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스
1. 개요
Μήλος
최초의 민주정 국가인 아테네가 멸망시킨 중립국.
2. 상세
아테네가 후방정리 차원에서 오랫동안 복속하지 않고 있던 멜로스에 복속을 요구했는데, 멜로스인들은 이에 긍지와 자연법적 주권을 이유로 거부했다. 멜로스는 중립국이었으나 기원전 6세기 라코니아인들에 의해 개척된 폴리스로, 모식민시인 스파르타의 구원을 기대했으나 스파르타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1] 결국 멜로스는 아테네군에 얼마 못 버티고 함락되었는데 아테네군은 멜로스에 들어가 성인 남자는 모두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팔아버렸다.
사실 대중들에게 그렇게 유명한 이야기는 아니다. 소설 은하영웅전설에서 양 웬리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해서 무조건 선은 아니라는 예로써 아테네의 멜로스 공격을 거론한 바 있다. 도시 함락 후 학살극을 벌이는 것은 고대로부터 자주 있었던 일이나, 최초의 민주정 국가로 후세에까지 이름을 남긴 아테네가 벌인 죄악이라는 점에서 다른 학살과는 구분된다. 군주국가들과 달리 모든 국민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다른 폴리스들은 이 학살을 계기로 아테네로부터 등을 돌렸고,[2] 결국 아테네를 패망으로 몰아넣게 된다.
국제정치학에서는 현실의 국가가 세계정부가 없는 국제정치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 왜 도덕과 규범은 국제정치에서 근본적으로 통용되기 어려운가를 보여 주기 위한 학문적 사례의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 힘 없는 중립국이 최악의 경우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민주주의가 구성원들의 상태에 따라서는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3] 잘 보여준 사례.
현대 그리스어로는 밀로스라 읽힌다. 루브르 박물관의 두팔없는 아프로디테(비너스) 여신상이 발견된 곳이 바로 이 섬.
3. 관련 문서
[1] 애초에 스파르타가 멜로스를 구원하려면 바다를 건너와야하고, 이 경우 막강한 해군을 보유한 아테네와 해전을 벌여야 하는데, 육군국인 스파르타로서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른다.[2] 특정 지도자가 저질렀으면 그 지도자만 처형하고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아테네는 국민들이 스스로 결정한 일이니 그럴 수도 없다.[3] 일례로 제국주의 시절 대부분의 식민제국들은 대다수가 민주공화국이거나 입헌군주국이었다. 물론 이들 중 명목상으로만 입헌군주국인 경우도 있긴 했지만 그들의 비중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