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제네바 합의

 


1. 개요
2. 합의문 내용
3. KEDO
4. 합의 이후


1. 개요


1994년 9월 23일에서 10월 17일 개최된 북한과 미국 간 3단계고위급회담 2차 회의에서 양국이 서명한 기본 합의문을 말한다.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개발 동결대가로 1,000MWe급 경수로 2기를제공하고 대체에너지로 연간 중유 연 50만t을 제공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대해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완전 복귀와 모든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허용, 핵활동의 전면 동결 및 기존 핵시설의 궁극적인 해체를 약속하였다.

2. 합의문 내용


1. 양측은 북한의 흑연감속 원자로 및 관련시설을 경수로 원자로 발전소로 대체하기 위해 협력한다.
1) 미국 대통령의 1994. 10. 20.자 보장서한에 의거하여 미국은 2003년을 목표시한으로 총발전용량 약 2,000MWe의 경수로를 북한에 제공하기 위한 조치를 주선할 책임 을 진다.
- 미국은 북한에 제공할 경수로의 재정조달 및 공급을 담당할 국제콘소시엄을 미 국의 주도하에 구성한다. 미국은 동 국제콘소시엄을 대표하여 경수로 사업을 위한 북한과의 주 접촉선 역할을 수행한다.
- 미국은 국제콘소시엄을 대표하여 본 합의문 서명 후 6개월 내에 북한과 경수로 제공을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계약 관련 협의는 본 합의문 서명 후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개시한다.
- 필요한 경우 미국과 북한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분야에 있어서의 협력을 위 한 양자협정을 체결한다.
2) 1994. 10. 20.자 대체에너지 제공 관련 미국의 보장서한에 의거 미국은 국제콘소시엄을 대표하여 북한의 흑연감속원자로 동결에 따라 상실될 에너지를 첫번째 경수로 완공시까지 보전하기 위한 조치를 주선한다.
- 대체에너지는 난방과 전력생산을 위해 중유로 공급된다.
- 중유의 공급은 본 합의문 서명 후 3개월 내 개시되고 양측간 합의된 공급일정 에 따라 연간 50만톤 규모까지 공급된다.
3) 경수로 및 대체에너지 제공에 대한 보장서한 접수 즉시 북한은 흑연감속원자로 및 관련 시설을 동결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해체한다.
- 북한의 흑연감속원자로 및 관련 시설의 동결은 본 합의문서후 1개월 내 완전 이행된다. 동 1개월 동안 및 전체 동결기간 중 IAEA가 이러한 동결 상태를 감시하는 것이 허용되며, 이를 위해 북한은 IAEA에 대해 전적인 협력을 제공한다.
- 북한의 흑연감속원자로 및 관련 시설의 해체는 경수로 사업이 완료될 때 완료된다.
- 미국과 북한은 5MWe 실험용 원자로에서 추출된 사용 후 연료봉을 경수로 건 설기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하고 북한내에서 재처리하지 않는 안전한 방법으로 동 연료가 처리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상호 협력한다.
4) 본 합의후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미국과 북한의 전문가들은 두 종류의 전문가 협의를 가진다.
- 한쪽의 협의에서 전문가들은 대체에너지와 흑연감속원자로의 경수로로의 대체 와 관련된 문제를 협의한다.
- 다른 한쪽의 협의에서 전문가들은 사용 후 연료 보관 및 궁극적 처리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협의한다.
2. 양측은 정치적, 경제적 관계의 완전 정상화를 추구한다.
1) 합의 후 3개월 내 양측은 통신 및 금융거래에 대한 제한을 포함한 무역 및 투자 제한을 완화시켜 나아간다.
2) 양측은 전문가급 협의를 통해 영사 및 여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 후에 쌍방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
3) 미국과 북한은 상호 관심사항에 대한 진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양국관계를 대사급으로까지 격상시켜 나아간다.
3. 양측은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와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1) 미국은 북한에 대한 핵무기를 불위협 또는 불사용에 관한 공식 보장을 제공한다.
2)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일관성있게 취한다.
3) 본 합의문이 대화를 촉진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기 때 문에 북한은 남북대화에 착수한다.
4. 양측은 국제적 핵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1) 북한은 핵비확산조약(NPT) 당사국으로 잔류하며 동 조약상의 안전조치협정 이행을 허용한다.
2) 경수로 제공을 위한 계약 체결 즉시 동결 대상이 아닌 시설에 대하여 북한과 IAEA간 안전조치 협정에 따라 임시 및 일반사찰이 재개된다. 경수로 공급계약 체 결시까지 안전조치의 연속성을 위해 IAEA가 요청하는 사찰은 동결대상이 아닌 시설에서 계속된다.
3) 경수로 사업의 상당 부분이 완료될 때, 그러나 주요 핵심 부품의 인도 이전에 북한은 북한내 모든 핵물질에 관한 최초 보고서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는 것과 관련하여 IAEA와의 협의를 거쳐 IAEA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하여 IAEA 안전조치협정(INFCIRC/403)을 완전히 이행한다.

3. KEDO


합의 이행을 위해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가 1995년 출범하였다.

4. 합의 이후


KEDO의 출범과 함께 북한 지역에서 원전 건설을 위한 기초 공사에 착수하였다. 하지만 1994년 중간선거로 미국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미국)이 북한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보이면서 중유 50만톤 지원과 제제완화를 모두 무산시켰고, 당연히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북미대화는 다시 표류하게 된다. 서로 합의했던 무역투자 규제 완화와 연락사무소 개설 등은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석유 지원과 제제완화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북한도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핵프로그램[1]을 운영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서로 동상이몽하다가 서명 8년만인 2002년 공식적으로 파기되고, KEDO 소속으로 북에 파견되서 원전 공사를 진행하던 남쪽 인력들도 모두 철수한다. 북한은 곧바로 2003년 1월 NPT 탈퇴를 공식 선언한다.
공화당이 앞장서서 대북지원과 제제완화를 막아버렸지만, 사실 민주당이나 클린턴 행정부도 그렇게 제네바합의 이행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당시 미국 정치권은 민주, 공화 양당 모두 북의 김정일 정권이 붕괴직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클린턴 백악관 조차도 합의문에 반발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어차피 몇년 안가서 망할 나라다. 실제로 우리 비용이 들어가는 건 없다. 단지 대화한다는 제스쳐만 보여주면서 시간만 끌면 된다"식으로 설득했다고 한다.[2]
제네바합의 파기 이후 중국의 제안으로 2003년 6자회담이 개시된다.
협상의 주역이었던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 북핵특사와 강석주 북미고위급 회담 대표는 이후에도 몇년간은 서로 연하장도 교환하면서 지냈지만, 결국 연락이 끊어졌다고 한다. 강석주는 내각 부총리와 정치국 위원까지 승진하였으나, 2016년 식도암으로 사망하였다. 로버트 갈루치는 현역에선 은퇴했지만 아직도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북핵문제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1] 로버트 갈루치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훗날 합의문에 우라늄프로그램 금지를 명확하게 넣지 않은게 실수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미국은 영변원자로의 플루토늄 추출을 막는게 급선무였기 때문에 우라늄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했다는 것이다.[2] 북은 비정상 국가이기에 우리가 봉쇄하면 곧 무너진다는 북한 붕괴론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정치권의 보편적인 상식(?)이었다. 소위 북미협상을 주장하는 미국 민주당계열 온건파들도 결국 그 붕괴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대화를 주장하는 것이지, 진심으로 북미관계를 개선하자는 부류는 소수파였다. 북한이 계속 핵실험을 하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데도 민주당 오바마 행정부가 소위 '전략적 인내'라면서 아무 것도 안한 것도 결국 저러다 자멸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와중에도 북한은 멀쩡히 핵기술, 미사일 사정거리를 발전시켜가면서 대량살상무기를 거의 손에 쥐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