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오페라)
스페인의 음악가 이삭 알베니스의 오페라.
이 작품의 탄생은 한 영국 은행가의 야심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영국 은행가이자, 극장주였던 프란시스 버딧 머니 카우츠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를 보고 '''독일도 이런 장대한 오페라가 나오는데 영국에서 안나온다는게 말이 안된다!'''라는 생각에 따라 영국적 소재에 니벨룽겐의 반지와 같은 거대한 스케일의 오페라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갖게된다.
이런 카우츠의 야심에 따라 카우츠 본인이 직접 대본을 쓰고 카우츠가 후원하던 알베니스에게 작곡을 의뢰하게 되어 나온것이 바로 이 오페라였다. 당초 카우츠와 알베니스의 구상은 아서왕 이야기를 바탕으로 거대한 3부작 오페라를 만드는 것이었고 멀린이 1부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어 2부는 랜슬롯, 3부는 기네비어 라는 제목으로 나올 예정이었다.
알베니스가 멀린의 작곡에 착수한것은 1897년으로, 이듬해인 1898년에는 성악과 피아노 악보가 완성되었다. 이어 알베니스는 바로 오케스트레이션에 착수해 1901년 시험 인쇄를 위해 오페라의 총 악보를 출판사에 보내 시범적으로 초판을 찍게 되었다. 근데 조판을 개판으로 봤는지 알베니스가 받아본 초판 악보는 오류가 심했고 당연히 수정을 봐야했지만 조판공이나 출판사가 별 움직임이 없자 빡친 알베니스가 '''아 놔, 님들하 이거 안고치삼!''' 하고 크게 항의한 끝에서야 1902년이 거의 다돼서 세번째 최종판이 나올수 있게 되었다.
알베니스 생전에는 뱅상 댕디와 알베니스 자신에 의해서 몇군데의 연주회에서 1막의 전주곡이 연주되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전체 오페라를 초연하기 위해 1905년 알베니스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친 리허설이 열렸지만 계획대로 무대에 올려지지는 못했다. 사실 카우츠의 대본이 조잡했기 때문에 이곡을 훑어본 사람들은 '''이거 공연 꼭 해야함둥?'''이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결국 알베니스는 건강도 안좋아지고 해서 공연을 포기했다.
알베니스 사후 1950년에 축약판의 형태로 바르셀로나 티볼리 극장에서 공연된바는 있지만, 곡 전체의 공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지휘자 호세 데 에우제비오가 이 곡을 발굴해 모든 필사본과 출판본, 심지어는 미공개되었던 조판형까지 뒤지고 알베니스의 의도에 따라 불완전한 곡을 보완하고 연주가 가능하도록 수정을 가해 마침내 1998년 에우제비오의 지휘로 완전한 초연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사실 곡 자체의 완성도는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알베니스 자신이 피아노 음악이 전문이었던 작곡가였기 때문에 오페라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고, 또한 카우츠의 대본도 조잡해서 곡의 퀄리티가 더 떨어졌다는 평도 있다. 소재 자체는 좋은 소재이지만 그 좋은 소재를 살릴 역량이 부족했다고 봐야할듯.
이 곡을 발굴했던 에우제비오는 어떻게든 이곡을 띄워보려고 노력하는것 같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참여한 1999년의 스튜디오 녹음판 음반을 발매(DECCA에서 발매하였지만, 현재는 음원 다운로드만 가능 # )한데 이어서 2003년에는 테아트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직접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전 세계적으로 공연될지는 미지수.
이외에도 에우제비오는 기네비어의 스케치와 대본을 바탕으로 곡의 복원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랜슬롯은 스케치도 대본도 남아있지 않아 복원이 불가능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