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베트남어
1. 개요
대한민국 국립국어원이 정한 외래어 표기법 중 베트남어를 표기하는 방법.
국립국어원이 2004년 12월 20일 문화관광부 고시 제 2004-11호로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법 고시》를 발표하면서 확정되었다.
2. 규정
2.1. 베트남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2.2. 표기 세칙
- 제1항: nh는 이어지는 모음과 합쳐서 한 음절로 적는다.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는 받침 ‘ㄴ’으로 적되, 그 앞의 모음이 a인 경우에는 a와 합쳐 ‘아인’으로 적는다.
- 제2항: qu는 이어지는 모음이 a일 경우에는 합쳐서 ‘꽈’로 적는다.
- 제3항: y는 뒤따르는 모음과 합쳐서 한 음절로 적는다.
- 제4항: 어중의 l이 모음 앞에 올 때에는 ‘ㄹㄹ’로 적는다.
3. 문제점
3.1. e, ê의 표기 문제
e(/ɛ/)는 ㅐ로 적고 ê(/e/)는 ㅔ로 적는데, 이는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서 /ɛ/와 /e/를 모두 ㅔ로 적는 것과 상반된다. /ɛ/, /e/가 각각 한국어의 ㅐ, ㅔ에 대응되는 것은 맞는데, /ɛ/를 다른 언어의 표기법에서는 ㅔ로 적도록 하면서 베트남어 표기법에서는 ㅐ로 적는 것은 모순이다. 또한 철자가 e인 것은 다른 언어의 한글 표기법에서 보통 ㅔ로 적기에, e를 ㅐ로 적는 것은 그다지 직관적이지 못하다.
의외로 많은 언어에서 /ɛ/와 /e/가 구분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변이음 취급[1] 하며 철자상으로도 구분하지 않는데, 베트남어는 이와 달리 서로 변별력을 가지며 철자도 항상 다르기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3.2. 인명 표기 문제
외래어 표기법은 인명의 성과 이름의 띄어쓰기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현행 어문 규정에서 성과 이름 사이의 띄어쓰기에 관한 규정은 한글 맞춤법의 제5장 48항의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가 전부이다. 그리고 외래어 표기법도 맞춤법의 일부인 이상, 원칙적으로는 성과 이름을 붙여 쓰는 것이 규정상 옳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물론 국립국어원에서도 서양이나 일본 인명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는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명뿐이다.
그리하여 베트남어 인명은 무조건 한 단어로 붙여 적는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성씨와 middle name, 이름(first name)의 경계를 알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베트남어 인명은 보통 성씨 한 음절, middle name 한 음절, 이름(first name) 한 음절로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는 이름(first name)으로만 부른다. 하지만 베트남어의 한 음절이 한국어의 한 음절로 대응되지 않고, 한국어의 음절 구조 제약으로 인해 두세 음절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당장 한 음절인 Nguyễn은 해도 한글로 적으면 '응우옌'이라는 세 음절로 늘어나고, Nhung은 '니응'이라는 두 음절로 늘어난다. Nguyễn Văn Thiệu의 경우 모두 한 단어로 붙여서 응우옌반티에우로 적는 것이 현행 규정인데, 베트남어 인명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어디까지가 성씨이고 어디까지가 middle name이고 어디까지가 이름(first name)인지 파악할 수 없고, 따라서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응우옌 반 티에우'와 같이 성씨와 middle name, 이름(first name) 사이를 모두 띄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이는 베트남이 한자 문화권인 것에 영향을 받아 중국어처럼 붙여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같은 한자 문화권의 언어인 일본어의 인명은 성과 이름을 띄어 쓰는 게 보편적이란 걸 생각하면...
[1] 예를 들어, 영어에서 가끔 나오는 [ɛ\] 발음을 대부분의 사전에선 보통 다 [e\]로 써놓으며, 그리스어에서도 두 발음이 통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