이다.
진짜로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물론 주인공 히라야마(류 치슈. 굉장히 오래 살았다)의 장남이 아버지를 속여서[1] 돈받아 골프채를 사려고 한다던가, 딸의 결혼이야기가 나오긴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지루할 수 있다. 다만 홍상수감독의 팬이라면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작품.[2] 그리고 제목은 꽁치의 맛인데, 꽁치는 한마리도 안 나온다. 한국 사람들이 보면 컬쳐쇼크를 느낄만할 점이 있는데, 스승인 전직 교사(지금은 국수집 주인이다)가 술에 취한 뒤에야 장성하여 대부분 50대 넘은 제자들에게 반말을 하고, '''술에서 깨어나면''' 제자였던 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쓰면서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스승이었던 사람이 나이적은 제자에게 존대하거나 깍듯이 예의를 차린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써의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일본에는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으로 하는 말)가 있어서, 서로간에 말을 돌려서 말함으로써 상처를 안줄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여기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류 치슈는 일본인으로, 30대 초반부터 노인역만 맡았다. 그리고 89세까지 살았다.
제자 중 한 명이 주인공(히라야마)으로, 해군 장교 출신이며, 스승의 라면집에서 옛 부하(사카모토)와 마주친다.[3] 여기서 옛 부하는 전후 고생 끝에 자수성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이 왜 패전했을까, 패전하지 않았으면 미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을텐데, 하는 요지의 말을 한다. 주인공 중의 한명인 이 제자(히라야마)는 그래도 염치라는게 있어서 떨떠름하게 받는다. 오히려 패전한 게 다행이 아닐까하는 히라야마의 말에 부하는 풀이 죽어 수긍한다. 이 때 태평양 전쟁기의 일본 군가 군함행진곡이 울려퍼지고, 감격에 찬 부하는 옛 상관에게 거수경례를 하지고 한다. 옛 상관인 제자는 마지못해 경례를 하고, 술집에 있는 다른 사람도 경례를 하며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러한 장면이 유쾌하게 처리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은 아니고, 패전 후 일본인들의 찌질해진 마음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 장면을 볼 때 한국사람으로서 불편한 것 역시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장면에서 울려나오는 군함행진곡이 낯설지 않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가끔 일제의 군함행진곡을 알게모르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딸을 시집 보낸 히라야마가 허전함에 술을 진탕 마시고는 집에 들어와 군함행진곡을 부르며 횡설수설하다가 주인이 떠난 딸의 방에서 우는 걸로 끝난다.
히라야마의 군함행진곡에 대한 태도도 극이 진행되면서 변화하는데, 해군 시절 부하였던 사카모토 때문에 마지못해 군함행진곡을 들으며 경례를 해주지만 장남과 함께 그 술집을 다시 갔을 때는 군함행진곡을 틀려는 술집 주인을 제지한다. 자식들 세대들이 알아봤자 좋을 것 없는 노래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딸을 시집 보내고 나선 군함행진곡을 틀어달라고 하거나, , 술에 진탕 취해 돌아와 막내아들 앞에서 군함행진곡을 흥얼거린다. 딸의 출가로 인해 정상적인 사리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로 허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혹은 주인공도 서서히 변해간다는 극중 장치일지도.
마지막에 군함행진곡을 흥얼거리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군함장으로 있던 시기는 부인과 사별하기 전의 시기였다. 딸 미치코를 시집보내고 허전함을 느낀 주인공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고 아내를 닮은 마담이 있는 바로 향한다. 딸 마저 보내버린 주인공이 느끼는 삶의 외로움은 이전과는 다른 강도의 것이고, 아내를 닮은 마담을 바라보며 자신의 청춘이었던 군 함장 시절을 노래로 추억하는 것이다.
[1] 냉장고 살 돈이 필요하다고 구라를 쳤다. [2] 홍상수 감독이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답게 여러모로 비슷하다. 단 굉장히 일상적이고 미니멀한 분위기속에서 가족적인 분위기가 나온다는점에서 좀 다르다고나할까.[3] 히라야마가 함장으로 근무했던 함정의 이름은 아침바람호였다. 가미카제급 구축함 2번함 아사카제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