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일/시나리오/비판
1. 개요
라테일은 10년 이상을 국내에서 서비스한 장수 RPG 게임이다. 라테일 초창기에는 뛰어난 시나리오로 유저들에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었으나, 시즌 2 폭풍 업데이트 때 기존의 시나리오를 상당수 갈아엎고 뒷수습을 하지 않아 시즌 1의 남은 설정들과 시즌 2에서 추가된 설정들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난 설정 오류는 다른 게임과 비교해봤을 때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세계관의 큰 줄기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몇몇 캐릭터들의 행동과 대사가 부자연스러워진다는 정도에서 그쳤다.
그러나 흑영 업데이트부터 흡사 양판소를 보는 듯한 저질스러운 필력과 기존 시나리오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막가파식 진행이 시작되더니 한 때 탄탄한 스토리라인으로 각광받던 라테일 시나리오의 질을 처참하게 떨어뜨려 버렸다. 수준 낮은 시나리오에 실망하여 게임을 접는 유저도 제법 있을 정도.[1] 많은 유저들이 오스큐라스까지 집필하고 라테일W로 넘어간 전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그리워하고 있다. 라테일, 특히 라테일 시나리오를 덕질하던 팬층에선 아예 '''현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해고하기 전까진 복귀하지 않겠다'''라는 의견도 자주 보일 정도. '''사실상 현재 라테일에서 가장 시급한 교정이 필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이 비판은 용제성(흑영)~얼어붙은 세계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한다. 2019년부터는 18년 4월에 새로 모집한 시나리오 담당자가 기존의 시나리오를 수습하고 원래의 방향대로 이어 나가면서 후술할 수많은 문제점들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
2. 이야기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설정 오류
자세한 항목은 라테일/시나리오/설정 오류 항목 참고.
문서를 열람해보면 알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오류가 시나리오 담당자가 바뀐 후 첫 시나리오인 흑영 업데이트로부터 시작됐다.
3. 무책임한 시나리오 삭제와 수습하지 않는 운영진
시나리오를 수정한 이후 뒷감당을 하지 않아 유저들이 시나리오가 바뀐지도 모르게 되고, 신규 유저들에게 혼란을 준다. 제나디아 시나리오를 삭제했으면 이와 연관되는 부분 역시 삭제해야 하고, 엘메이가 플레이어와 만나는 부분을 삭제했으면 그 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어야 하고, 아스가르드 시나리오를 축소했으면 그만큼 시나리오 진입 이전에 설명할 수 있는 구간을 준비했어야 하는 게 맞다. 현재 라테일 상당수의 시나리오는 뜬금없는 전개로 뜬금없이 끝나고, 중간중간 시나리오에 빈 틈이 있는데 '''그 빈틈을 메우지 못한다.''' 거기다 재미까지 부족해지는 경우도 있고.
물론 아스가르드나 제나디아는 엄청난 노가다를 요구하는 곳이었고[2] 개편의 여지가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스가르드 시나리오는 스토리의 축소가 아닌 표류도시처럼 노가다의 양을 줄이기만 해도 시나리오를 전달에 문제가 없었을 테고, 제나디아는 노가다의 고통도 잊게 해줄만큼 감동적인 스토리로 축소 자체를 반대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굳이 줄여야 했다면 시나리오의 운용에 필요하고 유저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노가다 양을 줄인 채로 남겨두는 편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통편집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표류도시 시나리오는 시즌 1 당시의 아스가르드 시나리오들을 전부 알고서 봐야 훨씬 더 이해하기도 좋고 감동적이다. 애시당초 아스가르드 시나리오를 읽은 유저들이 소름 돋으라고 만든 시나리오였다.[3]
현재는 제나디아의 경우 플레이어가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과 함께 서브 시나리오로 그 기억을 되찾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되었다.
4. 흑영 업데이트 이후 드러난 시나리오의 질적 하락
전체적으로 시나리오의 질이 흑영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심각하게 저하되었다. 사실상 현재 라테일 스토리 문제점의 대다수가 여기서 나온다.
4.1. 최악 수준의 필력
이전까지의 시나리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필력이 처참해졌다. 유저들이 무슨 문학 비평가도 아니고, 게임 시나리오에 그렇게 큰 허들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까놓고 말해 시즌 1과 시즌 2 초반의 대사가 무슨 게임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문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구 시나리오는 기존의 것들을 섞어 흥미로운 세계관을 창조해냈고, 스토리에 신경쓰는 유저들의 구미가 당길만한 이야기를 생산해 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현재의 시나리오는 한때 시나리오 갓겜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과거의 명성에 대놓고 먹칠하는 질 나쁜 양판소 수준. 아래의 두 토막글은 각각 예전 시나리오와 현재 시나리오에서 따온 대사들이다.[4]
해당 문제는 아말룬 사막 업데이트 때 시나리오 라이터가 변경됨으로써 해결되었다.
'''과거 위그드라실까지의 시나리오'''
'''초엔 팜'''
...발할라에 온 것을 환영해, 이계의 모험가님.
용케도 여기까지 기어올라왔네. 과연... 데르족 계집애가 자신의 챔피온으로 선택한 몸이라 이건가?
자신이 정의의 편이라고 굳게 믿으며 여기까지 한 달음에 달려왔겠지?
─너같은 녀석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
이 [세상] 안에서 그대 손에 죽어간 모든 몬스터들이, 너에게는 그저 사냥당해 마땅한 [악한] 존재로 보이겠지, 안 그래?
세계의 진실따위는 알지도 못하면서.
아니... 설사 안다해도 아무 상관없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난 오늘 기분이 더러워.
'''플레이어'''
(초엔 팜의 몸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더니, 거대한 새의 형상을 이루기 시작한다...!)
'''초엔 팜'''
징계의 불꽃을, 정화의 심판을 내려주지.
그대는 여기서, 오만한 채로 죽도록 해!
'''과거 오스큐라스 이후부터 얼어붙은 세계까지의 시나리오''''''흑월공주'''
...정말이지 당신도, 초엔도, 그동안 잘도 속여왔네.
...아가슈라에게는 세 명의 수장이 있다고 들었어.
카즈노 당신도 그 셋 중 하나인거지?
'''카즈노'''
흠, 예습을 철저히 하셨군, 흑월공주.
'''흑월공주'''
장난치지 마.
동족이잖아? 마왕과의 싸움에서도 처음부터 손발을 맞춘거 아니었어?
그렇게도 귀여워하던 이리스를, 처음부터 배신할 생각이었겠지?
'''카즈노'''
......
'''플레이어'''
(가벼운 태도로 이야기를 늘어놓던 카즈노가 처음으로 입을 다문다.)
'''흑월공주'''
...흥!
그런 당신이 왜 이제와서, 초엔과 적대하는거지?
'''카즈노'''
...그래. 그랬지. 우리가 바란 건 우리를 얽어맨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자유! 숙명에 사로잡힌 동족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다!
설령 그것이 거짓된 것이라 해도...
'''블라스'''
큭, 강한 인간이로군.
내가 졌다.
'''플레이어'''
호오, 넌 확실히 찌질했던 갤루스 녀석과는 다르구나.
그 녀석은 일방적으로 나한테 발려놓고 인정할 수 없다며 빼액대던데.
'''플레이어'''
궁금한 게 있는데, 너희는 대체 왜 우리 신전을 공격한거지?
그리고 너희 1군단이 이곳에 남아 있던 이유는 뭐야?
'''블라스'''
내가 그런 것을 말해줄 이유는 없다.
'''플레이어'''
그러면 넌 죽어.
'''블라스'''
어차피 살 수 있다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죽여라.
난 럭스 님을 배반할 생각이 없다.
'''플레이어'''
눈물겨운 충정이로군.
그래도 쉽게 죽일 수는 없지.
모처럼의 정보원이니 천천히 고문을 좀 하면서... 응?
'''블라스'''
크륵...!
'''플레이어'''
자, 자살? 안 돼!
죽지 마! 제길, 어떻게든 살려서 정보를...
'''바포메트'''
큭, 이게 인간의 힘이라니... 믿을 수 없다.
네놈의 정체가 뭐냐?
'''플레이어'''
척 보면 몰라? 인간이다.
'''바포메트'''
거짓말하지 마라! 인간이 이 정도로 강할 리 없다!
...설마, 네 놈은 천족이냐?
아니,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품위가 없어 보이는데...
'''플레이어'''
(빠직!)
'''바포메트'''
알았다! 네놈은 마족이구나! 그 모습은 내 방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속임수였어!
누구냐? 서, 설마... 럭스 님과 대립 중인 마계 군주 중 하나의 심복이냐?
'''플레이어'''
내가 어디를 봐서 마족으로 보이냐!
헛소리 그만하고,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질문에 응하면 살려주고, 거부하면 죽는다.
'''바포메트'''
저, 정말 살려줄거냐?
'''플레이어'''
그래. 그러니까 성실히 대답에만 응해. 쥐도 새도 모르게 보내줄테니까. (지옥으로)
'''아말룬 사막부터의 시나리오'''
'''티야'''
제가 있던 '라'에선 죽은 자가 안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설 속의 신이었어요.
'''플레이어'''
신이었어요... 라고 하면 과거형이군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티야'''
오래 전, 누군가 '금단'의 소원을 빌어 죽은 자들의 신을 부른 적이 있었어요.
죽은 자들의 신은 사람들의 정신 틈으로 들어가 고통을 각인시켰고, 그 고통을 키워 사람들을 죽음으로 인도했죠.
결국 보다 못한 마법사들이 그 존재를 붙잡아 겨우 봉인시켰지만, 그게 전부였어요.
철저히 '악'을 위해서 움직인 '죽은 자들의 신'.
자신이 악행을 저질러야만 살 수 있는 존재라고 떠들던 그는 또 다시 동생 앞에 나타났어요. 비록 동생이 선택한 것이지만...
'''플레이어'''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티야'''
그 존재는 제 동생과 계약을 한 이후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그래도 그 악한 힘이 아직 동생에게 남아있어요.
그 힘... 이곳의 어떤 불길한 기운과 비슷한 것 같은데...
저도 잘 몰라서 말씀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플레이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하고 비슷한 것 같네...)
아니에요. 그건 제가 할 일이니까 너무 신경 쓰시지 마세요.
4.2. 기존 시나리오와의 괴리감
기존 시나리오와 일치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 시나리오 라이터 교체 전 마지막으로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오스큐라스 시나리오도 메인 시나리오 추가 이전에 쉬어 가는 느낌으로 썼던 건데, 그나마도 오스큐라스 시나리오를 빼면 새 시나리오와 연관이 있는 시나리오가 전무하다. 아예 설정만 비슷한 다른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 시나리오가 따로 노는 수준이다.
특히 기존의 주요 인물들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 당장 이리스 파티만 봐도 무웬과 조에는 물론이고 비중이 폭락한 레비 아렌스부터 스토리 상 굉장히 중요한 인물인 카즈노 나스와 사이암 베스푸치도 전혀 등장하지 읺는다. 카즈노와 사이암 베스푸치, 흑월공주도 인피니티 패치 이후 2018년까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흑월공주는 더 이상 나올 껀덕지가 없다는 핑계라도 있지만, 사이암과 카즈노처럼 인기 있고 중요도까지 높은 인물들마저 완전히 배제했다. 그리고 이리스 파티 뿐만 아니라 위그드라실과 세계 멸망 떡밥과 근접해 있는 오딘과 니이, 제릴 역시 등장한 적이 없다. 물론 위그드라실 부분은 전직 시나리오 담당자가 스토리를 깔끔히 마무리짓지 않고 시나리오에서 손을 떼긴 했지만, 그 결말을 고작 등장인물의 대사 몇 마디로 퉁쳐버리는 현 담당자의 문제가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제의 시나리오 부분은 다음 문단에 서술되어있다.
다행히도 해당 사항은 Project L이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보여 주면서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흑월공주, 무웬과 조에가 이후 시나리오에서 재등장이 없는 게 확정되기는 했지만... [5] 문제는 라테일 W의 시나리오를 따라가다 보면 무웬과 조에가 현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면 안 되는데 시나리오 라이터가 수습하느라 그랬는지 무웬과 조에가 등장해 버렸다.
4.2.1. 위그드라실 떡밥 분쇄
위그드라실 세계와 라테일 세계의 충돌 떡밥에서 마계의 군주 럭스 떡밥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기 위해 어거지로 기존 시나리오의 갈등을 봉합해버렸다. 아래는 위그드라실 챕터의 엔딩이다.
분명 위그드라실의 엔딩은 충돌하는 두 세계를 막는데 카즈노와 제릴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암시함과 동시에 아가슈라 중에서 가장 강한 자인 제릴이 환원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부득이 다른 세계로 올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라는 점 역시 읽어낼 수 있었다. 더욱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 이리스와 중요한 관계에 놓여있는 카즈노라는 점에서 유저들이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느시점부터 두 세계의 충돌에 관한 언급이 일체 나오지 않기 시작하더니 세레스의 신전 시나리오에서 해결이 된다.'''제릴'''
흐─음. 이거... 아무리 나라도 무지 힘든데. 사실 아가슈라가 다른 세계에 놀러오는게 말이 되냐? 이것 참...
빨리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 않으면 단숨에 '환원'되고 말겠어.
자... 할 이야기만 하고 돌아가자고. 널 얼마나 지켜줄 수 있을지 장담을 못 하겠어.
젊은 신들이여. 잠시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줘.
'''오딘'''
이야기?
'''제릴'''
이야기.
도박운이 나쁜 이 친구가, 모든 것을 걸고 배팅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지.
'''카즈노'''
.......
위그드라실과 라테일 세계의 충돌 떡밥은 이렇게 어이없게 종결되었다. 라테일 세계에 닥친 피할 수 없는 재난으로 여겨졌던 충돌은 자기의 상식을 남에게 강요한 바보들의 호들갑이 되었고 카즈노와 제릴은 데미갓을 찾아가서 부탁 몇 마디 하면 될 것을 굳이 위험한 길로 돌아가는 얼간이들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서 데미갓 하나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온갖 비장한 척은 다 하면서 돌아다닌 명색이 아가슈라의 수장과 가장 강하고 오래 산 아가슈라 두 사람의 꼴만 우스워졌다. 아닌 게 아니라 라테일 세계와 위그드라실의 충돌 자체가 한없이 경솔하게 다루어지면서 그 충돌을 막지 못해 파국을 맞은 표류도시 역시 상대적으로 그 비극의 무게가 가벼워졌고, 데미갓은 세상이 이 지경이 될 동안 위그드라실을 이동시키지 않고 무얼 했느냐는 의문만 남는다. 간단히 임무를 완료했다는 이야기로 보아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텐데 말이다.'''티그리스'''
우선, '위그드라실' 문제는 '벨로쉬' 님을 파견하여 해결하도록 했다네.
'''플레이어'''
벨로쉬? 그게 누구죠?
'''티그리스'''
삼인의 데미갓 중 한 명이지.
'''플레이어'''
하지만 '충돌'은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엄청난 문제라고 했는데...
'''티그리스'''
'''누가 그런 헛소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상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지.
이미 이곳 행성과 가까워지는 그 세계를 아주 먼 곳으로 '이동'시킴으로 '''간단히''' 임무를 완료했다는 보고를 받았네.
'''플레이어'''
......;;;;;
'''티그리스'''
몰랐다면 모를까, 문제를 알았다면 해결하는 건 크게 힘든 일도 아니지.
하나 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충돌은 '''제국의 여왕'''이 직접 예언했다는 점이다. 암브로시아의 말에 의하면 그녀의 예언은 단 한번도 틀린 적이 없고, 충돌을 막기 위해선 그녀가 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이리스의 모험가인 플레이어라고 했다. 즉, 왕래 한 번 없던 대륙에 친히 사절까지 보내가면서 세계를 구해달라 부탁한 셈인데, 데미갓이 허무할 정도로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해버리는 바람에 여왕의 예언 역시 호들갑으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세계관 속 그 누구도 충돌이 아무도 해결 못할 문제라 하지 않았다. 여왕은 플레이어를 꼽았고, 제릴은 카즈노의 모든 것을 건 도박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만 여왕이 이게 엄청난 문제라는 식으로 공론화를 시킨 건 맞는데, 그럼 티그리스는 제국 여왕을 헛소리 하는 바보 취급한 게 된다. 무엇보다 플레이어는 자기가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얘기 하려고 사절단까지 보냈는데 저기서 얼빠진 듯이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랬는데요' 같은 말이나 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 복장만 터진다. 위그드라실 충돌 문제 해결의 주축이었어야 할 플레이어를 완전히 물먹여버린 셈이다. 얼마나 생각없이 시나리오를 휘갈겼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이 문제는 시나리오 라이터 교체 후 타르타로스 시나리오에서 해결되었다.
'''유란'''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그 세계'가 다시 오고 있습니다.
'''플레이어'''
자, 잠깐... 그 세계라면...?
'''유란'''
쥬얼 학파 마법사들이 보고한 바로는 '그 세계'가 진로를 바꿔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데미갓 벨로쉬가 바이스와의 전투에서 신성력을 봉인 당했다고, 저 멀리 날아간 세계가 다시 돌아오다니...[6]
'''애초에 말이 되지 않습니다. 위대하다면 위대할 수도 있는 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그 세계가!! 일개 데미갓 따위의 능력으로 해결될 리 없잖습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격해져서... 결례를 범했습니다.
4.3. 시나리오의 양판소화
기존 라테일의 시나리오는 이미 많은 유저들에게 익숙한 신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거기에 흥미로운 변주를 더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흑영 때부터 '''저질스러운 필력'''과 깊이라곤 없는, 그저 '''먼치킨 플레이어가 닥치는대로 악당을 때려부수는 스토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물론 선한 주인공이 악당을 무찌르는 이야기는 인간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무수히 반복된 줄거리이긴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은 대개 그 과정에 세심한 공을 들이기 마련이고, 그렇게 짠 영웅의 서사야말로 똑같은 권선징악을 말하고 있더라도 작품을 차별화시키는 요인이 되는데 유독 정상적인 서사를 짤 능력도, 의지도 없는 작가들이 ‘초인적인 주인공’같은 조악한 장치로 작품의 갈등을 끝내버리곤 한다. 그리고 라테일의 시나리오 역시 이러한 패턴을 그대로 답습했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강한 것으로 묘사되고, 몬스터와 인간 사이의 갈등은 아무도 잡지 못했던 강한 몬스터를 더 강한 플레이어가 때려잡으며 그렇게 풍선에 바람빠지듯이 끝난다. 구 시나리오가 아가슈라라는 종족을 통해 전형적인 RPG 게임 속 선한 인간과 악한 몬스터의 공식을 탈피하려고 시도했던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한심한 진행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플레이어가 먼치킨화 된 이후, 플레이어를 비롯한 모든 인물들이 상당히 조잡해졌다. 기존 시나리오 속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선한 심성을 지니고 있으나 마냥 성인군자처럼 묘사되지는 않았다. 특히 표류도시의 줄거리 자체가 잘못된 선택을 한 세계의 자기가 남긴 기억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플레이어였던만큼, 기존 시나리오의 플레이어는 이렇게 결함이 있고 그렇기에 성장의 여지도 있는 입체적인 인물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현재 시나리오 속 플레이어는 별다른 특색없이 그저 강하다고만 묘사된다. 남들이 고전하는 몬스터도 척척 잡아내고, 마음만 먹으면 못해내는 임무가 없다. 그러니 다른 캐릭터와 할 수 있는 상호 작용 역시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것. 플레이어의 주변 인물들은 고작해야 플레이어의 압도적인 강함에 감탄하거나, 그걸 꼬집어 되도 않는 개그를 치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밑도 끝도 없이 그저 강하다고만 묘사되는 인물을 중심으로 뭔가 무게감 있는 스토리를 쓰는 건 불가능하다. 소위 양판소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상업 판타지 소설에서 별다른 깊이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인스트'''
뭐, 자네 부탁이니 추천장 정도는 써 주지.
그나저나 이제 세레스 신전을 장악한 마족군도 불쌍하게 되었군.
'''플레이어'''
네? 무슨 말씀이시죠?
'''아인스트'''
자네를 적으로 맞게 되지 않았나?
'''플레이어'''
제, 제가 뭘 어쨌다고...
'''아인스트'''
지금까지 자네에 의해 목숨을 잃은 존재들만 몇천은 가뿐히 넘을텐데...
자네, 연합에서 거의 파괴신 취급 받고 있다는 거 알고 있나?
'''플레이어'''
......;;;
'''플레이어'''
왜 저를 그런 눈으로 보시나요?
'''에일린'''
취미가 (악당과 몬스터) '학살' 이라고 적혀 있는데 사실인가요?
'''플레이어'''
네, 네에?!?!?!?!?
'''에일린'''
그리고 때려잡은 드래곤만 수백마리가 넘는다고 적혀 있는데...
'''플레이어'''
전혀 사실이 아닌데요?!
매번 이런 식이다. 게다가 읽어보면 알겠지만 웃기겠답시고 넣은 대사들도 별로 웃기지 않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게다가 시즌 1에서 악역을 자처했던 아가슈라와 그런 아가슈라의 이면에 있는 비극적인 운명, 그리고 그런 운명을 동정하며 그들의 곁에 남기를 택했던 무수한 비(非) 아가슈라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예전의 플레이어에겐 나름대로 세계와 생명에 관한 철학적 고민이 부여되었으나 현재의 시나리오에서 그런 건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구 시나리오에서 비극적인 존재로 조명받았던 아가슈라는 '''허세나 부려대는 것들'''로 격하되어 요새 취급이 영 좋지 않다.'''케이스'''
아, 당신이 바로...!
소문 많이 들었어요!
가는 곳마다 피바람을 일으킨다면서요?!
'''플레이어'''
아닙니다!
으, 누가 자꾸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는 건지...
4.4. 한없이 우스워진 플레이어와 이리스의 관계성
플레이어와 이리스의 관계 역시 그 깊이가 상당히 얕아졌다. 이리스는 플레이어가 라테일 세계로 오게 된 이유 그 자체이고, 플레이어는 이리스가 선택한 한 줄기 희망이나 다름없는 사람으로서, 둘은 비록 서로 만난 적은 없어도 어느 동료 못지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한 매우 독특한 사이였는데, 현재의 플레이어는 라테일 유저들 사이에서 '''농담섞인 드립''' 정도로만 돌고있는 '''이리스 나쁜년''' 기조를 그대로 차용한건지 툭하면 만나면 한 대 때려주겠다느니, 좀 따져묻겠다느니 하는 개그나 치고 앉아있다. 당연히 재미도 없고, 기존에 존재했던 캐릭터간 관계의 의미만 붕괴시켰다. 플레이어는 표류도시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리스를 구하지 못해 맞은 파국이 얼마나 끔찍한지 잘 알고 있다.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후회와 좌절이 담긴 또 다른 자기 자신의 기억을 받아들여 성장한 게 지금의 플레이어인데 요새는 시시덕거리면서 '이리스 이 마왕같은 여자~ 만나면 가만 안 두겠어~' 같은 드립이나 치고 앉아있다. 유아퇴행이 온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
최근 라테일 운영진이 한 인터뷰에 따르면 시나리오 담당자가 심상세계를 밀어붙인 이유가 유저들이 '''이리스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걸 구현하기 위해서'''란다. 그야밀로 총체적 난국 그 자체. 표류도시에서의 기억은 깔끔하게 리셋된 듯. 평행 세계의 라무아만 불쌍하게 됐다.
해당 내용은 타르타로스 시나리오에서부터 수습되고 있다. 아래 내용은 아드리카 시나리오의 한 부분.
'''메디아'''
당신은 당신의 신을 위해서 하는 일이, 그 길이 옳다고 생각하나요?
'''플레이어'''
음...
저는 지금까지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그저 이리스를 만나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메디아'''
확실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당신을 조금은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신뢰가 완벽해질 때까지... 부디 자주 찾아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