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너의 친구

 

헝가리수리물리학자 유진 위그너가 1961년 제안한 사고실험.[1]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의 확장판이다.
이 사고실험에선 두 명의 관찰자가 있어 하나는 실험실 안에 있고 하나는 실험실 외부에 있다고 가정한다. 실험실 내부에 있는 관찰자인 위그너의 친구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하여 상자를 열어 본다. 이때 실험실은 격리되어 있어서 실험실 밖에 있는 위그너는 실험 종료 후에도 위그너의 친구가 어떤 상태인지는 알 수 없다. 위그너의 입장에선 위그너가 실험 결과를 알게 된 그때서야 파동함수가 붕괴되고 위그너의 친구 입장에선 상자를 열어볼 때 파동함수가 붕괴된다. 결과적으로는 파동함수가 붕괴한 시점이 언제인지 애매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위그너는 인간의 의식에 의해 파동함수가 붕괴된다는 가설을 제안했고, 파동함수의 붕괴현상을 일으키는데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할 지 탐구해보려는 목적으로 이런 실험을 제안한 것이니만큼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실험을 실제로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2]이 현실 규모로 구현되었고, 또 실제 실험이 이루어졌으므로 언젠가는 이 사고 실험도 현실 규모에서 실험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역설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은 유아론, 즉 나 외에 다른 모든 것을 인정하지 않는 관점이다. 다시말해 위그너의 친구는 중첩상태에 있고 위그너가 그를 확인할 때 중첩이 깨지는 거라고 보는 관점이다. 위그너는 유아론적 관점을 주장했다.[3] 유아론적 해석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의식이 외부 물질과 별개로 존재한다면, 의식은 나의 신체라는 물질과도 별개로 존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의식은 존재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통일된 정신이 존재하며 의식을 가진 개인은 그 일부이기 때문에 하나의 결과를 얻는다는 관점이다.[4] 그리고 현대물리학에서 제시한 결 어긋남 이론에 따르면 파동함수의 붕괴는 이미 열기 전에 일어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1] Wigner, E. (1961): “Remarks on the Mind-Body Problem”, in The Scientist Speculates, I. J. Good, ed. pp. 284-302[2] 물론 고양이를 갖다가 직접 날려서 실험하지는 않았고, 사고 실험이 갖는 의의를 살리는 방향으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한 실험 장치를 만들었다.[3] "파동함수의 붕괴는 관찰의 결과가 관찰자의 의식 또는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 의식에 들어올 때마다 발생한다. 내가 유일한 관찰자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들은 내 관찰의 대상일 뿐이다." Eugene Wigner, "Two Kinds of Reality", The Monist, 48, 2, (1964), Pages 248–264 [4] Ludvik Bass, "The Mind of Wigner’s Friend" , Hermathena, 1971; Thomas J. McFarlane, Consciousness and Quantum Mechanics 참고. 이것의 확장판으로 모든 양자를 관측하며 그 결과를 미리 기록해놓는 일종의 신 같은 존재가 있으며, 이에 따라 양자 관측 결과는 이 존재의 영향만을 받고 다른 관측자가 보는 것은 이 결과와 완전히 같다는 주장도 있으나 특유의 유신론적 관점 때문에 큰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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