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코크
- 프랑스의 의류업체에 대한 내용은 르꼬끄 스포르티브로
'''Monsieur Lecoq'''
1. 개요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가보리오(Etienne Èmile Gaboriau,1832~1873)가 쓴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형사 탐정.
25세 전후, 노르망디의 유서 깊은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았지만, 대학 시절에 부모님을 잃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는 설정이다. 직장의 고용주에게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너 같이 가난하면 '''도둑'''이 되거나 '''형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형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외모는 창백한 얼굴에 붉은 입술 , 검고 풍성한 머리에 몸집이 작은 청년이라 한다.
2. 시리즈 소개
르코크 시리즈는 1866년부터 68년까지 총 5편의 작품이 있다. 순서대로 르루쥬 사건, 서류 113, 오르시발의 범죄, 파리의 노예, 르코크 탐정. 시리즈가 매우 적은데, 가보리오가 41살 한창 나이로 병사했기 때문이다. 첫번째 작품인 르루쥬 사건(L' Affaire Lerouge)에서는 밀정으로 르코크의 스승 격인 타바레 노인이 주인공이며, 르코크는 조연으로 취급받는다.
작중에서는 형사답게 실제로 돌아다니면서 탐문 수사를 하는 장면이 굉장히 많기에, 오귀스트 뒤팽이나 셜록 홈즈처럼 사건의 정보를 듣자마자 조금 생각하더니 한 순간에 모든 걸 밝혀내는 타입은 아니다.[1]
엄밀히 말하자면 르코크 시리즈는 탐문 수사 같은, 별로 재미 없는 장면이 많은데다 르코크의 캐릭터도 당대의 '괴짜 명탐정'들과는 달리 비교적 평범한 형사라서 특징이 부족한 편이다보니, 요즘 시점에서 보면 그렇게까지 재미있는 소설은 아니다. 다만 작품이 가지는 의의는 적지 않은데 르루쥬 사건은 세계 최초의 장편 추리소설로 거론되며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구체적인 형사 사건의 수사 과정을 도입하여 '''사실성을 크게 높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타바레의 캐릭터성은 뒤팽과 함께 후대의 홈즈에 영향을 미쳤다. 뒤팽과 홈즈를 이어주는 고전 추리소설.
3. 여담
-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탐정이지만 의외로 번역본은 굉장히 빨리 나왔는데 첫번째 작품인 르루쥬 사건이 1940년 소설가 안회남에 의해 번역출간 되었다. 한국에선 5개 작품 중 르루쥬 사건과 마지막 작품인 르콕 탐정만 번역되어 있는데 전자는 일본어, 후자는 영어 중역으로 둘 다 번역이 좋지 않다. 게다가 국일미디어에서 번역한 르콕 탐정은 1,2부로 나뉜 소설을 1부만 번역한 불완전 번역본이다.[2][3]
[1] 사실, 어떻게 보면 저런 안락의자 탐정들은 일종의 초인, 명탐정이고 르코크는 리얼한 형사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승인 타바레 노인은 르코크에게 몇 마디만 듣고 사건을 다 풀어내는 걸 보면 초인계에 속할 수 있을 듯.[2] 국일미디어에서 번역한 1부는 르코크가 살인범을 체포하지만 불완전한 수사 때문에 범인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데 실패하고 그를 체포하기 위해 한번은 놓아주지만 결국은 생 제르맹이라는 공작의 저택으로 도망친 범인을 놓쳐버리는 내용과 사건에 대한 진실과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타바레 노인에게 듣는 것이다. 특히 타바레 노인이 범인의 정체에 대해 알아맞추는 장면 이 진미다. 2부는 범인의 과거, 즉 왜 살인 사건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배경 설명과 르코크가 결국 범인을 붙잡는 내용이 나온다.[3] 참고로 범인은 부랑자로 변장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위의 저택의 주인인 생 제르맹 공작이었다. 즉, 공작은 경찰을 따돌리고 자기 집으로 도망친 다음 목욕탕에 들어가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던 것이다. 갑자기 차림새나 분위기가 확 변했기에(물론 작중에서도 범인은 부랑자지만 부랑자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르코크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 그리고 이후 르코크가 범인을 다시 체포하는데 몇 달이 걸린 것도 상대가 이젠 부랑자가 아니라 공작이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없이는 함부로 체포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4] 분명 십중팔구 위의 르루쥬 사건을 까는 것인데 사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홈즈라면 금방 진실을 알았을 일을 망치고 범인을 체포하는데 몇 달이 더 걸렸다.[5] 당장 결정적으로 범인은 자신을 재판하는 판사를 보고 얼굴색이 변했고 그날 밤 바로 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했다. 그리고 판사는 마차에서 내리다가 넘어져서 다쳤다며 부상을 핑계로 스스로 사건을 회피했다. 딱봐도 수상한 정황인데도 르코크는 범인이 부랑자라고만 생각해서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나중에 타바레 노인에게 지적을 받고서야 알게 되었다. 타바레 노인이 르코크의 수사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세부적인 면에서 섬세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한 곳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타바레 노인의 추리 중에서 두 군데 핵심을 짚어주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장면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위에 나오는 범인의 정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