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
1. 개요
1906년에 발표한 헤르만 헤세의 소설.
성공을 규정하는 잣대를 강요받고, 인생의 빛나는 시기를 잃어버린 채 힘 없이 꺼져버린 한스 기벤라트의 이야기.
자신을 짓누르는 가정과 학교의 종교적 전통, 고루하고 위선적인 권위에 맞서 싸우는 어린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가의 자서전.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헤세의 분신일 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젊은 이들의 자화상이다.
-민음사 <수레바퀴 아래서> 中
2. 줄거리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낚시를 즐기고, 토끼와 자연을 사랑하는 섬세한 감성의 소년이다. 그는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힘든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신학교 시험에 합격한다.[1] 신학교 생활은 엄격하고 고되지만 그는 비교적 잘 적응하여 좋은 성적을 유지해 나간다. 그러다가 '헤르만 하일러'라는 천재적이고 반항적인 시인 학생을 만나게 된다. 그와 우정이 깊어 갈수록 주입식 교육과 가혹한 규율이 지배하는 학교 생활을 견딜수 없게 된 한스는 힌딩어라는 친구의 죽음, 헤르만 하일러와의 이별 등을 겪으면서 더욱 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느끼고 몸과 마음이 무너져 간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는[2] 무기력과 우울증 속을 방황하다가 빈민 거리의 사람들과 사귀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엠마라는 여자를 사랑하게되는데, 이 사랑 역시 짧은 만남으로 끝남으로써 또 한 차례 깊은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3][4] 그는 결국 기계공으로 취직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5] 고된 노동과 정신적 갈등 속에 일주일을 보낸 후 첫 일요일에 술에 취해서 혼자 돌아오던 중 물에 빠져 죽고 만다. 설명상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다고 나와있으나 극의 분위기, 특히"괴로움, 외로움, 구역질에서 벗어났다" 라는 대목은 자살을 연상시킨다.
3. 등장인물
- 한스 기벤라트
소설의 주인공. 똑똑하고 재능있는데다 얼굴까지 잘생겨 눈에 띄는 수재였다. 어릴 때는 낚시나 수영, 토끼 기르기를 좋아했지만 공부를 하며 하지 못하게 됐다. 재능도 있지만 방학동안 노는걸 포기하고 공부하거나 신학교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기에 노력파라고 볼 수 있다. 어느날 하일러를 만난걸 시작으로 공부의 양을 줄여서 성적이 떨어지고 다시 되돌릴 수 없게 되어서 결국 신학교를 휴학한다. 수줍고 마음여린 성격을 가지고 있다.
- 헤르만 하일러
한스의 친구. 신학교에서 처음 한스를 만나 친구가 된다.자유분방한 시인이란 한스와는 반대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고 1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긴다.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들과 자주 충돌한다.
4. 기타
작중에 한스와 하일너가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동인녀들의 망상을 자극하기도 해서 BL쪽에서 2차 창작(...)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 창작 동화 중에 '땅콩 껍질 속의 아이들'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거 빼면 완전 표절작. 등장인물 이름도 한스가 '양한라', 하일너가 '하인해'라는 이름으로 거의 동일하다. 땅콩 껍질 속의 아이들
[1] 국가에서 학비를 지원하는 학교로, 이곳을 졸업하면 대학에 진학하여 역시 국비로 목사나 교사를 양성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다.[2] 공식적으로는 휴학이지만 워낙 천재들만 모여서 몇 주만 진도가 밀려도 다시는 못 따라가기에 휴학했다 다시 돌아오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고 언급된다.[3] 엠마가 한스와의 키스 이후 몸을 밀착하며 그의 손을 끌어 자신의 코르셋에 갖다 대자 한스는 숨막히는 느낌을 받고 이를 거부했고, 엠마가 휘청거리는 그를 부축하여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그녀가 일을 도우러 오지 않아 의아해하던 한스는 아이들로부터 그녀가 그에게 말없이 떠나버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리고 그녀 스스로가 다음날에 떠날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그런 행동을 하고 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것에 대해 그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번민에 시달린다.[4] 외로운 늑대처럼 행동하지만 여성에 환상을 가져서 막상 상대가 키스해올 때 겁을 내고 물러나 상대를 실망시키는 소심하고 마음여린 주인공, 주인공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여성들은 다른 헤세 작품들에도 등장한다. 일종의 클리셰? 헤세의 소설들이 자전적이라는 평은 오래 됐고, 단편 작품들을 본드처럼 써서 주인공의 주활동 나이대를 따라 주욱 늘어 놓을 수 있어서, 작가 자신과 경험을 반영한 것일 지도 모른다.[5] 이 때 졸업하고 먼저 취직했던 동년배 친구는 이미 견습공 생활을 마치고 첫 주급을 받을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