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
1. 개요
외국어 단어·인명·지명 등을 한글로 전사하는 데 적용되는 표기 규칙.
1.1. 상세
일단은 외래어를 표기하는 여러 방법을 가리키나, 이 문서에서는 대한민국 국립국어원에서 제정하고 1986년에 문교부 고시 제85-11호로 공포되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을 말한다. 국립국어원은 매주 정기적으로 '외래어 심의 실무소위'를 개최하여 수~목요일경 새롭게 심의 통과된 외래어를 공포하고 있다. 이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 DB에도 반영된다.[1]
자국어 표기 규정에 관해서는 국가가 주도해서 어문 정책을 펼치는 곳이 많지만, 외래어를 표기하는 것에 관해서도 국가 주도로 따로 규정을 정하는 예는 로마자 문화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로마자가 세계구급 공용 문자라 대부분의 외래어가 로마자 표기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2] , 태국 등 로마자 이외의 독자적인 문자를 쓰는 언어권에서는 존재하고 있다.
이글루스의 한 블로거는 외래어 표기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혼란을 이야기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글을 쓰는 것에 따른 불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만일 한국어가 로마자를 썼다고 해보자. '맑스', '막스'냐 '마르크스'냐로 고민할 일이 애초 없었을 것이다. 그냥 Marx로 썼을 테니까.[3] 외래어 표기법 같은 건 없고, 국어원에서 이따금 로마자 표기가 헷갈리는 것만 지정해줬을지도 모른다. 로마자 언어권의 실제 사례를 들자면, 스페인어 어문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 푼데우(Fundéu)는 로마자 표기가 중구난방인 무아마르 알 카다피(معمر القذافي)의 스페인어 표기를 Muamar el Gadafi로 통일한 바 있다(참고).
외래어 표기법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외래어 표기법도 한글 맞춤법의 일부다.[4] 그렇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지 않으면 맞춤법에 따라 틀리는 것이 된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외래어 표기법도 다른 규정인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과 마찬가지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준수되어야 한다'라고 답변하였다. 참고 외국어 단어를 한글로 옮기는 일이 많은 사람들(번역자나 통역자, 학자 등)이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어문 규정이며, 정부 기관[5] ·언론[6] ·학계[7] 에서 외래어를 표기할 때 따라야 하는 표기 원칙이기도 하다.
참고로 북한 문화어에도 외국어·외래어 한글 표기 관련 규정이 따로 있다. 외국말적기법 문서를 참고할 것.
나무위키에서는 원래 외래어 표기법이 더 우선되었으나 2017년 말 편집지침의 개정으로 '''대중이 널리 사용하는 표기를 우선'''하도록 바뀌었다.
2. 역사
넓게 보면 한글 창제 시기부터 이미 외국어를 한글로 옮기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1448년 한국 한자음의 혼란을 바로잡는다는 목적으로 간행된 《동국정운》이 지금 기준에서 보면 일종의 외래어 표기법이다.
유길준의 《서유견문》 등 개화기 서적을 보면 외래어의 한글 표기에 대한 의논이 드러나 있고, 고종실록에는 군국기무처에서 '구라파 글은 모두 국문으로 번역해 적는다'는 의안을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늘날 '외래어 표기법'의 직접적인 기원은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제시한 〈한글 마춤법 통일안〉이다. 이 원칙의 제6장에 외래어 표기 원칙이 짤막하게 실렸으며, 골자는 '표음주의를 취하되 새로운 문자나 부호를 만들지 않는다'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941년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1948년 〈들온말 적는 법〉, 1958년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등의 개정을 거치고 1986년 현재의 〈외래어 표기법〉에 이른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다음과 같은 역사를 거쳐 보완되었다.
- 1986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중국어 표기법으로 처음 시작
- 1992년: 폴란드어, 체코어, 세르보크로아티아어, 루마니아어, 헝가리어 표기법 추가
- 1995년: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덴마크어 표기법 추가
- 2004년: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타이어, 베트남어 표기법 추가
- 2005년: 포르투갈어, 네덜란드어, 러시아어 표기법 추가
3. 내용
3.1. 제1장 표기의 원칙
3.1.1.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한글 24자모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를 뜻하는데, 제1항 규정은 '만으로 적는다'고 써두었기 때문에 저 24가지만 써야 한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으며 실제로 국립국어원의 질문 게시판에 이걸 물어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실 한글 맞춤법에서 쓰이는 자모는 24 홑자모 이외에도 겹자모를 포함하여 '''총 40자모'''[9] 이나, 겹자모의 경우 홑자모의 조합으로 해석[10] 한 것이다. 즉 ㄲ는 ㄱ+ㄱ, ㅐ는 ㅏ+ㅣ와 같은 식. 오해를 많이 부르는 규정이므로 부연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 외에도 표준 한국어에서 철자대로 읽을 수 없는 표기(예: 맑스[막쓰])로는 쓰지 않는데, ㅢ나 일부 자음 + ㅖ[11] 를 쓰지 않는 걸 보면 국어원은 이들을 한국어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조합이라 보는 모양이다.
3.1.2.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위 '제정에 반영된 원칙' 섹션에서도 서술했듯, 표기의 통일성을 위해 원음주의를 약간 무시하는 것이다. 1음운 1기호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이음 현상이나 음운 변화까지 일일히 다 고려하면 표기가 매우 복잡해진다.
pie의 p와 spy의 p의 발음이 다른데도[12] 둘 다 ㅍ으로 적는 것은 상황에 따라 같은 음소의 표기가 달라지는 것을 막아서 통일된 표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음운 변화를 모두 반영하면 원래 발음에야 개미 발톱만큼 가까워지겠지만, 외래어를 옮길 때마다 음운 변화를 공부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pie는 '파이'인데 spy는 '스빠이'고, Achtung은 '아흐퉁'인데 Ich liebe dich는 '이히 리버 디히'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다만 실제로는 외래어 표기법 규정 내에서도 이 원칙이 깨진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원칙은 그렇게 믿을 만한 원칙은 못 된다(...). 몇몇 사례를 들어 보자면,
- 영어 표기법(제1항)에서 선행 모음의 종류에 따라(짧은 모음 vs. 장모음 & 이중 모음) 무성 파열음 /p/, /t/, /k/의 표기를 다르게 규정함
- 영어 표기법(제3항의 2)에서 /ʃ/를 위치에 따라 '시'와 '슈'로 나누어 적도록 규정함
- 에스파냐어(스페인어) 표기법(제6항)에서 nc, ng의 n을 ㅇ으로 적도록 규정함
- 일본어 표기법(대조표)에서 か행, た행의 어두, 어중·어말 표기를 다르게 규정함
- 일본어 표기법(대조표)에서 う단의 모음 표기를 선행 자음에 따라 ㅜ와 ㅡ로 나누어 표기하도록 규정함
- 폴란드어 표기법(제1항), 체코어 표기법(제1항), 세르보크로아티아어 표기법(제1항), 헝가리어 표기법(제1항)에서 k, p의 표기를 후행 요소에 따라 다르게 규정함
- 폴란드어 표기법(제3항의 3)에서 sz의 표기를 위치에 따라 '슈'와 '시'로 다르게 규정함
- 체코어 표기법(제3항의 3)에서 ř, ž가 무성 자음 앞에 올 때는 '르슈', '슈'로 적고 어말에 올 때는 '르시', '시'로 적도록 규정함
- 체코어 표기법(제3항의 3), 세르보크로아티아어 표기법(제4항)에서 š의 표기를 위치에 따라 '슈'와 '시'로 다르게 규정함
- 루마니아어 표기법(제1항)에서 c, p의 표기를 후행 요소에 따라 다르게 규정함
- 헝가리어 표기법(제4항)에서 s의 표기를 위치에 따라 '슈'와 '시'로 다르게 규정함
- 스웨덴어 표기법(제3항의 3), 노르웨이어 표기법(제4항의 3)에서 n 앞의 g는 ㅇ으로 적도록 규정함
- 스웨덴어 표기법(제9항), 노르웨이어 표기법(제8항), 네덜란드어 표기법(제8항)에서 nk의 n을 ㅇ으로 적도록 규정함
- 네덜란드어 표기법(제1항)에서 무성 파열음 p, t, k의 표기를 후행 요소에 따라 다르게 규정함
3.1.3.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만을 쓴다.
현대 한국어의 7종성법에 기반한 것. 현대 한국어에서는 받침 발음으로 /ㄱ, ㄴ, ㄷ, ㄹ, ㅁ, ㅂ, ㅇ/ 만이 존재하며, 나머지 받침들은 이 일곱 개 발음 중 하나로 발음된다.[13] '엎', '없' 등의 표기도 /업/으로 발음되므로, '엎'이나 '없'으로 표기한다고 해서 '업'이라는 표기보다 원어의 발음에 더 가까워진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업'만을 쓰고 '엎'과 '없'은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ㄷ/ 발음 외래어는 현대 모음 조사를 붙였을 때에 [ㅅ]로 발음하는 경향[14] 이 한국어 화자들 사이에 있는 것을 존중해 ㄷ 대신 ㅅ을 사용한다.
다만 음절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음동화는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 ㄴ과 ㄹ이 붙으면 /ㄴㄴ/ 또는 /ㄹㄹ/ 로 발음되나 Monroe는 '먼로'로만 표기하며, 한국어 화자들이 '먼로'를 /먼노/나 /멀로/로 발음한다 할지라도 '먼노'나 '멀로'로 표기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가급적 자음동화가 안 나오게 규정을 만든다. 예를 들어, 영어 표기법에서 chipmunk는 '칩멍크'가 아니라 '치프멍크'로 쓴다. 칩멍크라고 쓰면 다들 ['''침'''멍크]라고 읽게 되기 때문이다.
3.1.4.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http://www.korean.go.kr/nkview/news/91/news6_7.htm
규정에는 파열음만 써 있지만, 실제로는 마찰음에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파열음만 명시해 둔 것은, 일본어 표기법과 중국어 표기법에서 마찰음과 파찰음에는 된소리를 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사소리-거센소리-된소리"의 3단 구분을 사용하는 한국어에 반해 유럽의 많은 언어는 "유성음(울림소리)-무성음(안울림소리)"의 2단 구분을 사용한다. 그런데 무성음의 발음값이 언어마다 달라 언어에 따라 된소리에 가깝냐(스페인어 등), 거센소리에 가깝냐(영어 등)가 달라진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된소리를 허용하면 어떤 언어가 거센소리에 가까운 무성음을 쓰고 된소리에 가까운 무성음을 쓰는지를 일일이 조사해야 한다. 모든 나라 말이 어떻게 발음나는지 조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그냥 다 거센소리로 적자는 것이다. 추가로 영어의 영향으로 원래 언중에서 원 언어의 발음에 상관없이 거센소리로 옮기기도 했으니 그냥 그렇게 퉁치는 게 좋다는 것도 근거로 나온다. 따라서 이것은 어디까지나 편의를 위해 덧붙여진 형태주의적 표기라 할 수 있다.
한편 이 원칙은 유성-무성 2단 구분을 쓰는 대부분의 서양 언어를 위해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에 동남아의 태국어, 베트남어처럼 '평음-유기음-유성음'의 3단 구분을 쓰는 언어에 대해서는 'Krung Thep'을 끄룽 텝으로 전사하는 것처럼 된소리를 쓰도록 하고 있다. 다만 중국어 표기법에선 특이하게 유기-무기음의 구별이 아닌 치경음과 권설음/경구개음을 구별하기 위해 이 둘을 ㅆ/ㅅ, ㅉ/ㅈ로 구분해서 쓰고 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보다 표음성을 우선시해 러시아어 тра́ктор[15] (영어로는 tractor)를 뜨락또르[16] 로 적는 등 외래어 표기에 된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3.1.5.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외래어 표기법이 완벽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
외래어 표기법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90년대이기 때문에, 그 이전부터 널리 쓰이고 있던 표기들은 새로 정한 원칙과 어긋났던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표기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원칙대로 표기했을 때 더 큰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미 널리 쓰이던 것은 그것을 표준으로 인정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피시 종이의 '''fi[fɪ]'''랑 퍼펙트 게임의 '''fe[fɪ]'''는 국제 음성 기호상 완전히 동일한 발음이나, 표기법이 상이하다. 고유명사의 경우 Kennedy, Wałęsa와 같은 이름은 각각 영어와 폴란드어 표기 원칙을 적용하면 '케니디', '바웽사'로 써야 하겠지만 이전부터 '케네디', '바웬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케네디', '바웬사'[17] 를 표준으로 정했다. 2005년 포르투갈어 표기법이 새로 마련되었지만 Rio de Janeiro는 '히우지자네이루'로 적지 않고 '리우데자네이루'로 적는 것도 한 예다. 다만, 동일한 철자라도 맥아더의 경우만 표기 원칙인 매카서로 쓰는게 잘못이며, 반대로 아서왕이나 아서 코난 도일은 표기 원칙대로 아서라고 써야 올바르다.
일단 이 항의 적용 대상은 '''어느 소수의 집단만이 쓰는 정도가 아니라 누구나 다 알 정도로 그 표기 하나만 쓰이는 경우만'''이고, 그렇지 않으면 보통은 원칙을 적용한다. 이는 문법에 예외가 많아봤자 정하는 쪽이나 쓰는 쪽이나 헷갈리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표기를 정하면 신문, 교과서, 백과사전 같은 파급력이 큰 공식 매체는 그 표기를 따르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설령 새로 정한 표기가 제정 당시엔 열세하더라도 점차 대체되기 마련이다. 영화제로 유명한 프랑스의 Cannes 지방을 가리키는 표현은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깐느'가 흔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칸'으로 거의 굳어지게 되었다.
사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와 관용 표기에 차이가 있을 경우, 국립국어원과 심의 위원회 입장에서는 참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관용 표기를 많이 인정하자니 예외가 늘어나서 까이고, 인정하지 않자니 언중의 언어 현실과 동떨어져서 까이기 때문이다. 또, 외래어 표기법 또한 표준어처럼 이미 심의한 표기를 다시 바꾸는 일은 그리 흔치 않다. 애써 발표한 표기를 바꾸면 다시 한 번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짜장면이 복수 표준으로 인정된 것은 꽤나 이례적인 사례. 아무래도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대부분이 인명이나 지명 등 생소한 것들이 많은 데 비해 '짜장면'은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고 또 발음대로 표기가 굳어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원칙에서 쓰이는 '관용'은 표기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가령 automata는 영국식으론 ‘오토머터’/미국식으로는 ‘오타머터’이나 auto를 오토라고 적는 관용을 들어 오토마타라는 표기로 심의되었다. 이외에도 parameter의 경우, 일본의 표기는パラメーター(파라메타)인데, 한국어에선 meter/メーター를 '미터'로 적는 관용을 이유로 "파라미터"라고 심의, 실제 영어 발음은 [pəˈɹæm.ɪ.tə]로 "퍼래미터"가 맞으며, 네덜란드어인 경우 [paraˌmetər]로 "파라'''메'''터르", 독일어인 경우 [paˈraːmetɐ]로 ‘파라'''메'''터’로 오히려 일본 표기를 장음 제거하고 심의했으면 맞게 표기되었을 경우였다. 사실상 외래어 표기법의 명확한 허점이라 할 수 있는 규정이다. 관용의 이용도 표기하기 곤란한 발음의 경우라면 도움이 되지만 엄연히 대응되는 표기가 있는데도 기존의 관용을 들어 심의하다보니 영어와 같은 원어와 동떨어진 표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일본어 표기에서 '모숀'을 '모션'으로만 바꾼 정도의 표기들이 심의로 많이 되었다.
여기서 영국식 영어, 미국식 영어 발음을 예로 들어 한글 표기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 생각해보고 해야한다. 고무 gum, 티타늄 titanium 등의 표기는 영어식인 검, 타이태니엄을 들여와서 정착한게 아니라, 일본을 통해 들어온 포르투갈어 고무, 근대 화학의 큰 족적을 남긴 독일어 발음 티타늄을 들여왔기 때문에 올바른 표기인 것이다. 당장 바로 위의 문단에서 예로든 오토마타도 영어에서 들여온 것인지, 그 외의 국가에서 들여 왔는지를 따져 본 다음에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한다. 다만 이것도 통일되게 표기하지 않으면 당연히 틀린 것이 맞다. 매트릭스(영화)의 인물 Neo, Morpheus는 영어 발음으로 니오, 모피어스로 발음하는데, 번역은 네오, 모피어스로 해놓았다. 네오, 모르페우스로 하던가 니오, 모피어스로 해놓았어야 적어도 틀렸다고 볼 수는 없었을 것.
관용의 존중을 남용하다 보니 ‘'''머메일'''리아’가 ‘메멀리아’가 되는 등, 전체적인 언어구조를 망가뜨리는 결과 낳고 있다. 하지만 관용적으로 쓰였던 표기를 더 선호하고 유지하려 하는 사람들로 인해, 관용적 표기는 계속 유지되고, 오히려 발음 기호와 대조한 맞는 표기를 틀린 표기로 심의하는 경우도 있다. 비즈니스처럼, 국어원이 보는 사전[18] 과 사람들이 많이 보는 사전이 서로 다른 발음을 제시해서(...) 혼란이 일기도 한다.
참고로 관용적인 표현 자체가 애초에 여러가지인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원칙대로라면 단 하나만을 표준어로 지정해야하지만 간혹 복수 표준어로 등재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화이트 셔츠(White shirt)[waɪt ʃɜːt]'''는 '''와이샤쓰'''로도 적는데, 둘 다 외래어 표기 원칙대로인 '''와잇 셔트'''에 어긋나나, 모두 관용적 표현으로 인정된다.
white를 관용적으로 '화이트'로 옮기는 이유는, 외래어 표기법 성립 당시 기준으로 사용한 영어발음인 /hw/ 혹은 /ʍ/(양순 연구개 마찰음)이 소위 wine-whine merger[19] 가 일어나기 이전의 보수적 용인발음 내지는 19세기 말~20세기 초반 미국식 영어 표기였기 때문이다. 이미 외래어 표기법 개정 당시인 1980년대부터 시중의 영한사전 및 해외에서 발행된 사전들에는 보수적 발음 /hw/와 최근 발음 /w/를 함께 실어두었으나, 국립국어원에서는 영미권 어중의 발음 변화 추세를 크게 고려하지 않던 경향과 더불어 당시 한국 사회 전반에 고질적으로 남아 있던 일본식 영어발음 등의 영향으로 해당 표현을 기본형으로 인식한 탓이다. 특히 일본식 영어발음이 한국에서의 통용발음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whiskey라는 단어는 wine-whine merger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은 /'ʍɪski/로 읽어왔고,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어 신문에서도 '휘스키'로 자주 표기했으나[20] 결국 해방 이후 표준어로 결정되어 널리 쓰인 것은 '위스키'였다. '휠'도 '윌'로 굳이 읽지 않는데 위스키는 이처럼 예외인 것은, 언중이 일본어 표기인 ウヰスキー에 이끌린 발음을 널리 썼기 때문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3.2. 제2장: 표기 일람표
- 표1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
- 표2 에스파냐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3 이탈리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4 일본어의 가나와 한글 대조표
- 표5 중국어의 발음 부호와 한글 대조표
- 표6 폴란드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7 체코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8 세르보크로아티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9 루마니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0 헝가리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1 스웨덴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2 노르웨이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3 덴마크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4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5 타이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6 베트남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7 포르투갈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8 네덜란드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 표19 러시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3.3. 제3장: 표기 세칙
- 제1절 영어의 표기
- 제2절 독일어의 표기
- 제3절 프랑스어의 표기
- 제4절 에스파냐어의 표기
- 제5절 이탈리아어의 표기
- 제6절 일본어의 표기
- 제7절 중국어의 표기
- 제8절 폴란드어의 표기
- 제9절 체코어의 표기
- 제10절 세르보크로아티아어의 표기
- 제11절 루마니아어의 표기
- 제12절 헝가리어의 표기
- 제13절 스웨덴어의 표기
- 제14절 노르웨이어의 표기
- 제15절 덴마크어의 표기
- 제16절 말레이인도네시아어의 표기
- 제17절 타이어의 표기
- 제18절 베트남어의 표기
- 제19절 포르투갈어의 표기
- 제20절 네덜란드어의 표기
- 제21절 러시아어의 표기
3.4. 제4장: 인명, 지명 표기의 원칙
3.4.1. 제1절 표기 원칙
- 제1항 외국의 인명, 지명의 표기는 제1장, 제2장, 제3장의 규정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제2항 제3장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언어권의 인명, 지명은 원지음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제3항 원지음이 아닌 제3국의 발음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관용을 따른다.
- 제4항 고유 명사의 번역명이 통용되는 경우 관용을 따른다.
3.4.2. 제2절 동양의 인명, 지명 표기
- 제1항 중국 인명은 과거인과 현대인을 구분하여 과거인은 종전의 한자음대로 표기하고, 현대인은 원칙적으로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한다.
- 여기에서 과거와 현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신해혁명이다. 근대 이전과 근현대를 구분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 제2항 중국의 역사 지명으로서 현재 쓰이지 않는 것은 우리 한자음대로 하고, 현재 지명과 동일한 것은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한다.
- 제3항 일본의 인명과 지명은 과거와 현대의 구분 없이 일본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한다.
- 일본의 인명·지명을 과거와 현대를 구분하지 않고 언제나 원음을 기준으로 표기하는 것은 조선총독부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 제4항 중국 및 일본의 지명 가운데 한국 한자음으로 읽는 관용이 있는 것은 이를 허용한다.
3.4.3. 제3절 바다, 섬, 강, 산 등의 표기 세칙
- [22]
- 제1항 바다는 ‘해(海)’로 통일한다.
- 제2항 우리나라를 제외하고[23] 섬은 모두 ‘섬’으로 통일한다.
- 제3항 한자 사용 지역(일본, 중국)의 지명이 하나의 한자로 되어 있을 경우 ‘강’, ‘산’, ‘호’, ‘섬’ 등은 겹쳐 적는다.[25][26][27]
- 제4항 지명이 산맥, 산, 강 등의 뜻이 들어 있는 것은 ‘산맥’, ‘산’, ‘강’ 등을 겹쳐 적는다.
- Rio Grande 리오그란데강, Monte Rosa 몬테로사산, Mont Blanc 몽블랑산, Sierra Madre 시에라마드레산맥
3.5. 번외: 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
현행 표기 원칙에 준하는 규정으로 '''외래어 용례의 표기 원칙'''이 있다. 이는 '외래어 표기 용례집(인명, 지명)'을 발간할 때 '일러두기'에 세칙의 형태로 덧붙여진 것인데, 영어와 독일어의 표기 세칙에 따로 더하는 원칙을 제6장에서, 따로 정식 표기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언어들의 짤막한 표기 원칙을 제7~10장에서 제시하고 있다.
1~5장은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 수록된 내용의 범위, 표제어의 분류와 배열, 해설, 약어 및 기호, 찾아보기'들로, 해당 용례집에 대한 설명이므로 불필요한 내용이다. 즉, 외래어 표기법은 제4장까지만 있고 제5장은 없으며, 하술할 제6~9장은 용례집에서 편의상 구분한 것인 셈이다.
현재는 국립국어원 누리집의 '어문 규정'에서 찾아볼 수 없는데, 문의한 결과 재검토 중이라 한다. 더 상세하게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누리집에 올라오지 않았으며, 현재 표준 표기 용례 심의에는 적용되고 있다.
3.5.1. 제6장: 표기의 원칙
1. 한글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문교부 고시 제85-11호: 1986. 1. 7.)에 따라 하되, 동 표기법 제3장 ‘표기 세칙'에 포함되지 않은 언어권(이하 '기타 언어권'이라 함.)에 대해서는 동 표기법의 원칙과 기본 정신에 입각하여 별도의 예규(다음 7~10)를 마련하였다. 따라서, 기타 언어권의 지명과 인명의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의 규정과 다음 7~10의 예규를 따르되,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영어의 표기 세칙(‘외래어 표기법' 제3장 제1절)을 준용한다.
다음의 예규 중 8~10은 각각 라틴어, 그리스어, 의 표기에 대한 것으로서, 이들 언어는 외래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당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외래어 표기법 심의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따로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역시 7의 일반 원칙을 따른다.
2. 표제어의 분류에 있어서 해당 국가의 공용어를 기준으로 하였기 때문에, 개별적인 지명, 인명이 실제로 속하는 언어는 이 분류 결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그 이름이 실제로 속하는 언어의 표기 원칙을 따랐다. 예컨대, Farewell, Cape는 그린란드의 지명으로서 기타 언어권에 분류되어 있으나, 영어식 이름이므로 영어의 표기 원칙에 따라 ‘페어웰 곶'으로 표기하였다.
3. 이미 굳어진 말은 그 관용을 존중하여 표기하였으며, * 표로써 관용어임을 표시하였다. 특히, 국명 및 수도명에 대해서는 관용을 최대한 인정하였으며, 관용어 표시를 생략하였다. 한편, 다음의 (4)~(6)도 관용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별도로 정한 예규인데, 이들에 의한 표기에서도 관용어 표시를 생략하였다.
4. -land 형의 지명은 복합어임을 무시하고 표기하되, 음가에 관계없이 영국,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 있는 지명은 ‘랜드'로,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의 지명은 ‘란트'로, 그 밖의 것은 ‘란드'로 적는다.[28]
5. 영어의 표기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따른다. (앞으로 나오는 로마자는 모두 철자를 나타내되, [ ]로 묶은 것은 음성 기호를 나타낸다.)
(나) 어말의 -s[z]는 '스'로 적는다.[30]
(다) [ə]의 음가를 가지는 i와 y는 '이'로 적는다.[31]
(라) -ton은 모두 '턴'으로 적는다.[32]
(마) 접두사 Mac-, Mc-은 자음 앞에서는 '맥'으로, 모음 앞에서는 '매ㅋ'로 적되, c나 k, q 앞에서는 '매'로[33] , l 앞에서는 '매클'로 적는다.[34]
(바) and로 연결된 말은 and를 빼고 표기하되, 언제나 띄어 쓴다.[35]
7. 인명은 원어에서 띄어 쓴 대로 한글 표기를 하였으며, 지명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붙여 적었다.
3.5.2. 제7장: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
1. 철자 a, e, i, o, u는 각각 ‘아', ‘에', ‘이', ‘오', ‘우'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 ä는 그 음가가 [æ]인 경우에도 ‘에'로 적는다.
3. o(또는 ó 따위)는 음가가 [u]이더라도 ‘오'로 적는다. 단, 포르투갈어에서는 음가에 따라 ‘오/우'로 적는다.
4. i는 그 음가가 [j]인 경우에도 뒤의 모음과 합치지 않고 따로 ‘이'로 적는다.
5. [j]의 음가를 가지는 j는 뒤의 모음과 합쳐 ‘야', ‘예' 등으로 적으며, 앞에 자음이 있을 경우, 그 자음까지 합쳐 적는다. 단, 뒤의 모음과 합쳐 적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이'로 적는다.
6. y가 모음 사이 또는 어두에 있을 때에는 뒤의 모음과 합쳐 ‘야', ‘예' 등으로 적으며, 자음과 모음 사이에 있을 때에는 앞의 자음과만 합쳐서 적는다.
7. u는 뒤의 모음과 합치지 않고 따로 ‘우'로 적는다. 단, 앞에 자음 [k], [ɡ], [h], [x]가 있으면 ‘콰', ‘퀘' 등으로 합쳐 적는데, 이때 뒤의 모음이 o이면 ‘쿠오', ‘구오' 등으로 적는다.
8. [w]의 음가를 가지는 w는 뒤의 모음과 합쳐 ‘와', ‘웨' 등으로 적는다. 앞에 자음이 있을 경우, 그 자음이 [k], [ɡ], [h], [x]이면 그 자음까지 합쳐 ‘콰', ‘퀘' 등으로 적으며, 그 밖의 자음이면 ‘으'를 붙여 따로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쉐'''가 등장할 수 없는 이유. 설령 [swe\]가 등장하더라도 이 조항 때문에 스웨로 적게 되어 있다.
9. 파열음은 다음과 같이 적는다.
(나) 모음과 자음 사이에서 유성 파열음은 ‘으'를 붙여 적으며, 무성 파열음은 받침으로 적되, 뒤의 자음이 [l], [r], [m], [n]이면 ‘으'를 붙여 적는다.
11. h는 자음 앞 또는 어말에서는 음가가 있더라도 표기하지 않는다.
12. n은 그 음가가 [n]이 아닌 경우에도 ‘ㄴ'으로 적는다. 단, [ŋ]일 때만은 받침 ‘ㅇ'으로 적는다.
13. 모음 사이의 ng은 [ŋ] 음을 가지지 않더라도 ‘ㄱ'을 넣어 적는다.
14. 발음상 같은 자음이 겹치더라도 겹쳐 적지 않는다. 단, -mm-과 -nn-은 음가와 관계없이 겹쳐 적는다.
에르빈 롬멜은 롬멜인데, Philippus는 필립푸스가 아닌 필리푸스인 이유.
15. 어두의 M+자음, N+자음은 각각 ‘음-', ‘은-'으로 적되, Ng-은 ‘응ㄱ'로 적는다.
16. 포르투갈어에서,
(나) 자음 앞 또는 어말의 m과 n도 각각 받침 ‘ㅁ', ‘ㄴ'으로 적는다.
(다) s는 모두 ‘ㅅ/스’로, z는 모두 ‘ㅈ/즈’로 적는다.
3.5.3. 제8장: 라틴어의 표기 원칙
1. y는 ‘이’로 적는다.
2. ae, oe는 각각 ‘아이’, ‘오이’로 적는다.
3. j는 뒤의 모음과 함께 ‘야’, ‘예’ 등으로 적으며, 어두의 I+모음도 ‘야’, ‘예’ 등으로 적는다.
4. s나 t 앞의 b와 어말의 b는 무성음이므로 [p]의 표기 방법에 따라 적는다.
5. c와 ch는 [k]의 표기 방법에 따라 적는다.
6. g나 c 앞의 n은 받침 ‘ㅇ’으로 적는다.
7. v는 음가가 [w]인 경우에도 ‘ㅂ’으로 적는다.
3.5.4. 제9장: 그리스어의 표기 원칙
1. y는 ‘이’로 적는다.
2. ae, oe, ou는 각각 ‘아이’, ‘오이’, ‘우’로 적는다.
3. c와 ch는 [k]의 표기 방법에 따라 적는다.
4. g, c, ch, h 앞의 n은 받침 ‘ㅇ’으로 적는다.
3.5.5.
2005년 러시아어 표기법이 마련된 뒤 빠졌다.
3.6. 기타 원칙
각 언어의 표기에서 ㅈ, ㅉ, ㅊ 뒤에는 /j/ 발음으로 시작하는 이중 모음(ㅑ, ㅒ, ㅕ, ㅖ, ㅛ, ㅠ) 을 쓰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규칙도 존재한다.[37] 이는 현대 한국어의 ㅈ, ㅉ, ㅊ( 치경구개 파찰음)이 이미 구개음인지라 ㅈ, ㅉ, ㅊ 뒤에서는 단모음(ㅏ, ㅐ, ㅓ, ㅔ, ㅗ, ㅜ)과 /j/ 발음으로 시작하는 이중 모음(ㅑ, ㅒ, ㅕ, ㅖ, ㅛ, ㅠ) 이 변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글: ‘ㅈ, ㅊ’ 다음에 이중모음을 쓰지 말아야, ‘쥬스’는 잘못된 표기) 위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라는 조항과 비슷하다. 이에 대해서는 대원칙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언어의 표기 세칙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다.[38]
표기 세칙에 규정하지 않고도 따르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 지명 Борзя(Borzya)를 보르쟈가 아닌 보르자로 표기하기로 결정한 적이 있고, 실제로 국립국어원 웹사이트에서 러시아어 표기 용례들을 보면 ㅈ, ㅊ으로 표기되는 자음 뒤의 ㅑ, ㅛ, ㅠ는 모두 ㅏ, ㅗ, ㅜ로 적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어 한글 표기법이 제정되기 전에도 щё(shchyo), чё(chyo)는 '시초', '초'로 적었다. 예를 들어 Хрущёв(Khrushchyov) 흐루시초프(2005년에 러시아어 표기법이 만들어지면서 표준 표기가 흐루쇼프로 바뀌었다), Горбачёв(Gorbachyov) 고르바초프 등이 있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 초판(1999년)에는 토양의 일종인 чернозём(chernozyom)의 원어 표기를 чернозем(chernozem)으로 잘못 알고 '체르노젬'으로 실었으나, 2008년 개정판에서는 올바른 원어 표기 чернозём(chernozyom)을 채택하면서 '체르노좀'으로 표제어를 고쳤다. 이러한 사례들로 볼 때, ㅈ, ㅉ, ㅊ 다음에는 /j/ 발음을 포함한 이중 모음을 쓰지 않는 것은 사실상 외래어 표기법에서 몇 안 되는, 무조건 지켜지는 철칙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4. 목적
외래어 표기법의 목적은 외국어로 된 지명과 인명의 통일된 한글 표기를 마련해서 어문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apple을 두고 어떤 사람은 '애플'이라고 표기하고 어떤 사람은 '애펄'이라고 표기하면 여러 면에서 불편할 것이다. 이렇게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 외래어의 표기를 하나로 통일하고, 한국어의 음운 체계에 걸맞게끔 옮기도록 돕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의 역할이다(참고: 외래어 표기법의 이해 – 영어 발음 망치는 외래어 표기법?).
외래어 표기법은 표기의 통일성을 제1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외국어의 소위 음운론·음성학적 정확한 표기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외래어의 한 음소를 한글의 한 낱자로 옮기는 1음 1자 원칙을 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발음의 정확한 표기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apple을 '책상'이라고 적는 표기를 허용한다는 것은 아니다. '되도록 현지 발음에 가깝게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통일된 표기를 위해 어느 정도는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국어와 한국어는 음운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어의 음을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한글 표기법으로 '정확히' 전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발음을 정확하게 따라 적지 않는 것은 새로운 문자를 덧붙이거나 표기 체계를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참고). '어륀지' 같은 걸 하지 않고 적당히 타협한다는 뜻이다. 만약 발음을 정확하게 따라 적는 것을 목적으로 하거나 원어 복원을 목적으로 한다면, /f/, /v/, /z/, /θ/ 등의 현대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새로운 한글 낱자들을 도입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많은 언어권에서는 이렇게 한다. 로마자를 쓰는 많은 언어의 경우 외래어를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음운체계에는 없는 새로운 발음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응하는 새 글자를 만들어내며, 일본어도 외래어 발음을 그대로 받아들여 옮겨적기 위한 글자들이 있다. 그러나 한국어/한글에서 그렇게 한다면 주요 언어의 자모만 따져도 새로운 글자가 몇십 개나 만들어질 텐데, 이는 오히려 불편만을 초래한다. 예를 들면 /f/를 ㆄ으로, /z/를 ㅿ으로 표기하도록 해도, 한국어 음운 체계에서 /f/와 /z/가 별도의 음소로 받아들여지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어 화자들은 /f/, /z/를 각각 ㅍ, ㅈ으로 인식하고, 발음도 ㅍ, ㅈ으로 하기 마련이다. 설령 /f/, /z/ 발음이 가능하더라도 한국어로 말할 때 그 발음을 섞는 것은 어색하게 생각한다. 결국 언제 ㆄ을 쓰고 언제 ㅍ을 쓸지, 언제 ㅿ을 쓰고 언제 ㅈ을 쓸지 헷갈리기 십상이고, 표기를 수정하려다 원래 ㅍ, ㅈ을 써야 하는 것까지 수정해 버려(이것을 과도교정(hypercorrection)이라고 한다) ᅗᅩᆯ란드(Poland)[39] , 매ᅀᅵᆨ(magic)[40] 같은 표기가 판을 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음소를 억지로 철자로 세워 놓는다면 오히려 한국어의 철자 체계가 문란해지게 될 것이다. /f/, /z/의 표기에 별도의 낱자를 쓰는 것은 /f/, /z/가 한국어에서 별도의 음소가 됐을 때 해도 늦지 않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외래어 표기만을 위한 자모를 추가하는 것이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현행 한국어 음운 체계 안에 외래어를 수용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원어 → 한글'을 위해서 존재하지, '한글 → 원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외래어 표기법을 함수를 통해 설명하자면 f: (외국어 발음) → (한글)이고, 이 함수는 일대일 함수가 아니다. 즉 두 개 이상의 다른 외국어 발음이 똑같은 한글을 출력할 수도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현대 한국어 표기에 쓰이는 한글 낱자만을 사용해 한글로 표기하는 이상 필연적으로 손실이 생기는 것은 감수해야 하며, 이것을 감수하기 싫다면 원어로 적는 수밖에 없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건 따르지 않건 현대 한글만을 사용하는 표기법이라면 외국어의 음이 절대로 '정확히' 전사될 수는 없다.
또한 외래어 표기법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글 표기를 일관적으로, 통일성 있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외국어 발음 학습을 위한 것이 전혀 아니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이 실제 외국어의 소릿값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해서 외래어 표기법을 비판하는 것은 외래어 표기법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불평에 불과하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의 발음을 정확하게 재현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며''', 언중이 외래어를 보다 일관되고 편리하게 표기하기 위해 그 기준을 잡아주는 것이다. 원어의 음성학적 정확한 발음은 원어 학습 서적에서 다룰 것이지, 일반적인 한글 표기법이 다룰 것이 아니다. 외래어 표기법으로 인해 원어의 발음이 손실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한글 표기를 이상하게 건드릴 생각은 하지 말고 원어를 병기하거나, 그걸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국제음성기호나 다른 음성기호를 쓰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외래어 표기법이 발음까지 규정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외래어 표기법은 어디까지나 표기를 규정하지, 발음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에 외래어의 발음을 물어보면 외래어는 표기만 규정하지 그 발음은 규정하지 않는다고 한다(참고).
4.1. 제정에 반영된 원칙
외래어 표기법을 제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정신으로 '''원음주의'''(표음주의)와 '''일관성'''을 꼽을 수 있다. 원음주의는 쉽게 말해 '원어의 음성에 가깝게' 표기하는 것이고, 일관성은 하나의 음운에 하나의 표기만 정해서 확실히 하자는 것이다(제1장 제2항에 규정).
외국어를 일일이 번역해서 쓰지 않고 외래어를 음성만 흉내내서 쓰는 이상 원음주의를 채택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영어를 표기하는 데 영어 발음을 따르는 게 기본이지, 영어 단어의 철자를 그대로 옮겨 적거나 실제 발음을 완전히 무시하는 다른 것을 기준으로 할 수는 없다.
일관성은 '''단어 하나를 가지고 여러 가지 표기가 난립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도입된다. 이것이 되어 있지 않다면 포털 사이트 등지에서 검색하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 할 때 매우 불편할 것이며, 표기법을 제정하는 입장에서도 한 음운을 경우에 따라 다른 표기로 쓰는 표기법을 만들기엔 많이 번거롭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를 모르는 화자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표기 체계이다. 표기법 없이 들리는 대로 썼다가는 하나의 대상을 서너 가지의 표기를 마음대로 쓰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때, 해당 언어를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서너 가지의 표기를 같은 대상이 아닌 서너 가지의 서로 다른 대상으로 인식하기 십상이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통일된 표기법이 필요한 것이다.
5. 기타 표기
5.1. 상표, 회사명 표기
한국에 지사를 세운 외국 기업이나 한국에 정식 발매된 외국 상품의 경우 외래어 표기법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폭스바겐은 표기법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정도로 표기해야 하나 회사가 폭스바겐으로 부르면 폭스바겐인 것이다. 이는 고유명사이기 때문이다. 포르쉐, 쉐보레, 토요타, 에스티 로더, 이금기, 후지쯔, 화이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41]
5.2. 독자 표기
적지 않은 수의 출판사가 독자적인 표기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번역가마다 다르게 쓰는 일도 많다. 예를 들어 창작과비평사는 모든 언어의 한글 표기에 독자적인 표기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열린책들은 러시아어 표기법을 따로 마련해 쓰고 있으며 지식과지혜사는 일본어 표기법을 따로 마련해 쓰고 있다. 또한 정치사회 관련 책을 보면, 저자나 출판사 측에서 '칼 맑스'[42] 표기를 아직까지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학자들 역시 자신의 고유한 표기법을 고집하기도 한다. 도올 김용옥과 중국음운학자인 최영애 교수(연세대)는 자신들의 저서와 논문에서 최영애-김용옥 중국어 표기법(C-K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며, 엄익상 교수(한양대)도 자신이 만든 '엄익상 안'에 따른다.
6. 비판
나무위키에서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비교적 옹호의 논지로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 '교조주의'에 빠져, 비판하는 사람을 그저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외래어 표기법이 완전무결한 한 획, 한 점의 수정 여지도 없는 진리냐 하면 그건 아니다. 관심을 많이 받거나 연구가 그리 많이 되는 분야는 아니지만 외래어 표기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문도 나오고 있으며, 학회 토론도 벌어지고 있다. 학자들도 문제라고 인식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완벽한' 외래어 표기법이 존재하기란 힘들며 표기법에 관한 일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43] 외래어 표기를 심의하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 위원회'도 사람인지라 간혹 부적절하거나 논란거리가 되는 표기가 버젓이 심의되어 있기도 하며 때로는 규정주의에 얽매이다보니 이미 심의된 표기를 원 발음과 다르게 고치는 경우도 있다.
외래어 표기법이 원래 언어의 음소를 곧이곧대로 밝히는 걸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나치게 원래 발음과 떨어져 있는 경우나 언중의 생활과 달라져서 수정·보완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부분은 충분히 보완해서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간혹 '''외래어 표기법에 따랐다고 까는 행위가 있는데, 이것은 지양해야 한다'''. 외래어 표기법은 어문 규정 중의 하나이고, 어문 규정을 따르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며 까일 이유가 되지 못한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랐다고 까인다면, 맞춤법도 어문 규정이므로 맞춤법 지킨 사람도 까여야 할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으나 상당히 체계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언어학·음성학적 이유도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 일본어 표기법에서 つ를 '쓰'에 대응시킨 것만 해도 근거가 없는 것은 전혀 아니다. 굳이 까자면 규정 자체나 규정을 강제하려는 행동을 까야지, 규정을 따르는 것을 까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규정과 규정을 따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긴 하나, 이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문제이므로 스스로는 다른 표기를 쓸지언정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를 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콘셉트'라고 올바르게 쓴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컨셉'으로 쓸 순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왜 컨셉이라고 안 쓰고 콘셉트라고 쓰느냐' 하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戸松 遥(とまつ はるか)'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도마쓰 하루카'이나, 이 표기보다는 '토마츠 하루카'라는 표기가 보편적으로 퍼져 있다. '토마츠 하루카'라는 표기만 봤고 그 표기에 익숙한 사람은 '도마쓰 하루카'라는 표기에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도마쓰 하루카'에 익숙한(또는 익숙해진) 사람은 '도마쓰 하루카'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토마츠 하루카'에 거부감을 보일 것이다. '도마쓰 하루카'가 표기법에 따랐을 때 옳은 표기임을 안다면, 오히려 '토마츠 하루카'가 표기법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므로 '토마츠 하루카'라고 쓰는 것을 꺼리게 될 수도 있다. 즉 어느 쪽에 익숙해져 있는지의 문제일 뿐이며,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문제이다.
6.1. 비일관성과 비과학성
6.1.1. 관용 표현 문제
같은 발음이더라도 전혀 다른 표기를 쓰는 경우가 아주 많다. '''콘'''덴서, '''컨'''디션, '''콘'''센트, '''컨'''설팅, '''컨'''소시엄 등은 '콘-'과 '컨-'을 어떻게 구별해서 적어야 할까? 위 단어들은 모두 con-으로 시작하는 영단어인데, 몽땅 다 [kən] 발음이 난다! 그러니까 발음이 다 똑같은데도 심의된 표기들은 아무런 일관성 없이 '콘'과 '컨'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워싱'''턴''', 보스'''턴''', 뉴'''턴''', 에버'''튼''', 울버햄'''튼''', 사우스햄'''튼''' 등 -ton으로 끝나는 고유명사들은 뉴'''턴'''을 빼고 미국 고유명사와 영국 고유명사가 미국식 발음(tn)과 영국식 발음(tən)에 아예 반대로 전사되어 있다(...). 앞의 2개는 미국 고유명사인데 영국식 발음에 따라 전사되어 있고, 뒤의 3개는 영국 고유명사인데 미국식 발음에 따라 전사되어 있다. 이쯤 되면 '규칙'이라고 불러주기도 민망할 수준이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이 '관용 표현'을 인정하면서 통일성이 존재하지 않는 예외들을 대폭 허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ə에 대한 규칙이 있긴 하지만 예외가 너무 많아져서 현재 외래어 표기법에서 '-컨-' 과 '-콘-'을 '''구별할 방법 자체가 없다.''' 일일이 다 외워야 한다. 콘도, 리모컨, 에어컨, 콘테스트, 콘크리트... 사실, ɑ와 ə 등의 발음을 구별해서 적으라는 규칙도 정상은 아니다. 한국어 언중은 이 발음을 구별하기 매우 곤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ʌ까지 생각한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그 밖에도 현재 표준 표기로 potential 퍼텐셜, solution 설루션 등이 있는데, 영어에서 [ə]의 음가를 가지는 o는 ㅗ로 적는다는 규정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이미 있는 [ə]의 음가를 가지는 i와 y는 ㅣ로 적는 규정처럼). 영어에서 약화된 모음 [ə]는 한글 표기 시 아무래도 철자에 이끌리기 마련이다. 다만 그와 동시에 ㅓ로 표기하는 게 굳어진 접미사들 -tion, -sion, -ton 등의 o [ə]는 ㅓ로(션, 전, 천, 턴 등으로) 적는다는 규정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언어가 아닌 언어들은 비교적 일관적이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에게 낯선 언어가 대부분이라, 실제 발음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형태주의적 원칙을 밀어붙였기 때문. 그러나 그런 언어들의 표기법도 결코 음성학적으로는 과학적인 표기 방법은 아니다는 지적이 있다.
6.1.2. 경제적 편의주의 문제
예컨대 외래어 표기법 제4항에 의하면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쓸 수 없다. 아무래도 "유성음(울림소리)-무성음(안울림소리)"의 2단 구분이 있는 유럽 언어를 대상으로 하는데, 된소리 여부까지 따지면서 각 언어를 일일이 분석하기 부담스럽기에 음운론상의 차이를 무시하고 그냥 다 거센소리로 퉁치자는 경제적 편의성을 반영한 것.
하지만 똑같이 유성음/무성음 간 대립 요소를 지니고 있는 일본어를 표기할 땐 정반대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토의 유명한 절인 금각사(金閣寺, きんかくじ)의 로마자 표기는 kinkakuji로 か행을 전부 k로 통일시켰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어두에 오는 か행인 きん은 긴, 어중에 오는 かく는 같은 か행임에도 카쿠가 되어 '긴카쿠지'로 표기하게 된다. 경제적 편의성을 위해서라면 きんかくじ는 kinkakuji처럼 그냥 '킨카쿠지'로 통일하는 편이 나음에도 일본어에 대해선 "언중이 어두에 오는 일본어 か행을 예사소리로 인식한다는 현실성을 고려했다"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성을 위해서 언중이 포착하고 있는 된소리 음가를 방기하는 표기법을 서양어에 적용해 놓고선 일본어가 대상이 되자 자신들이 제정한 원칙을 스스로 위반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외래어 표기법 해설에서는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설명하면서 정작 일본어 표기법에서는 무성 파열음 표기를 어두와 비어두에서 다르게 하고 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일본어 표기법에서도 무성 파열음을 언제나 격음으로 적는 게 더 적절하다. 일본어 표기법에만 이중 잣대가 적용된 것이다.이 조항은 유성·무성의 대립이 있는 파열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 유성 파열음은 평음(ㅂ, ㄷ, ㄱ)으로, 무성 파열음은 격음(ㅍ, ㅌ, ㅋ)으로 적기로 한 것이다. 국어의 파열음에는 유성·무성의 대립이 없으므로 외래어의 무성음을 평음으로 적을 수도 있으나, 그러면 유성음을 표기할 방법이 없다. 유성 파열음을 가장 가깝게 표기할 수 있는 것은 평음이다. 따라서, 무성 파열음은 격음이나 된소리로 표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어에 따라서, 같은 무성 파열음이 국어의 격음에 가까운 경우도 있고 된소리에 가까운 것도 있다. 영어의 무성 파열음은 국어의 격음에 가깝고, 프랑스어나 일본어의 무성 파열음은 격음보다 된소리에 가깝다. 이렇게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무성 파열음은 격음 한 가지로만 표기하기로 한 것이다. 그 까닭은, 같은 무성 파열음을 언어에 따라 어떤 때는 격음으로, 어떤 때는 된소리로 적는다면 규정이 대단히 번거로워질 뿐만 아니라, 일관성이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한 언어의 발음을 다른 언어의 표기 체계에 따라 적을 때, 정확한 발음 전사는 어차피 불가능한 것으로, 비슷하게밖에 전사되지 않는다. 프랑스어 또는 일본어의 무성 파열음이 국어의 된소리에 가깝게 들린다고는 해도 아주 똑같은 것은 아니며, 격음에 가깝게 들리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규정의 생명인 간결성과 체계성을 살려서 어느 한 가지로 통일하여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국어에서는 된소리가 격음에 비해서 그 기능 부담량이 훨씬 적다. 사전을 펼쳐 보면, 된소리로 된 어휘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외래어에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면 국어에서 쓰이지 않는 ‘뽜, 쀼, 뛔, 꼐’ 등과 같은 음절들을 써야 하게 되며, 인쇄 작업에도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격음의 경우에도 이렇게 국어에서 쓰지 않는 음절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사실이나, 된소리까지 씀으로써 그러한 불합리와 부담을 가중시킬 필요가 없다.
이 규정은 중국어 표기에도 적용된다. 중국어의 무기음이 우리의 된소리에 가깝게 들리기는 하지만, 무기·유기의 대립을 국어의 평음과 격음으로 적는 것이 된소리와 격음으로 적는 것보다 간편하고 효율적인 것이다.
실제로 일본어 표기법을 처음 제정할 당시는 대원칙에 따라 어두에서도 어중·어말처럼 유기음 ㅋ, ㅌ, (ㅍ)[44] , ㅊ로 적도록 하려 했으나, 이 부분은 당시에 반발이 많았다고 한다(국어원의 답변). 그래서 이 부분만 예외로 두기로 한 것이다.[45] 하지만 이것이 2000년대 들어와 다시 논쟁을 불러왔으니 이 또한 역사의 공교로움. 이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비판 및 논란의 '외래어 표기법 관련' 섹션에서 자세히 비판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된소리 관련으로 국립국어원이 스스로 일관성을 깨고 있는 또다른 사례가 바로 무성 치경 파찰음(voiceless alveolar affricate) 표기이다. 일본어 표기법에 따르면 つ를 된소리인 '쓰'로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독일어 표기법은 같은 무성 치경 파찰음인 독일어 z를 된소리로 표기하지 말라 명령한다. 실제로 독일어 z 발음을 거센소리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들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된소리 표기를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예: Zeitung => 짜이퉁)
일본어와 마찬가지로 국립국어원이 제정한 표기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언어가 포르투갈어이다. 문제가 되는 조항들은 "r는 어두나 n, l, s 뒤에 오는 경우에는 ‘ㅎ'으로 적는다", "어말 또는 자음 앞의 l은 [...]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 자음 앞이나 어말에 오는 경우에는 ‘우'로 적는다", "o는 ‘오'로 적되, 어말이나 -os의 o는 ‘우'로 적는다" 등인데, 모두 브라질 포르투갈어의 실제 발음을 존중하기 위해 표기를 세분화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1994 FIFA 월드컵 당시 국내 언론을 보면 호마리우가 아니라 "로마리오"#로, 1995년도만 해도 호나우두가 아닌 "로날도"#로 표기하고 있다. 사실 대다수 국가들도 브라질식이니 포르투갈식이니 따지지 않고 많은이들에게 익숙한 r, l, o 발음을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기에 브라질식 발음을 이 정도로 세밀하게 구별하고 있는 표기법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케이스이다. 하지만 '음운론상의 차이를 무시하고 경제적 편의성을 추구하자'는 대원칙이 맞다면, 당연히 포르투갈어에 저런 식으로 차별화한 표기법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어두의 r(/ʁ/)를 'ㅎ'으로 표기하자는 발상은 프랑스어 같은 여타 로망스어군 표기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6.2. 외래어를 꼭 대조표와 표기 세칙이라는 일정한 틀에 따라 수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가?
한편, 외래어를 꼭 대조표와 표기 세칙이라는 일정한 틀에 따라 수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도 있다. 현실적으로 외래어가 언제나 그러한 틀에 따라 수용되는 것도 아니고(특히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 중 하나인 1음운 1기호 원칙은 실제로는 깨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들이 언제나 원어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외국어로부터 온 말임이 아예 인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 점이 인지되더라도 원어가 무엇이며 원어의 음운 또는 철자가 어떤 한글 자모에 대응되어야 하는지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람들은 보통 대조표나 표기 세칙보다는 사회에서 많이 사용되는 외래어 표기를 접하게 마련이고, 그 표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는지 일일이 따져 가며 사용하지 않는다.
국립국어원도 이따금 관용 표기를 인정하기도 하나, 이 관용 표기 또한 언제나 언중의 언어 현실을 반영하지는 않고, 관용보다 원칙을 내세워 언중의 언어 현실과 멀어질 때도 있다. 이러한 경우들에 모두 해당되는 사례로 '자장면'만을 표준 표기로 인정했었던 것 등이 있다. 따라서 대조표와 표기 세칙이라는 틀을 없애자는 것. 틀을 없애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외래어 수용 및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 글[46] 도 참고할 것.
6.3. '외국어 표기법'으로 바꿔야 한다?
'외래어 표기법'이란 명칭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며 이것을 '외국어 표기법'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외국어'란 외국의 말을 가리키고, '외래어'란 본디 외국어였으나 국어에 들어와 국어처럼 쓰이는 말을 일컫는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가령 스미스(Smith)나 푸껫(ภูเก็ต)과 같은 것들이 엄연히 외국어이지 어떻게 국어처럼 쓰이는 '외래어'겠느냐 하는 것이다.
'외래어'가 무엇이냐는 상당히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널리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국어에 동화'하여 '국어 어휘로 사용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외래어 표기법' 안에서는 어떤 것을 외래어로 놓고 어떤 것은 아닌지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단지 '외국어를 한글로 옮겨 적는 데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것을 외래어 표기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으니, 그런 점에서만 보면 '외래어 표기법'이란 명칭이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 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것이 사실상 외국어 낱말 전반이다 보니 논쟁거리가 되는 것이다.
다만 표준어 규정 제2항의 해설에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의 고유 명사의 표기까지 포괄하는 표기법으로서 표준어 규정과는 성격을 달리한다."와 같이 명시돼 있다.
스미스나 푸껫 등이 고유 명사이기 때문에 외래어가 아니라 외국어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 주장에 따르면 '홍길동'은 고유 명사이기 때문에 한자어가 아니고 '하늘'이라는 이름은 고유 명사이기 때문에 고유어가 아니라는 이상한 주장이 성립한다. 고유 명사는 어디까지나 명사의 한 부류이기 때문이다. 한국어에서 쓰이는 단어는 품사를 불문하고 언제나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로 분류 가능하다. Smith, ภูเก็ต은 외국어가 맞지만, 그것을 한국어 맥락에서 한글로 옮겨 적은 '스미스'와 '푸껫'은 외래어로 한국어 어휘장의 일부이다. 홍길동이 한자어에 속하고 하늘이라는 이름이 고유어에 속하듯, 스미스나 푸껫 등도 외래어에 속한다는 것이다.
한편, '자국어화'를 목적으로 한 규정이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이라고 명명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외래어 표기법은 한국어 음운 체계에서 구별되는 소리들을 나타내는 자모(와 그 조합)들만 사용한다. '외국어' 표기법이라면 한국어 음운 체계에 없는 발음을 적기 위해 새로운 자모(와 그 조합)들을 도입할 수도 있다.
만일에 어느 외국어의 원음을 좀 더 충실하게 표기하기 위하여 현용 24자모 이외의 글자, 예컨대 15세기에 통용되었던, ‘ㅿ, ㅸ’ 같은 것을 개발하여 쓰자고 하는 주장을 한다면, 그러한 표기는 이미 현대 한국어임을 포기하는 것이요, 그것은 외국어표기는 될 수 있어도 외래어표기는 될 수 없는 것이다. 1948년에 문교부가 제정 고시하였던 ‘들온말 적는법’에서 이러한 과오(過誤)를 저지른 선례가 있다.
우리는 모든 외국어를 그 언어의 원음을 충실하게 표기하는 새로운 문자를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방법론을 활용하고 발전시켜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글의 국제음성부호화 작업이지 외래어 표기법과는 별도의 것임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표기법은 외국어 학습용으로는 활용될 수 있어도 국어 문자 생활에서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외래어는 또다시 강조하거니와 자연스런 국어 발음 생활의 범위를 벗어날 수도 없고 벗어나서도 안 되는 국어에 동화되고 순화된 국어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심재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전 국립국어원장), 출처
6.4. 국제 음성 기호와의 대조표로 충분하다
외래어 표기법은 국제음성기호와의 대조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하며 현재 만들어져 있는 '각 언어별 세칙'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각 언어별 세칙에 번잡스러운 규정이 많고, 음성기호표와 배치되는 부분이 많아 규정의 통일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 실질적으로 규정 마련이 '모든 언어에 일일이 세칙을 마련하는 방향'을 띠고 있으며 이 규정이 우선된다면, 가장 먼저 만들어진 '국제음성기호'와의 대조표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는 외래어 표기법의 IPA-한글 대조표가 단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의 한글 표기'''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세 언어에는 설측 마찰음, 인두음, 후두개음, 흡착음, 충격음, 방출음 등의 발음이 존재하지 않고, [47] 이 세 언어에 없는 모음 역시 대조표에도 없다. 특정 모음 표기 아래 받침 'ㅇ'만 더하는 정도로 해결될 비모음 표기[48] 가 유독 상세한 것 역시 비모음이 많은 프랑스어를 의식한 듯하다.
6.5. 현대 한국어에 부적절한 표기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d/, /t/ 뒤에 /j/가 결합할 경우 댜, 톄 등으로 표기하는데, 이것이 현대 한국어에는 부적절하므로 자, 체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치경구개음 문서의 '치경구개 파열음' 섹션도 참고.
실제로 중세 한국어에는 '댜', '톄' 등이 존재했으나, /댜/, /톄/ 등의 발음은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에 17세기경에 구개음화가 일어나 /자/, /체/ 등으로 바뀌었고, 1933년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서는 표기도 발음에 맞춰 '자', '체' 등으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場은 '댱'에서 '장'으로 바뀌었고, 體는 '톄'에서 '체'로 바뀌었다.
이 변화를 따라 '댜오위다오', '톈진', '프로듀서', '아이튠즈' 등을 자오위다오, 첸진, 프로주서, 아이춘즈 등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있다. 한국어 화자를 위한 규정이라면 '댜', '톄'처럼 발음이 불편한 표기보다는, 원어의 발음이 뭉개지더라도 '자', '체'처럼 발음이 편한 표기를 쓰자는 것. '댜', '톄' 등의 발음이 불편해서 '자', '체' 등으로 바뀌었는데, 외국어·외래어 한글 표기 시에 괜히 '댜', '톄' 등을 살려 써서 불편을 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2010년대 현재 현대 한국인들이 '댜', '톄' 등의 발음을 정말로 불편하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식 영어에서도 기존의 /dj/, /tj/가 /dʒ/, /tʃ/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으며, 최신 사전에서도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모든 단어가 그런건 아니며 tissue 같은 일부 단어에 국한된다. producer나 iTunes같은 경우는 프로듀서, 아이튠즈 등으로 발음된다. 미국식 영어에서는 정반대로 이런 경우에 /j/가 탈락하는 추세라 '프로두서', '아이툰즈'에 가깝다. [49]
6.6. 동음이의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한글로 표기했을 때 표기가 어색하거나, 한국어의 다른 낱말과 형태가 겹친다며 외래어 표기법을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가령 일본어 인명 とおる를 '도루'로 표기하면 야구 도루가 떠오르니 '도루'는 적절한 표기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만약 "とおる를 '도루'로 표기하면 야구 도루가 연상되니 '도루'라는 표기가 부적절하다"는 논리를 그대로 따른다면, 에밀 졸라는 패륜아 같으니 부적절, 미치시게 사유미는 '미치다'가 연상되니 부적절, 인도의 카필 시발 장관은 욕을 하는 것 같으니 부적절… 대체 적절한 표기는 무엇이며,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 표기는 무엇인가.[50] '어색하다'란 기준이 주관적일 뿐더러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고려할 수도 없다. 표기법과 같이 일관된 규칙을 정립하고 제시해야 하는 경우 그런 주관적인 측면은 반영할 이유가 없으며, 반영하면 표기법이 지나치게 복잡해질 것이며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표명처럼 '이름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경우, 이런 점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상표명과 같은 고유 명사의 경우는 그 이름의 주체 측에서 원할 경우 외래어 표기법을 무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원래 발음이 보지에 가까운 이탈리아의 중저가 남성복 브랜드 BOGGI MILANO는 국내 진출을 하면서 보기 밀라노라는 임의의 발음으로 상표를 등록했다.
7. 규정의 미비
각 언어별 표기법에 대한 미비점은 '''외래어 표기법/언어별 미비점''' 문서 참고.
7.1. 표기법 본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비공개 추가 규정들의 존재
외래어 표기법의 몇몇 언어 표기법에는 표기법 본문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은 비공개 추가 규정이 존재한다. 이런 비공개 추가 규정들은 한글 표기 용례들을 보고서 유추해 내야 할 수밖에 없다.
사례 1: 에스파냐어(스페인어) 표기법
- 표기 세칙 제1항: gu, qu는 i, e 앞에서는 각각 'ㄱ, ㅋ'으로 적고, o 앞에서는 '구, 쿠'로 적는다. 다만, a 앞에서는 그 a와 합쳐 '과, 콰'로 적는다.
- 표기 세칙 제6항: c와 g 앞에 오는 n은 받침 'ㅇ'으로 적는다.
- ü
사례 2: 이탈리아어 표기법
- nc와 ng의 c와 g가 ㄱ이나 ㅋ으로 표기되면 n은 받침 ㅇ으로 적는다. (관련 국립국어원 답변)[52]
이건 결국 외래어 표기법 본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비공개 추가 규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국립국어원에서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따라서 각 언어의 자모 대조표와 표기 세칙은 해당 언어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간혹 발음에 따라 일관성 있게 적는다는 외래어 표기법 대원칙에 따르면 적절한 표기이나 외래어 표기법의 언어별 자모 대조표와 세칙상에는 관련 원칙이 직접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공개 추가 규정들의 존재는 국립국어원만 곤란하게 만든다.
- 외래어 표기법은 기본적으로 한글 표기의 통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비공개 추가 규정이 존재하면 표기법 본문만 읽은 사람과 한글 표기 용례들을 보고 비공개 추가 규정들을 파악한 사람이 표기를 다르게 할 수도 있다(그리고 이로 인해 논쟁이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 Francisco를 표기법 본문만 읽은 사람은 '프랑시스코'로 적을 것이고, 비공개 추가 규정들을 파악한 사람은 '프란시스코'로 적을 것이다(그리고 둘 중 어느 쪽이 맞느냐로 논쟁이 생길 수도 있다). 즉 오히려 표기법이 표기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셈이다.
- 비공개 추가 규정은 쉽게 파악할 수 없으므로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짜증 나는 존재이다. 따라서 표기법을 따르고자 했던 사람도 비공개 추가 규정으로 인해 표기법을 따르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다.
- 비공개 추가 규정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차피 용례들을 보고서 규정들을 유추해 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건 결국 표기법 본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표기법 본문 자체가 필요 없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 비공개 추가 규정이 존재할 여지를 남긴다면 표기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이상한 표기를 밀어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7.2. 이름의 띄어쓰기 문제
7.2.1. 확실한 규정
지명의 경우 원어에서 띄어쓰기를 해도 한글 표기 시에는 무조건 한 단어로 붙여 적는다. 예를 들어 Los Angeles의 표준 표기는 '로스 앤젤레스'가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이며, Buenos Aires의 표준 표기는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아니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이다.
[image]
인명의 경우, 유럽에 존재하는 몇몇 성씨 중에는 관사나 토씨가 붙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어의 de(드), le(르), 이탈리아어의 di(디), 독일어의 von(폰), 네덜란드어의 van(판), 에스파냐어의 de(데), 포르투갈어의 dos(도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국립국어원과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 위원회에서 심의되는 인명 표기의 사례를 보면 이 관사·토씨들을 성씨에 붙여서 표기해야 함을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Robin van Persie는 '로빈 '''판페르시''''로 심의되었고, José Mário dos Santos Félix Mourinho는 '조제 마리우 '''두스산투스''' 펠리스 모리뉴'로 심의되었다. 이러한 토씨들도 성씨의 일부에 해당한다고 취급하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규칙으로 띄어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7.2.2. 불확실한 규정
이러한 지명 표기나 인명의 관사·토씨와는 달리, 인명의 성과 이름의 띄어쓰기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현행 어문 규정에서 성과 이름 사이의 띄어쓰기에 관한 규정은 한글 맞춤법의 제5장 48항의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가 전부이다. 그리고 외래어 표기법도 맞춤법의 일부인 이상, 원칙적으로는 성과 이름을 붙여 쓰는 것이 규정상 옳을 것이다. 즉 원칙상으로는 '버락오바마',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옳지만, 뒤의 '다만'을 적용하면 '버락 오바마',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쓸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인 인명을 보면 간혹 성과 이름을 띄어 쓰는 경우(예: 마오 쩌둥)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성과 이름을 붙여 쓴다(예: 마오쩌둥). 베트남 인명의 경우 미들 네임(middle name)이 존재하는데도 모조리 한 단어로 붙여 쓰는 경우(예: 호찌민, 응우옌반티에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이나 베트남 인명은 그 특성상 성이 길지 않은 편이고 또 흔한 성씨가 많아(베이징에서 왕 서방 찾기, 하노이에서 응우옌 씨 찾기 등) 성씨보단 이름으로써 구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씨와 이름을 모두 적는 예가 일반적이어서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가령 시진핑 주석을 '시'라고 부르면 많이 어색한 것 등.
7.3. 붙임표의 표기 문제
로마자 언어권에서는 인명이나 지명을 적을 때 붙임표(하이픈, -)가 쓰이는 경우가 있다. 주로 인명에서, 두 이름이나 성씨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가령 프랑스인 인명에서 가끔 나오는 Jean-Paul이란 이름은 Jean (장)과 Paul (폴) 두 이름이 합쳐진 형태이다. 한편 유럽 귀족들은 자신의 가문명이나 영지를 드러내기 위해 본래 성 뒤에 이들을 붙였다. 미국에서는 양성 쓰기 운동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성씨를 모두 쓰는 사람들이 있다.
7.3.1. 확실한 규정
국립국어원의 답변에 따르면 인명을 적을 때는 붙임표를 표기하지 않는다고 한다(관련 답변). 실제로 외래어 표기법의 용례집을 보면 인명에 관해서는 붙임표를 생략한다.
7.3.2. 불확실한 규정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의 용례집에서 그 외의 다른 명칭에는 붙임표를 그대로 적는 예도 있고(예: Chuvash-Türk ~ → 추바사-튀르크 어군) 반점으로 적는 예도 있는데(예: Tours-Poitier ~ → 투르, 푸아티에의 싸움) 이에 대해 따로 명확히 규정한 바는 없어 혼란을 낳고 있다.
한편,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서로 다른 두 인명이 연이어 결합한 표제어의 경우 단어 사이에 가운뎃점(·)을 붙여 나타낸다. Hardy–Weinberg equilibrium을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라 쓴 것이 예시이다. 다만 이건 서로 다른 두 인명이 결합한 것이고, 하나의 인명에 붙임표가 들어가는 경우와는 별개이다.
붙임표로 이어진 낱말은 주로 한 단위로 취급되며, 표준어 문법에선 붙임표를 '겨울-나그네', '나일론-실'처럼 합성어 등의 사전적 정보를 제시할 때 쓴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즉 일상적으로 한글 맞춤법에서 붙임표를 쓸 일은 없다. 그래서 언뜻 붙이는 게 합당해 보일 수 있지만… 붙임표는 원어에서도 자주 생략되는 등[53] 애매한 문제이고, 또 붙임표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은 띄우기도 하고 붙임표를 그냥 적기도 하고 통일이 되어 있지 않다. 미국 배우 Joseph Gordon-Levitt은 '고든-레빗', '고든레빗', '고든 레빗', '고든 래빗(?)' 등 표기가 중구난방이다.
붙임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다지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일단 현행 맞춤법에도 붙임표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고 있으므로 일단은 여기에 준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8. 현황
2010년에 있었던 외래어 표기법 규범 영향 평가에 따르면, 현행 외래어 표기법과의 불일치 비율은 다음과 같다.
영어 표기는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며, 비판이 많은 것에 비해서는 일본어나[54] 중국어도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다. '''에스파냐어에 비하면'''. 이는 에스파냐어를 한국어 언중[55] 이 된소리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컨데 '에스파냐' 자체도 '에스빠냐'라고 적는 경우가 허다하다.
9.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언어
제2장의 표기 일람표에서 국제음성기호와 18개 언어, 제3장의 표기 세칙을 종합하면 총 23개의 언어를 다루고 있다.
- 표와 세칙이 있는 언어(18): 에스파냐어[56] ·이탈리아어·일본어·중국어·폴란드어·체코어·루마니아어·헝가리어·스웨덴어·노르웨이어·덴마크어·타이어·베트남어·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러시아어·세르보-크로아티아어[57][58] ·말레이인도네시아어[59]
- 세칙만 있는 언어(3)[60] : 영어·독일어·프랑스어
10. 개별 문서가 있는 외래어 표기법
- 외래어 표기법/일본어
- 외래어 표기법/중국어
- 외래어 표기법/러시아어
- 외래어 표기법/프랑스어
- 외래어 표기법/독일어
- 외래어 표기법/영어
- 외래어 표기법/스페인어
- 외래어 표기법/포르투갈어
- 외래어 표기법/이탈리아어
- 외래어 표기법/네덜란드어
- 외래어 표기법/베트남어
- 외래어 표기법/태국어
- 외래어 표기법/마인어
11. 같이 보기
12. 기타
천재교과서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