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에반게리온 2nd Impression

 


신세기 에반게리온/세가새턴의 후속작. 당연히 플랫폼도 세가 새턴.
게임 제작진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단순 커맨드 선택식이었던 전투가 액션성이 가미된 3D으로 바뀌어 게임성이 그나마 증가. 타츠노코 프로덕션이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붕폭발이었던 전작과는 달리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작화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백문이불여일견 직접 보도록 하자.

사실 캐릭터 게임인만큼 게임성보다는 시나리오로 평가할 수 밖에는 없는데 수많은 에반게리온 게임중 시나리오의 질 만큼은 1, 2위를 다투는 작품.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에바 게임들이 워낙 망작에 희대의 쿠소게들인 탓이지만 말이다.
스토리는 이번에도 오리지널 사도가 쳐들어오는 패턴이기는 하나 분기가 좀 더 다양해졌으며[1] 선택에 따라 180도 바뀌는 스토리 진행이 일품이다. 단순한 히트작의 재생산물이었던 전작에 비해 오리지널 캐릭터의 비중이 높고 나름 캐릭터성도 높다. 이 작품이 세가의 판권물로 묶여있지만 않다면 리메이크나 타기종 이식을 바라는 목소리도 제법 있었을 정도다.[2]
이외의 특색이라면 전작에서도 활약(?)한 지구방위밴드가 다시 등장하며 분기에 따라 지구방위밴드의 보컬이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가 되기도, 혹은 야마기시 마유미가 되기도 하는데 야마기시 마유미의 곡인 "그대가, 그대로서 태어난 이유"는 숨겨진 명곡이라 할 정도의 질을 자랑하나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의 곡인 "Get it on! 도플갱어에게 입맞춤을"은 자의식과잉의 절정을 보여주는 혼돈의 카오스. 게다가 아야나미 레이는 전작보다 더 공기 캐릭터가 되었다.[3]

아스카의 "Get it on! 도플갱어에게 입맞춤을".

야마기시 마유미의 "그대가, 그대로서 태어난 이유".

사도가 몸만 바꿔서 계속 출현하는데...코어가 야마기시 마유미의 태내에 있었다. 작품 자체가 마이너라 그대로 묻혔다.
[1] 분기에 따라 사도 구경도 못하고 끝낼수 있다. 뭥미?[2] 전작은 DVD 플레이어용 게임으로나마 이식된 적이 있지만 이 작품은 그런 것도 없어 아쉬움을 더한다.[3] 사실 레이는 본작 외에도 게임 쪽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비중이 없다. 강철의 걸프렌드도 그렇고 슈퍼로봇대전에서도 별 비중이 없는 편으로, 꽤 시간이 지난 뒤 나온 육성계획이나 걸프렌드 2nd에 가서야 비로소 주역 히로인으로서 등장할 수 있었다. 반면에 아스카는 공인 커플링으로서 원작 이상으로 활약했다. 이는 아스카가 에반게리온 작품의 진 히로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