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법
1. 설명
자료수집 방법 중 하나로, 연구자 혹은 면접관이 피면접자를 일대일로 만나서 1차자료를 수집하는 상호작용의 형식.
면접법에 있어서 면접을 진행하는 연구자 혹은 면접관의 역량은 극히 중요하다. 즉, 이들은 피면접자에게 기계적으로 주어진 질문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피면접자가 면접에 성실하게 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피면접자와의 관계를 이끌면서 답변내용을 보완, 정리, 요약해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피면접자는 면접 상황에서 어색함, 조심스러움, 약간의 불안 등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라포(rapport)라고 부른다.
면접에 임하기 이전에, 피면접자의 면접 동기와 의도를 점검하고, 가능한 시간을 미리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사전에 질문지를 준비할 경우, 각 질문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해서 의도가 불분명하거나 면접 주제와 어긋나는 것이 있는지, 피면접자의 불안을 조장하거나 자칫 공격적일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상 면접시간은 피면접자의 연령과 상태를 고려하여 결정하는데, 예를 들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할 경우 면접이 지나치게 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면접의 주제 자체가 심도있거나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에도 면접을 짧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피면접자가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하면 추가 질문으로 더 캐물을 수도 있는데, 이는 프로빙(probing)이라고 부르며 더욱 섬세한 화술이 요구된다. 면접 시에 그림이나 사진 등의 시각매체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포토보이스(photovoice)라는 다른 연구방법론과도 관련성이 있다.
면접법의 일반적인 장점으로는, 면접관이 자료를 직접 작성하기 때문에 질문지법에 비해 응답률이 높다는 것, 피면접자가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추가적인 보충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 응답이 불분명하다고 느껴질 때 추가질문을 함으로써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것, 필요하다면 면접용 질문지에 적힌 질문 외의 질문도 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많은 면접관을 모집하는 시간과 인건비, 면접관을 훈련시키는 시간과 훈련비용 등이 소요된다는 것, "태도 변인" 이 존재하여 면접관의 외모나 옷차림, 말투, 목소리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피면접자가 느끼는 감정(ex.기대, 공포)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서 예민한 질문(ex. 정치, 종교, 성)을 하기 어렵다는 것,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이나 왜곡, 잘못된 해석, 연구부정행위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것, 응답자가 충분히 숙고하고 대답하기 어렵다는 것, 일부 특수한 집단의 피면접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1] 등이 있다.
연구목표에 따라서 면접법은 내러티브 면접이나 초상화법과 같이 다양한 파생형을 만들기도 한다.
2. 분류
면접은 다양한 기준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자료수집 방법들이 다 그렇듯이 이것도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2.1. 면접에서의 융통성
- 표준화 면접법: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질문지와 면접계획에 따라서 면접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규격화된 면접용 질문지가 사용된다.
표준화 면접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은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다. 또 신축성이 없다는 것은 면접 상황에서 뜻밖의 상황이 초래되거나,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느리게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연구자가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 비표준화 면접법: 별도의 정해진 순서나 규칙, 계획이 없이 유연하고 자유롭게 면접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이하의 비지시적 면접법이 주로 쓰인다. 장점과 단점은 표준화 면접법의 정반대다.
2.2. 면접 상황의 주도
- 지시적 면접법: 면접 상황을 면접관이 통제하고 주도적으로 리드하는 방법이다. 위의 표준화 면접법과 매우 유사하며, 실제로 일부 서적들에서는 같은 의미라고 취급하기도 한다. 지시적 면접법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대화의 주제가 엇나가지 않게 할 수 있으며, 면접의 진행 속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어린이나 장애인, 노인 등 특정 집단의 피면접자에게 사용하기 어렵고, 일부 주제의 면접에서는 쓰이기 힘들다.
- 비지시적 면접법: 면접 상황에서 피면접자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는 방법이다. 위의 비표준화 면접법과 매우 유사한데, 별도로 "자유응답법"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지시적 면접법은 특히 어린이나 심신에 장애가 있는 피면접자 등 다양한 취약계층 및 사회적 약자들에게 시행하는 면접에서 유리하다. 반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대화가 삼천포로 빠지거나 자칫 면접 자체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2.3. 피면접자와의 접촉
- 대인면접법: 사전에 조율된 일정에 맞추어 면접관과 피면접자가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서 직접 대면하여 진행하는 면접법.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면접" 이고, 실제로 많은 면접이 대인면접법을 따르고 있다. 아래의 전화면접법에 상대되는 장점으로는, 피면접자의 비언어적인 메시지[2] 를 읽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사전에 선정한 조사자 표본과 피면접자가 일치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 등이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일단 접근성이 많이 떨어져서 비용이 굉장히 증가하고, 비언어적 메시지를 자칫 주관적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는 것, 태도 변인이 심하게 작용한다는 것, 익명성이 거의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 있다.
- 전화면접법: 사전에 조율된 일정에 맞추어 면접관이 피면접자에게 특정 시간에 전화를 걸어서 진행하는 면접법. 위의 대인면접법에 비해 자주 쓰이는 자료수집 방법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역시나 장단점은 정반대다. 상대적 장점으로는, 시간과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것,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 태도 변인이나 연구자의 주관의 개입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 등이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읽기 힘들다는 것, 사전에 선정한 조사자 표본 대신 타인이 대리응답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 있다.[3]
2.4. 피면접자의 수
- 개인면접법: 1명의 피면접자가 면접관과 일대일로 만나서 면접을 진행하는 방법. 위의 대인면접법과 함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며, 많은 면접이 개인면접법을 따른다. 이 방법의 장점은 면접 상황을 면접관이 통제하기 수월하고, 추가 질문이나 설명을 하기가 쉽다는 것, 피면접자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것, 면접 약속을 잡기 쉽다는 것 등이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피면접자 당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다는 것, 피면접자가 자칫 불안이나 어색함을 느끼기 쉽다는 것 등이 있다.
- 집단면접법: 다수의 피면접자가 면접관과 다대일로 만나서 면접을 진행하는 방법. 개인면접법에 비해서 잘 쓰이지 않는다. 이 방법의 장점은 피면접자 당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4] 면접관에 대한 피면접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등이 있다. 단점으로는, 면접 상황에서 면접관이 어지간히 훈련되지 않은 이상 상황을 통제하기 힘들어지고,[5] 개인에게 맞춤형 추가 질문이나 설명을 하기 힘들어진다는 것, 피면접자가 타인의 눈치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모두의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있다. 참고할 만한 것으로 초점집단면접법(FGI)이 있는데, 이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초청된, 동질적인 다수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집단면접법의 한 종류이다.
3. 면접결과의 보고: COREQ
'''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면접법을 실시할 경우 논문이나 보고서에 어떤 정보들 위주로 보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통계적 방법만큼 딱 떨어지게 제시된 것은 없다. 그 대신에 다양한 연구자들이 CONSORT, STARD, QUOROM, STROBE, MOOSE, COREQ 등의 결과보고 가이드라인들을 만들어 왔는데, 여기서는 32개 문항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인 COREQ 하나만 우선 소개하기로 한다.[6]
- 연구진 및 성찰성(research team & reflexivity)
- 개인적 특성
- 면접관: 어떤 저자가 이 면접을 진행했는가
- 자격 증명: 연구자의 학위는 어떻게 되는가
- 직종: 연구 당시 저자들의 직종은 무엇이었는가
- 젠더: 연구자의 젠더는 무엇인가
- 경험 및 훈련: 연구자들은 어떤 경험을 갖고 있거나 훈련을 받았는가
- 참가자들과의 관계
- 성립된 관계: 연구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관계가 만들어져 있었는가
- 면접관에 대한 참가자 지식: 참가자는 면접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 면접관 특성: 면접관에 대해 보고된 특성은 무엇인가
- 개인적 특성
- 연구 설계(study design)
- 이론적 프레임워크
- 방법론적 지향 및 이론: 이 연구의 핵심을 이루는 방법론적 지향은 무엇인가
- 참가자 선정
- 표집: 참가자들은 어떻게 표집되었는가
- 접근 방법: 참가자들과 어떻게 접촉하였는가
- 표본 크기: 연구에 얼마나 많은 참가자들이 참여하였는가
- 비참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거절하였거나 중도 탈락하였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환경
- 자료수집 환경: 자료는 어디서 수집되었는가
- 비참여자의 존재: 연구자와 참가자 이외에 다른 인물이 현장에 있었는가
- 표본의 기술: 표본의 중요한 특성은 무엇인가
- 자료수집
- 인터뷰 가이드: 질문, 유도, 가이드가 저자에 의해 제시되었거나 혹은 탐색연구인가
- 반복면접: 반복면접이 실시되었는가, 그렇다면 총 몇 회인가
- 시청각 녹취: 자료수집에 있어 이 연구가 시청각적 녹취를 포함하는가
- 현장 노트: 면접 중/후에 걸쳐 현장 노트가 작성되었는가
- 기간: 인터뷰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 자료의 포화: 자료의 포화 여부가 논의되었는가
- 전사물 검토: 전사된 대화록이 참가자들의 검토를 받았는가
- 이론적 프레임워크
- 분석 및 발견(analysis & findings)
- 자료분석
- 자료 코더의 수: 자료를 코딩함에 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었는가
- 부호나무의 기술: 저자들은 부호나무(coding tree)의 기술을 제공하였는가
- 테마의 도출: 사전에 혹은 자료로부터 테마가 식별되었는가
- 소프트웨어: 적용 가능하다면, 어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자료를 관리하였는가
- 참가자 검토: 발견된 사항에 대해 참가자들이 피드백을 제공했는가
- 보고
- 제시된 인용: 참가자들의 인용이 테마 혹은 발견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되었는가
- 자료와 발견의 일관성: 제시된 자료와 발견된 사항 간의 일치성이 존재하는가
- 주요 테마의 명료성: 주요 테마가 발견된 사항 속에 명료하게 제시되었는가
- 사소한 테마의 명료성: 확산적 사례에 대한 기술 혹은 사소한 테마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었는가
- 자료분석
[1] 예를 들어 고3 수험생이나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 재외동포 등은 면접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다.[2] 시선, 자세, 태도, 분위기, 표정 등[3] 그 외에도 전화상으로 대화를 하다 보니 뜻밖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전화가 도중에 끊어질 우려도 있다.[4] 예를 들어 피면접자가 10명이라면, 10번에 걸친 서로 다른 면접을 진행하기보다는 한 번에 모두를 모아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5] 이것은 15명 단위의 학급에서 교사의 피로도와 30명 단위의 학급에서 교사의 피로도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쉽다.[6] Tong, Sainsbury, & Craig,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