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경
1. 개요
전2권으로 조위(曹魏)시대에 강승개(康僧鎧)[1] 가 252년에 낙양(洛陽)의 백마사(白馬寺)에서 번역하였다. 다른 이름으로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ㆍ『대경(大經)』ㆍ『쌍권경(雙卷經)』ㆍ『양권무량수경(兩卷無量壽經)』이라고도 한다.
『아미타경(阿彌陀經)』과 범어 이름이 같기 때문에 『아미타경』을 『소경(小經)』, 무수경을 『대경(大經)』이라 하며,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ㆍ『아미타경』과 함께 정토삼부경이라 하여 정토종에서 매우 중요시되는 경전이다.
2. 내용
무량수불의 인과시종(因果始終)을 밝힌 것으로, 상권에는 여래 정토의 인과(因果), 곧 아미타불이 본디 법장 보살이던 때에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세자재왕불(世自在王佛)의 처소에서 48의 큰 서원을 세우고 영겁을 두고 수행하던 것과, 그 수행에 따라 서원이 이루어져 지금은 아미타불이 되어 서방(西方)에 정토를 마련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나무아미타불”의 6자 명호를 듣고 믿게 하여 구제하는 것을 말하였다. 하권에서는 중생이 왕생하는 인과(因果), 곧 중생이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데는 염불왕생과 제행(諸行)왕생의 두 가지 법이 있다는 것을 설하고, 특히 48대원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제18원(願)인 십념왕생원(十念往生願)의 성취를 명시하였다. 아울러 왕생하기 위한 수행법을 설하고, 중생이 정토에 왕생한 뒤에 받는 여러 가지 과덕(果德)을 밝혔다. 또한 중생을 상중하의 3배(輩)로 나누어 그 행법을 설하고, 말세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이 경을 미륵보살에게 부탁하신다.
이 『무량수경』의 정토사상은 반야사상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원(願)을 세우고 실천함으로써 정토를 장엄해 간다는 점과 정토왕생에 있어 보리심을 발하고 선(善)을 행하는 것의 중요성이 설해져 있는 한편, 후대의 정토사상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타력(他力)적인 요소는 아직 명료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3. 번역
이 경은 200년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며, 본 불경을 번역한 이에 대해서는 강승개 외에도 보운(寶雲) 혹은 축법호(竺法護)라는 설, 불타발타라와 보운의 공역(共譯)이라는 설 등이 있다. 이 경은 예전부터 오존칠결(五存七缺)이라 하여, 전후 12회에 걸쳐 중국에서 번역되었으나 그 가운데 일곱 종이 상실되고 다섯 종만이 남았다고 전한다. 이역본으로 『대보적경』의 제5 무량수여래회ㆍ『불설대승무량수장엄경(佛說大乘無量壽莊嚴經)』ㆍ『불설무량청정평등각경(佛說無量淸淨平等覺經)』(지루가참 역)ㆍ『불설아미타삼야삼불살루불단과도인도경(佛說阿彌陀三耶三佛薩樓佛檀過度人道經)』 등이 있다.
이 경의 범본이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유럽 및 일본 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어 현재 그 수는 13부에 달하며, 최초로 소개된 범문 『무량수경』은 영국의 막스 묄러(Max Müller)와 일본의 난조 후미오(南條文雄)가 네팔에 전해오는 여러 본(本)을 대조 교감하여 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장역(티베트어역)도 대경ㆍ소경이 다 있으며, 영역(英譯)은 막스 묄러가 번역한 The Targer Sukhāvatīvyūha가 동방성서(Sacred Book of the East; Vol.49, Part Ⅱ pp.1-72)에 수록되어 있다.
4. 주석
이 경에 대한 주석서는 인도의 세친(世親)이 지은 『정토론(淨土論)』을 비롯하여 약 65부가 전하는데, 중국에서의 주석서로는 담란(曇鸞)의 『약론안락정토의(略論安樂淨土義)』 1권ㆍ혜원(慧遠)의 『무량수경의소(無量壽經義疏)』 2권ㆍ길장(吉藏)의 『무량수경의소』 1권ㆍ영유의 『무량수경의소』 2권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신라의 원효(元曉)가 지은 『무량수경종요(無量壽經宗要)』가 유명하며, 정토삼부경에 대한 신라 학승들의 주석서가 특히 많아서 통일신라시대에 정토교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1] 다른 이름은 승가발마(僧伽跋摩, Saghavarman)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