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 갑옷
1. 개요
갑옷의 일종. 천으로 만든 의복에 두터운 솜, 양털, 헝겊 부스러기, 혹은 여러 겹의 아마포(리넨)를 채워 넣어 두텁게 만든 천 갑옷이다.
갬비슨(Gambeson) 혹은 강비종(Gambison), 패디드 잭(Padded Jack) 등으로도 불렸다. 이 갑옷이 정말 많이 나오는 게임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에서는 '강베송'으로 번역됐다.
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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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인액트먼트에 등장한 갬비슨의 레플리카
체인메일의 내피 역할로도[1] 입었지만, 가난한 병사들의 경우는 그냥 이것만 입고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중세 판타지 등지에서는 흔히 방어구의 티어를 가죽 갑옷 - 사슬갑옷 - 플레이트 아머 비슷한 식으로 나누지만, 역사적으로 중세 유럽에서는 가죽 갑옷은 손목 부위 등 신축성이 필요한 일부 부위를 제외하곤 거의 쓰이지 않았으며, 갬비슨이 훨씬 자주 쓰였다.
심지어 당시에 쓰이던 아마포를 여러 겹을 넣은 갬비슨이라면 절삭 방어력, 관통 방어력이 가죽으로 만든 갑옷보다 우월하며, 유지/보수도 단순하고, 아마를 재배하는 것으로 충분한 수량을 뽑아낼 수 있기에 저렴하기까지 하다. 금속 갑옷에 비해서도 양호한 방호력을 지니기에 특히 관통 방호력 문제에서 리벳이 벌어져 갑옷이 분해될 수도 있는 체인 메일을 상당히 잘 보완해준다. 또한 의외로 참격에 대해서 매우 높은 방어 효과를 발휘한다.[2]
중세 시대에는 체인 메일과 함께 착용되었고, 몇몇 특수한 경우는 외부는 퀼티드 아머로 보이지만 속에 체인 메일을 넣어 두거나 동양의 두정갑처럼 속에 찰갑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일상 의복으로 보이면서도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고위층이 착용했다.[3][4]
플레이트 아머의 시대가 되어서는 관절 부위에 체인 메일을 덧댄 형태로 변형된 아밍 더블렛이 갑옷 안에 받쳐 입는 의복으로 착용되었다. 플레이트 아머의 무지막지한 방어력 덕분에 아밍 더블렛은 전시대의 갬비슨처럼 두꺼울 필요는 없었던지라 단독으로 방어구로 사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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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밍 더블렛, 관절 부위에는 체인 메일을 덧대었다. 후기에 관절부마저도 철판으로 가리게 되자 체인 부분은 축소되거나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1] 체인 메일을 맨 살에 입으면 녹이 묻어 나와 몸에도 좋지 않고 사슬 위로 타격을 받으면 그대로 몸에 박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또한 방한 목적으로 입기도 했다.[2] 날을 잘 세워둔 날카로운 칼이나 펄션은 퀼티드를 잘 베어내지만, 전장에서는 내구도 유지 등의 문제가 있어서 무기의 날을 적당하게 세웠기에 퀼티드도 충분한 방어력을 보일 수 있었다.[3] 살라딘 같은 경우는 전장에서도 갑옷보다는 이러한 일상복으로 보이는 갑옷을 선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4] 비단 살라딘뿐만 아니라 중동 아랍권의 군대들은 따가운 태양빛에 금속 재질의 갑옷이 달궈지는 걸 막기 위해 사슬 갑옷 위에 천옷을 입어서 본의 아니게 일상복만 입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당시 이들과 싸우던 십자군은 아랍 군대의 이런 겉모습만 보고 갑옷을 입지 않았다고 오판해 '사슬 갑옷으로 중무장한 유럽 기사와 천옷만 입은 아랍군' 이미지가 잘못 알려지기도 했었다. 실제로는 아랍군이 거의 전신에 사슬 갑옷을 둘러서 유럽 기사보다 더 중무장하기도 했고, 유럽 십자군이 돈이 없으면 갬비슨만 걸쳐 입고 오기도 했다. 12세기 말부터는 유럽계 군인들도 갑옷을 햇빛으로부터 가리기 위해 겉에 서코트라는 천옷을 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