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과점 여주인 납치 사건

 


1. 개요
2. 상세
2.1. 준비된 가짜 돈과 추격전
2.2. 아마추어 경찰과 아마추어 납치범
2.3. 경찰이 제작한 가짜 돈의 유통
2.4. 체포와 위폐의 행방
3. 여파


1. 개요


2009년 2월 10일 오후 11시 40분 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제과점에 두 명의 괴한[1]이 들이닥쳐 여주인 A씨(당시 39세)를 납치한 사건이다.
더불어 경찰이 제작한 위조지폐 7천만원 중 일부가 시중에 풀린 사건이기도 하다.

2. 상세


두 납치범에게 폭행을 당한 A씨는 현금 80만원을 빼앗긴 뒤 얼굴에 테이프가 붙여져 체어맨 승용차의 트렁크에 실렸고, 납치범들은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120만원을 추가로 인출했다. 그리고 두 시간여 뒤 A씨의 핸드폰을 이용해 그녀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7천만원을 요구했다. 남편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2.1. 준비된 가짜 돈과 추격전


경찰은 1만원권 위폐 7천장과 GPS 장치가 든 가방을 준비했다. 돈을 건네받기로 한 장소에는 퀵서비스 직원을 가장한 납치범이 오토바이를 탄 채로 나타났고, 그대로 가방을 들고 도주했다. 그리고 20여분 만에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범인들이 가방에서 돈을 꺼낸 뒤 가방을 버려버리는 바람에 GPS 추적은 허망하게 끊겨버린다.

2.2. 아마추어 경찰과 아마추어 납치범


경찰로서는 그야말로 '''대실책.''' 위폐를 받고 분개한 납치범들에 의해 피해자의 신변에 위협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남편인 B씨는 '돈을 주었는데도 왜 아내를 풀어주지 않느냐'며 범인들에게 문자를 보냈고, 납치범들은 '풀어주겠다'는 답장을 한 뒤 경기도 광명시의 한 도로에 A씨를 놓아주면서 다행히 피해자는 무사히 풀려났다. 범인들이 돈가방을 탈취한 뒤 4시간 뒤의 일이었다. 피해자에게는 천만다행히도, 범인들은 그때까지도 자신들이 챙긴 돈이 위폐인줄 몰랐던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한 가지 큰 영향을 끼친 점이 있다고 한다면, 경찰이 준비한 위폐가 의외로 '''정교했다.''' 어찌나 정교한지 범인들은 A씨를 풀어줄 때 차비로 위폐 7장을 건네주었다. 그들이 돈이 위폐란 사실을 깨달은 건 모텔에서 돈을 배분할 때였다.

2.3. 경찰이 제작한 가짜 돈의 유통


경찰의 '''두 번째 실책''', 수사를 위해서라지만 대량의 위폐를 사용하면서, 그것이 시중에 유통되었을 때의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
2월 13일, CCTV 탐문으로 인해 범인 중 한 명인 심 모씨가 체포되고, 남은 범인인 정 모씨는 체포되기 전까지 가짜 만원권을 서울 전역에서 사용했다.[2] 이러면서 여러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3] 특히 돈세탁을 위해 위폐 700장으로 오토바이를 구입한 뒤, 400만원에 되팔거나 했다. 결국 경찰은 2월 18일 비공개 수사를 접고 포상금 500만원을 내건다. 이 포상금은 이후 1000만원으로 상승한다.
경찰측은 위폐가 쉽게 구별이 갈 정도로 조악해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도 현금인출기에 넣기 전까지 위폐라는 걸 깨닫지 못한 가게 주인도 있었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의 계산대 등지에는 위폐의 일련번호[4]와 정보가 담긴 알림판이 세워지기도 했다.

2.4. 체포와 위폐의 행방


납치 발생 18일 만인 2월 28일, 정 모씨는 경기 부천시 고강동에 마련한 쪽방에서 동료 명의로 케이블 TV와 인터넷을 연결하려다 체포됐다.
정씨의 진술에 따르면 사용된 위폐는 739장[5]으로 그 외 6,261장은 소각했다고 하며, 실제로 쪽방 마당에서 그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 중 대포폰 구입에 사용된 30장과 그 중 가게에 의해 신고된 3장을 제외한 27장이 행방이 묘연하다.

3. 여파


이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경찰은 위조지폐를 사용한 수사의 허점을 시인하고 기존에 만들어뒀던 12억 원어치 위조지폐를 '''모두 폐기처분'''했다.
위조지폐를 담은 가방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범인이 위폐를 쓰기 전에 검거한다는 계획이었는데, 범인이 도망치는 데 성공해 계획이 틀어지면서 경찰 손으로 위조지폐가 시중에 나돌게 만드는 불상사가 터져버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후로는 납치사건을 비롯한 범죄 수사에 위조지폐 대신 진짜 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등 일부 지방청에서 위폐를 쓰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피해자 가족 등이 돈을 준비해왔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국가가 이 비용을 마련하기로 했는데...그런데 문제는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경찰이 자체적으로 이미 배정된 수사비를 아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수사비를 또 줄일 경우 다른 수사가 부실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은 예산배정 단계에 납치사건 수사 비용을 따로 배정받는 것이지만 이 역시 주무부처를 설득해야 하는 등 예산 따내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또 법으로 납치사건 등에 사용할 수사비를 확보하도록 명문화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까다로운 입법절차와 사회적합의를 거쳐야 한다.
해외에서는 납치 피해자가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나라도 있다.

[1] 교도소 동기라고 한다. 각각 심 모씨(당시 29), 정 모씨(당시 32).[2]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정 모씨는 위폐를 일반 가게에서 사용하지 않았다. 대포폰을 구입할 때 사용한 위폐가 '''돌고 돌았을 뿐.'''[3] 타거나 손상된 화폐는 은행에서 바꿔주지만(손상이 심할 경우 절반 가치만 쳐준다), 위폐는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 직접 위폐를 주작하고는 은행에 '누군가가 내게 위조지폐를 주었으니 돈 내놓으라'고 하는 인간들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4] EC1195348A로 통일되어 있다.[5] 오토바이 구입 700장, 대포폰 구입 30장, A씨에게 건넨 7장, 현금화를 문의하기 위해 지인에게 건넨 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