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왕자
1. 개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원 제목은 'De vilde Svaner'며 오리지널 이야기는 그림 동화에 실려있는 '''여섯 마리 백조'''로, 오빠들이 6명이며 밤에 15분 동안만은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정도의 설정의 차이가 있다. 비슷한 류의 이야기가 몹시 많으며 숫자도 일곱 마리인 경우가 있고 변신 종류도 오리나 까마귀인 경우가 있다.
2. 줄거리
옛날 아주 먼 나라에, 엘리제라는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다. 그녀의 위로는 11명의 오빠들이 있었으며 이 왕자들은 막내인 엘리제를 몹시 아껴주었다. 반면 그들의 아버지인 왕이 새로 들인 계모 왕비는 사악한 마녀[1] 로 엘리제와 그녀의 오빠들을 미워했고, 그녀의 계략으로 인해[2] 엘리제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왕궁에서 쫓겨났으며, 왕자들도 낮에는 백조로, 밤에만 인간으로 변하는 마법에 걸리고 역시 왕궁에서 쫓겨났다.
엘리제는 오빠들을 찾아 해매던 끝에 어떤 노파로부터 왕관을 쓴 11마리 백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백조로 변한 오빠들과 재회한다. 엘리제는 밧줄을 모아 이를 연결해 만든 그물을 타고[3] 오빠들과 함께 이웃나라로 피신하여 숲속의 깊은 굴에 숨어지내던 중 꿈을 꾸게 되는데, 한 여신(판본에 따라서는 요정이나 천사)이 그녀 앞에 나타나 오빠들의 마법을 풀어줄 방법을 가르쳐 준다. 동굴 주변과 교회 묘지에서 자라고 있는 쐐기풀로 11벌의 옷을 만드는 것.. 쐐기풀로 옷을 지어 오빠들에게 한벌씩 입혀주면 마법이 풀리게 되지만, 만약 옷을 다 지을 때까지 말을 한 마디라도 하게 되면 오빠들이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날부터 엘리제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오빠들의 마법을 풀기 위해 쐐기풀을 꺾어 옷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숲을 지나던 백마 탄 이웃나라의 젊은 왕이 엘리제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그녀를 자신의 궁전으로 데려가 그녀를 왕비로 삼는다. 그 궁전의 대주교는 말도 못하고 출신도 의심스러운 엘리제를 마녀라고 의심하지만 왕은 그녀를 몹시 사랑하여 그런 말은 듣지 않았다.
어느 판본에서는 왕이 결혼에 관심이 없어서 대주교가 사실상 2인자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주교가 욕심 많고 속 좁은 인간이라 왕비가 들어오자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 때문에 반대했다는 설정도 있다.
왕비가 된 후에도 엘리제는 남편이 자신을 위해 이전에 살던 동굴처럼 꾸며준 방에서 틈틈이 오빠들의 쐐기풀 옷을 짓느라 여념이 없었으나, 쐐기풀이 다 떨어지자 하는 수 없이 밤에 몰래 묘지에 가서 쐐기풀을 꺾어온다. 실제로 쐐기풀은 묘지에서 많이 자라는 풀이다. 하지만 평소에도 그녀를 몰아세울 트집거리를 캐내려고 항상 본인이 직접 미행하여 감시하던 대주교가, 이를 핑계로 그녀를 마녀라고 고발하고 악의적으로 모함해[4] , 엘리제는 마녀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왕은 엘리제에게 자기 변호할 기회를 충분히 주었으나 말을 전혀 하지 않아서 슬퍼하면서도 그녀를 억지로 처형하기로 마지못해 동의하고, 그녀는 재판을 통해 화형 선고를 받게 된다. 자신이 마녀가 아니라고 한번만 항변하면 국왕의 보호속에 무조건 살 수 있었으나, 쐐기옷을 다 짓기 전에 말을 하면 오빠들이 죽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던 터라 엘리제는 그 어떤 항변도 하지 않고 감옥에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묵묵히 쐐기옷을 짓는 데만 열중한다. 엘리제의 오빠들은 진실을 말하기 위해 왕을 찾아가지만 하필 시간이 지체되어 새벽이 되는 바람에 다시 백조로 변하게 되었다.
사형 집행날 아침, 진실을 모르는 미련한 군중들의 저주를 받으며 화형대로 끌려가는 수레 위에서도 그녀는 이제 마지막 남은 쐐기옷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병사들이 그녀를 화형대로 끌어내고 군중들이 그녀가 만든 쐐기풀 옷들을 빼앗아 찢으려는 순간, 어디선가 11마리의 백조 왕자들이 날아와 사람들을 쪼아대며 화형집행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이에 일부는 엘리제가 죄가 없다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틈을 타 엘리제가 완성된 11벌의 쐐기옷을 백조들에게 던져주는 순간, 백조들은 마법이 풀려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다만 막내 오빠의 경우는, 그를 위해 만든 쐐기옷의 한쪽 소매가 덜 완성되는 바람에 한쪽 팔이 그대로 백조의 날개인 상태로 남았다고 하는 판본도 있다. 엘리제는 오빠들과 함께 자신의 억울함과 정체를 사람들 앞에서 비로소 해명할 수 있게 된다. 엘리제를 처형하기 위해 준비한 화형대는 뿌리를 내려 꽃들을 피워낸다.
모든 혐의가 벗겨진 뒤 왕은 그녀를 의심한 자신을 뉘우치면서 화형대 맨 위에 피어난 꽃을 가져다주며 그녀를 다시 왕비로 맞는 거로 끝. 일부 판본에서는 왕자들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후에, 여신이 직접 나타나서 엘리제의 사연을 설명해주면서 주교의 악행을 알려주며 미련한 군중들과 욕심많은 주교를 강력히 비난하고 군중들도 엎드려서 여신과 엘리제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거기다 엘리제를 모함한 주교와 왕자들을 백조로 만든 나쁜 왕비가 처형당하는 설정도 나온다. 나쁜 왕비는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엘리제의 아버지인 왕의 손에 처형당했다. 판본에 따라서는 나쁜 왕비가 체포되기 전 주문을 걸어 스스로 큰까마귀로 변한 뒤 도망쳤고 그 뒤로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고도 한다.
3. 파생 작품
- 안데르센 이야기 제45~47화
- 세계명작동화 애니메이션 백조 왕자(1977년, 62분)
[1] 어느 일본판 만화에서는 숲에서 길을 잃은 왕이 늙은 마녀의 도움으로 숲에서 빠져 나왔는데 마녀가 도와준 대가로 자기 딸을 왕비로 삼아달라고 사실상 강요하다시피 해서 정말 억지로 왕비로 들였다고 나온다.[2] 얼굴에 호두기름을 발라 거뭇거뭇하게 만들고 머리는 헝크러트렸다. 그 모습을 보고 왕은 '이렇게 못생긴 애는 내 딸이 아니다'라고 쫓아냈다. 판본에 따라서는 마법을 건 두꺼비와 거머리를 엘리제가 목욕할 때 집어넣어 그 독으로 얼굴과 마음씨를 바꾸려고 했지만 엘리제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사악한 마법이 이기지 못하여 욕조에 들어가자마자 장미꽃과 동백꽃으로 바뀌어 물에 둥둥 떠다니게 되었다.[3] 낮에 백조로 변신한 오빠들이 그녀가 탄 그물을 물고 하늘을 날았다.[4] 이 때에 성자들의 동상들은 엘리제가 마녀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고개를 저었는데 대주교는 이를 멋대로 엘리제가 마녀라고 말하는 거라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