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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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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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1]
1. 개요
2. 장단점
3. 기타


1. 개요


석유를 사용하는 버너이다. 연료는 보통 등유를 사용하나 휴대용에는 휘발유나 백등유를 사용한다. 석유풍로, 일명 석유곤로와 혼동하기 쉽지만 석유 버너와 석유 풍로는 작동 방식과 용도가 다르다. 석유풍로는 심지를 타고 올라온 석유에 불을 붙여 쓰지만, 석유 버너는 알코올이나 가스를 이용하여 예열 과정을 거친 뒤 펌핑을 하여 석유를 달궈진 노즐부를 통과시켜 기화시키고 그 뒤 착화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상단 사진의 것과 비슷한 대형 제품은 보통 장작이나 숯 화로를 대신하며 대형 텐트의 난방용으로 쓰이기도 하며, 하단의 소형 버너는 백패킹을 비롯하여 레트로 취향의 캠퍼들이 소형 가스 버너를 대신하여 애용한다.

2. 장단점


가볍고 사용이 편리한 가스 버너에 밀려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모든 것이 단점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의외로 장점도 꽤 있다. 휘발유나 등유의 열량은 부탄 또는 이소부탄 가스에 비해서 높기에 화력이 강하다. 또한 영하로 떨어지면 기화가 잘 안되는 일반 부탄이나 영하 10도를 넘으면 역시 기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소부탄 버너에 비해 한랭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겨울에 깊은 산속을 등반하는 백패커에게 이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또한 휴대성도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데, 버너 자체의 부피는 석유 버너가 더 크지만, 장시간 불을 때야 한다면 가스통보다 휘발유/경유를 담은 페트병이 더 부피가 작게 먹히기 때문. 석유 버너는 연료를 가득 담으면 서너 시간은 쓸만큼 오래 간다. 크기도 크기지만 무거운 게 단점인데, 본체와 노즐 모두 황동, 구리, 철 등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고 금속이 아닌 부분은 펌프의 패킹 정도라 연료를 가득 채우면 정말 무거웠다. 대신 매우 튼튼하고, 노즐 청소하고 펌프와 연료 주입구 고무 패킹만 갈아 주면 별로 손볼 데도 없어서 수십 년을 쓸수도 있었다는 장점이 있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가스 버너는 흔히 보는 부탄가스를 쓰는 휴대용 가스렌지(상표명 부루스타)를 제외하면 값이 꽤 비싼 편이었고, 돔형의 EPI 가스통을 쓰는 등산용 가스 버너는 버나 자체의 값도 꽤 비싸고, 연료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캠핑용 버너라고 하면 대부분 석유 버너였다.
그렇지만 버너 자체의 취급이 까다로운 것이 석유 버너 최대의 단점이며 이것이 가스 버너에 밀린 근본적인 이유다. 석유버너를 쓰려면 알코올을 부어 불을 붙여주든, 가스 토치로 달궈주든 노즐 주위를 예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점화가 되지 않거나 불완전 연소로 고생하게 된다. 펌핑 역시 충분히 해 주지 않으면 점화가 되지 않는다. (중간 중간에도 해야 한다.) 정말 산소가 충분하지 않은 곳이 아닌 이상에는 불완전 연소 걱정이 웬만해서는 없는 가스 버너와 달리 불완전 연소 가능성이 높은 석유 버너는 그을음으로 코펠같은 식기류를 더럽힌다. 예열이야 시작 때 한 번 하면 되는거니까 참을수 있다고 쳐도, 화력 조절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이 석유 버너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끄거나 켜거나 둘 중 하나다. 약한 불로 오래 은근히 익히는 요리? 그런 거 못 한다. 펌핑을 약하게 하면 불이 좀 줄긴 하지만 그러다간 꺼뜨릴수 있고, 너무 자주 펌핑을 해줘야 하기에 무조건 최고 화력이다. 그래서 당시엔 석유 버너로 태우지 않고 설 익지도 않게 밥을 할수 있다면 "등산 좀 다녀 봤네" 하는 소릴 들을수 있었다. 화력 조절은 삼발이 위에 뭘 더 얹어서 불과 용기 사이를 멀리 하는 수밖에 없었다.
위에서 휴대성이 나쁜 편은 아니라 적었지만, 이는 장시간 써야 할 때의 기준일 뿐이며 기본 부피가 나가는데다 무게는 가스 버너와 비교할 수 없게 나가기에 단기간의 백패킹에는 훨씬 불리해진다. 가스 버너의 약점인 부족한 화력 문제 역시 일명 몬스터 버너로 불리는 화구를 복수로 늘린 버너의 등장 및 열량이 높은 이소부탄, 프로판[2]을 쓰는 가스 버너 등장으로 간극이 줄어들었다. 결국 옛날에 많이 쓰던 스웨덴제 옵티머스(Optimus), 스베아(Svea)[3] 등 황동 몸체로 만든 외국산 석유 버너, 30여 제조사에 수백 가지에 이르던 국산 석유 버너는 90년대 이후엔 시장에서 완전 퇴출되었고, 이젠 골동품점에서나 볼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날씨를 가리지 않는다는 잠점이 있긴 했지만 고산 등반이나 추운 데서 쓸 사람들은 그 이전부터 본체가 더 작고 가벼우며 열럄이 높고 기화가 잘 되는 휘발유 버너를 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석유 버너는 일반적인 가족 단위의 캠핑이나 백패킹에서는 자취를 감추었고, 대형 석유 버너는 대규모 캠핑장에서 난방용으로, 휴대형 버너는 레트로 취향의 캠핑족이 알음알음으로 구해 쓰는 것이 전부가 되었다. 2010년대는 휴대용 석유 버너는 수입품 외에는 구할수 없고, 중고품 값도 20만원 이상 한다. 즉 골동품으로서의 가격이다. 2019년 현재까지도 캠핑용 가스 버너와 식기 등을 만드는 스웨덴 옵티머스에서는 1955년에 처음 나온 1인용 모델 SVEA 123을 아직 만들어 팔고 있는데, 값이 꽤 비싸다. 링크 아웃도어 용품 전문 업체 콜맨에서도 석유 멀티 퓨얼 미니 버너가 나오고 있다. (위 휴대용 버너의 사진이 콜맨 제품이다. 이건 국내 홈쇼핑에서 쉽게 살수 있다.)

3. 기타


연료비가 저렴하여 오래전엔 식당에서도 많이 사용하였다. 군대에선 GOP에서 취사를 하는데도 많이 사용하였다. LPG가스통을 자주 배달해주기 힘들어서인데 문제는 석유 버너는 비인가 장비라는 것이다. 애초에 등유도 난방용을 썼기 때문에 빼도박도 못한다.

[1] 위 사진의 커다란 국산 거치용(13만원대)보다 콜맨 멀티퓨얼 휴대용이 28만원대로 더 비싸다. 브랜드 이름 없는 중국제 펌프식 석유 버너는 8만원 선에 구입 가능.[2] 국내에서는 휴대용 일회용 프로판, LPG 가스통이 불법이다. 단속은 하고 있지 않지만 신품을 구하기는 어려워서, 캠퍼들은 과거 수입된 일회용 가스통에 LPG를 재 충전해 쓰는 경우가 대부분. 캠핑용으로 10kg짜리 가스통을 팔기는 하지만 휴대용으로 볼 수는 없다.[3] 당시엔 옵티머스와 스베아가 다른 브랜드였으나, 2019년 현재는 스베이가 옵티머스의 모델 중 하나이다. 본사 홈페이지에 보면 석유 버너는 스베아 단 한 모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