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빠
1. 개요
복싱은 가장 위대한 무술이며, 최고의 실전성을 지녔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자신이 수련하는 무술의 강함에 자부심을 품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복빠들은 타 무술 수련자들에 비해 그 정도가 유별나게 지나치다.
물론 사람이 싸움나면 웬만해서는 주먹부터 날라가는 만큼, 권투는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무술임에 틀림없으며, 이걸로 생계를 벌 정도가 되는 프로 복서들은 주먹질로 진짜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다. 허나, 다소 빈약한 근거에도 불구하고 계속 어거지를 쓰거나, 아예 말이 안되는 주장들을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심지어는 복싱 특유의 규칙이 가져다주는 맹점들을 망각하기도 한다.
2. 양민학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지에서 나도는 '복서가 일반인 조지는 영상' 이라던지, 복서가 1:多 싸움이 났을때 오히려 역관광을 태웠다던지 하는 것들을 예로 들어 복싱이 최강이라는 주장을 전개한다.
웬만한 무술들은 그 허접하다는 중국권법이라도 충분히 수련하면 일반인을 제압할 수 있다. 무술의 목적 자체가 전투이니까 당연하다. 애초에 무술을 배워서도 오히려 일반인보다 못하다면 그게 이상한거다. 심지어 격투기가 아닌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크로스핏 같은 운동도 제대로 한다면 근력이나 종합적인 운동능력 만으로도 어지간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최강'을 논할 때에는 '해당 무술에 숙련된 격투가가 다른 격투가들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기에, 일반인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는 그 근거가 부족하다 할 수 있다.'''
3. 복싱은 만능?
기타 타격계 무술은 '풋워크와 펀치 기술이 조악하다', 그래플링계 무술은 '붙기 전에 KO시키면 그만이다' 는 등의 논리로 복싱보다 열등하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풋워크나 펀치 기술은 복싱이 최강인게 맞으며, 그래플러와 붙기전에 KO시켜야 되는게 스트라이커 입장에서 맞다. 문제는 그것으로 다른 무술을 복싱보다 열등하다고 주장하는것.
먼저, 각 무술마다 강점이 따로 있기 마련인데 복싱의 장점만 나열하며 다른 무술을 격하시키는것은 옳지 않다. 이런식으로 따지면 태권도도 최강의 무술이 될 수 있다.
또, 복싱 그 자체만으로는 생각만큼 그래플러에게서 몸을 지켜주지 못할 수 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경우, 홍보 차원에서 이종격투기와 종합격투기를 하다가 당연하다면 당연한 교훈을 이 세상에 남겼는데, 그것은 '''타격이 완벽하지 못하여 그래플링을 허용할 정도가 되었을때 그래플링을 모르면 그대로 그래플러에게 압도적으로 진다'''는것. 여기서 문제는 아무리 타격이 뛰어나도 대부분은 어쩌다가 한 번 정도는 실수를 하던지 해서 그래플러의 접근을 허용하게 되어있으며, 이 단 한순간에 그대로 역관광당한다는것. 만약 순수히 타격만으로 격투기를 재패할 수 있었더라면 예를들어 종합격투기에는 순전히 입식 타격만 하는 챔피언이 있어야 할 터인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오히려 '''종합격투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빠짐없이 그래플링도 수련하고 나온다.''' 상대의 기술을 눈치채고 빠져나올 정도의 그래플링이라도 해야 한다.
현재 복싱이 강력한 것은 화기 시대라 옷을 얇게 입는게 일반화돼서 그런 점이 있으며, 대전환경을 바꾸면 얼마든지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병기 시대의 경우, 전쟁 상황이라면 하나같이 철로 된 갑주를 갖추고 있으며, 심지어는 민간에서도 나름대로 갬버슨같은 두툼한 옷을 입고 다니기까지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주먹을 이용한 타격이 그렇게 효율적이지 못하다. 무기를 가지고 싸우거나, 손을 직접 쓸 정도로 가까워지면 아예 달려들어서 상대를 직접 메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4. 규칙에 따른 맹점
복빠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애초에 복싱이란 스포츠 자체가 굉장히 제약이 많은 룰 안에서 선수를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싱 룰 내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아무런 제약이 없는 실전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공격들(킥, 엘보, 테이크다운 등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테이크다운을 들어오면 어퍼컷으로 막으면 된다', '로우킥을 내지르면 스트레이트로 역관광시키면 된다' 는 논리를 내세우는 이들도 있지만 그 논리대로라면 타 무술 수련자들도 똑같이 복서들을 조질 수 있게 되어 버린다. '''심지어 순수 타격만으로는 그래플러 제압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게 현재 종합격투기의 교훈이다.'''
복싱은 킥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클린치 상황에 굉장히 취약하다. 복싱 경기에서는 클린치가 발생하면 심판이 바로 떼어 주지만 실전에서는 그렇게 해 줄 심판 같은 것은 없다. 클린치에서 이어지는 테이크다운과 서브미션 연계는 물론이고 다양한 공격을 고려하지 않은 특유의 스탠스 또한 그래플링에 당할 위험성이 크다.
심지어는 그래플링 공방, 특히 그라운드 공방을 룰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짓이라고 무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이걸 무시했다가 90년대 초중반 발리투도나 NHB 등의 진짜 무규칙 격투가 가능한 무대들에서 순수 타격가들이 그래플러들에게 무슨 꼴을 당했는지 알아야 한다. 스포츠 경기처럼 기술적인 공방은 힘들겠지만 미군 근접 격투술에서도 그라운드 상황에서의 탈출, 공격 등을 비중 있게 가르칠 정도로 그래플링의 실전성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아무리 타격 위주의 격투가들이라 해도 한명도 예외없이 어느정도 이상의 그래플링은 익혔다. - 효도르나 홀리 홈 처럼 아무리 타격으로 명성을 얻은 격투가들도 어느 정도 이상의 그래플링은 할 줄 안다.
너무 뻔한 소리지만 종합격투기가 상당히 대중화된 현대에는 복싱만으로는 절대 최강이 될 수 없다. 아무래도 복싱 자체가(현대 복싱의 역사는 의외로 짧지만) 서양에서는 격투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메이저한 스포츠이고, 무적은 아니지만 실전성도 상당히 좋은 무술이며, MMA나 발리투도가 알려지기 전까지는 꽤 오랫동안 복서들은 최강의 스포츠맨으로 묘사되어 왔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복빠들이 많이 양성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MMA에서도 복싱은 중요하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복싱을 배운다. 하지만 최강이 되는데 복싱이 필요할진 몰라도 복싱만으로는 최강이 될 수 없다.
5. 대전료에 따른 최강설
가끔씩 '복서들은 최고액의 대전료를 받기 때문에 최강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나오면 할 말이 없어진다. 대전료를 무슨 용병 고용비나 무기 생산비용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다른 격투기에 비해 높은 대전료는 단순히 그만큼 복싱의 시장 크기가 크고 인기가 높단 의미일 뿐이다.
6. 기타
앞서 말했듯이, 권투가 가장 흥행에 성공한 무술이고, 가장 대중적인 격투기 종목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무술이 "무쓸모한 기술" 이 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복싱은 가장 현대화, 대중화 그리고 과학화 된 무술이며, 군/경에서 사용하는 철저하게 대인 제압용(=극한상황용) 으로 쓰이는 무술들을 제외하면 존재 가치를 잃어가는 다른 무술들에게 활로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가장 뛰어나고 성공한 무술이 맞다. 실제로 생활체육인부터 프로 선수까지 즐기고, 단순한 다이어트 운동으로서도, 취미생활로서도 각광받는 무술은 복싱 외에는 별로 많지 않다. 심지어, 복싱은 무에 타이 등의 다른 무술의 체계화에 도움을 주기까지 했다. 21세기에 무술이 살아남는 방법은 생활체육화와 스포츠화 이 두가지인데,''' 복싱은 이 두가지를 다 최고 수준으로 성취했다.'''
그러나 이 또한 복싱이 운 좋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무술이란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 그래플링이나 킥 없이 주먹만 쓰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낮다는 것은 대중화에는 엄청 큰 장점이다. 비슷하게 근대화와 과학화를 거친 무술인 레슬링은 태생적 한계(샌드백과 같은 개인 훈련 수단의 부재, 수련시 실수로 인한 부상의 큰 가능성 등)로 인해 대중화는 커녕 올림픽에서 퇴출당할 뻔한 수모도 겪었다. '''복빠들의 다른 무술에 대한 배척은 선구자적 무술로서 다른 무술들의 생존과 공존을 도와 왔고, 앞으로도 돕게 될 복싱의 가치를 스스로 깔아뭉게는 행동이다.'''
MMA의 지루한 그래플링 공방을 지적하며 MMA를 노잼 스포츠로 몰아가는 복빠들도 있다. 그런데 2015년 5월 3일 '세기의 대결' 로 불린 메이웨더 vs 파퀴아오가 만만찮게(혹은 더 심하게) 노잼이어서...
반대말로 격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