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학파
1. 개요
헬레니즘 시대에 발생하여 전기 로마 시대까지 성행한 철학의 한 유파.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처음 만들었다고 하여 에피쿠로스 학파라고 한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쾌락주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때 말하는 쾌락주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상태가 아닌 '신체에 고통이 없는 상태'를 중심적으로 봤다. 쾌락은 '고통의 부재'로, 오히려 쾌락을 일부러 추구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 때문에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고 보았다. 이 때문에 추구하라고 주장한 것 중의 하나는 '신체의 고통이 없는 상태'(aponia)였으며, 이를 위해서는 생을 유지할 정도만을 소비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또 한편으로 에피쿠로스 학파는 망상과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이 정신적인 고통을 준다고 보고 우주와 고통, 욕망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았는데(여기서 철학이 필요해진다), 이를 통해 '마음의 평안'(ataraxia)을 얻을 수가 있다고 보았는데, 이 아타락시아 개념은 되려 스토아 학파의 아파테이아 개념과 상당히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사도 바울의 전도 행적을 다룬 신약 성전의 사도행전에서도 바울이 아테네에서 전도를 할 때 에피쿠로스 학파의 일원과 스토아 학파의 일원이 바울과 함께 논쟁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2. 키레네 학파와의 차이점
위의 내용에서 가장 확실히 나타난다. 쾌락을 인간 행위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 쾌락주의의 한 분파로 당장의 육체적 쾌락을 강조한다. 순간적이고 감각적인 쾌락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에피쿠로스학파와 다르다.
3. 관련 서적
- 학파의 개조인 에피쿠로스 본인의 저작이 일부만 전해지다 보니, 정작 에피쿠로스 학파의 학설을 상세히 전하는 책은 그 후학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도 2012년에 '아카넷'에서 원전번역(!)이 출간된 바 있다.
-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책에도 간간이, 주로 '까기 위한 목적으로'(...) 에피쿠로스 학파의 학설들이 인용되고 있다(대표적인 예로, '최고선악론'). 키케로의 절친인 아티쿠스가 에피쿠로스학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키케로 曰 "고통을 최고악으로 간주하는 자는 결코 용감한 자가 될 수 없고, 쾌락을 최고선으로 놓는 자는 결코 절제하는 자가 될 수 없다(「의무론」 1.2.5)" 쾌락 쪽은 "그건 키레네 학파 이야기이지 에피쿠로스 학파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고통 이야기는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