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지렁이
1. 개요
몸을 미친 듯이 좌우로 흔들어대면서 움직이는 붉은 지렁이같이 생긴 환형동물. 더럽고 고인 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급수의 지표종이다.
지렁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인식은 하늘과 땅 차이. 하수도나 더러운 개천 바닥에서 군생하여, 더러운 곳에 수십 마리가 뭉쳐있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개체가 많을 경우 서로 뭉쳐서 군체를 형성하고 기질에 군체를 파묻은 후 몸을 흔들면서 물속의 유기물을 섭취한다고 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물고기 등의 먹이로 쓰이기도 하는데 말린 것도 판매되지만 주로 살아있는 상태를 선호한다. 먹이용으로 기르기도 한다. 참고.
하지만 이 글을 보는 물덕이 있다면 실지렁이를 먹이로 급이하는 것은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번식을 잘 한다는 일회성의 주장들이 있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으므로 100% 신뢰는 힘들다. 문제는 실지렁이가 달고 오는 질병들이란 건데, 대표적인 것이 에드워드 병이다. 어병학자들은 이미 실지렁이를 에드워드 병의 주요 매개체로 인식하고 있으며 급이를 권하지 않는다.
다만 대형 육식어 치어들의 경우 영양가도 높고 쉽게 먹을 수 있기에 자주 급여되는 것도 사실.
또한 보관도 문제가 된다. 실지렁이가 뭉치게 되면 덩어리 내부에 위치한 개체들은 산소 부족으로 죽게 되는데, 이로 인해 물이 오염되면서 다른 실지렁이들도 덩달아 죽어나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청정한 환경에서 외부 병원체의 유입을 최소화하고 양식하는 방법도 있으나 한국 관상어 시장의 규모나 특이성(관상보다 번식을 통해 돈을 버는 게 우선되는 특이한 시장이다)을 감안할 때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2. 상세
오래된 집에서는 상당히 악명을 떨치는 생물이기도 한데, 하수구 안에서 생활하다 배수구를 통해 화장실 안으로 침입하는 경우가 있다. 화장실 안에서 괴생물체를 목격한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실지렁이 자체가 워낙 더러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생물이다보니 욕조 등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이후 청소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도 골치.[1] 간혹 가다 진짜 지렁이와 비견될 정도로 큰 개체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고층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최근에는 배수구의 구조가 실지렁이가 올라올 수 없도록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아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생물이기도 하다.
미국의 하수구에서 발견되어 화제가 된 괴생물체의 정체라고 한다. 엄청난 숫자가 군체 덩어리를 이루어 빛에 반응한 것. 영상 링크
관상어 시장에선 없어서 못 먹이는 최고의 성장촉진제이자 산란촉진제이다. 실지렁이를 먹일 경우 성장이나 발색이 매우 좋아지며, 코리도라스류는 실지렁이가 산란 스위치로 통한다. 하지만, 더러운 물에서 살던 실지렁이인 만큼 세척과 해감이 필수이고, 쉽게 죽고 굉장히 빠르게 부패하기 때문에 수질 악화나 실지렁이 매개 질병으로 관상어가 전멸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1] 화장실 청소를 얼마나 잘 하느냐와 실지렁이가 나오느냐는 큰 관계는 없다. 원래가 하수도에서 사는 생물인데 하수도를 직접 청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