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실험

 

  • 한자: 思考實驗
  • 영어: thought experiment
  • 독일어: Gedankenexperiment[1]
1. 개요
2. 유명한 사고 실험의 예
3. 관련 문서


1. 개요


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진행하는 실험. 실험에 필요한 장치와 조건을 단순하게 가정한 후 이론을 바탕으로 일어날 현상을 예측한다. 실제로 만들 수 없는 장치나 조건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상상력을 동원하는 실험이다.
이러한 사고실험은 철학이나 물리학, 천문학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학이나 과학소설[2]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적용할 때, 과거의 경험을 통해 유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고실험을 진행하는 이유는 실제로 실험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 이는 가정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거나, 비윤리적이거나, 기술의 발전 정도가 가정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정도가 문제가 된 경우, 후세에 해당 사고실험을 실제로 실행하고 증명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고실험의 역사는 꽤나 오래되었는데,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사고실험은 소크라테스 이전의 시대의 철학자들이 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연히 사고실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단지 현대적 의미에서 볼 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사고실험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고실험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덴마크의 후기칸트철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Hans-Christian Ørsted)이다(1811년). 그도 사고실험이라는 용어를 칸트의 '순수 이성의 실험'이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후 에른스트 마흐가 다시 발견하여 그 중요성에 시사하기도 했다. 마흐 본인도 사고실험을 많이 사용하였다.(예: 마흐의 양동이). 마흐는 사고실험을 과학하기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권장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이는 그의 논문 사고실험에 관하여에서 찾아볼 수 있다(저술은 《인식과 오류》). 그러나 마흐가 한창 주장할 때는 사고실험이라는 용어가 유명해지지는 않았고 좀 더 이후에 유명해졌다. 아인슈타인도 마흐의 저술들을 상당히 관심있게 보았는데, 그 영향인지 본인도 사고실험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리고 그런 사고실험들은 과학계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고 그에 힘입어 대중적으로도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마흐의 주장을 제대로 실현시킨 건 아인슈타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3]
사고실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이후 칼 포퍼는 사고실험을 상상의 실험이라 바꿔 쓰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은 사고실험이라는 말이 더 익숙했던 것 같다. 이미 심리철학 등지에서는 사고실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아마도 사고실험 자체가 대중적으로 윤리학과 심리철학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고실험은 과학계야 말도 할 것 없이 많이 사용하지만, 사고실험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지는 않기에 사고실험의 주 연구자들은 과학철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중심연구자들은 매우 일부이며, 철학과 관련한 사고실험 연구자들은 이제 와서 슬슬 생겨나는 추세. 실제로 사고실험이 주된 관심사가 된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고실험이 직관적으로 이해를 증진시켜주는 "아하!효과(Aha! effect)" 또는 유레카 효과를 불러준다고 해서 철학 입문서, 개론서 등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4]
비현실적인 가정을 통한 사고실험은, 단순히 'What if..?'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해당 분야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으로써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에르빈 슈뢰딩거는 단순히 양자역학에서는 상자 속의 고양이가 살아있을 수도, 죽어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시에 죽어있는 고양이'라는 모순적인 개념을 이야기함으로써 코펜하겐 해석의 논리적 문제를 비판하려했다.
이러한 사고실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사고 실험의 시나리오가 따라가는 것이 과거의 '''경험'''에 기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아인슈타인과 포돌스키, 로젠이 만든 EPR 가설양자역학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고 실험이지만, 실험 결과 EPR 가설에서 나온 결과와는 상반되는 결과가 도출되었던 것이다. 이는 사고실험의 결과가 아인슈타인이 가지고 있던 '''양자역학은 완벽한 이론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의해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뇌피셜이랑 무슨 차이인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철학에서의 사고실험은 과학 영역에서의 사고 실험과 방향성이 조금 다른 경향이 있다. 이쪽은 단순히 현실적인 실험이 불가능해서 사고실험을 한다기보단, 가상 상황을 설정하여 기존의 철학적 직관이 당연하게 여기던 부분에 대한 오류를 끌어내는 쪽이 많다. 철학에서 사고 실험이 행해지는 영역은 대체로 인식론윤리학인데, 이들 영역에서 합리적인 사고자가 직관적으로 옳다고 여기는 사유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가상적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그 사유방식이 모든 사례에 적용될 수 있을만큼 보편적인 것이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다.
철학에서 유명한 사고실험으로는 설의 중국어 방, 퍼트남의 쌍둥이 지구와 통 속의 뇌, 노직의 경험 기계, 롤스의 원초적 입장, 잭슨과 데닛의 색깔 연구자, 톰슨의 바이올리니스트, 차머스좀비,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 플라톤의 동굴과 기게스의 반지, 콰인의 가바가이, 데이비드슨의 늪의 인간, 풋의 트롤리 딜레마 등이 있다. 주로 예시를 드는 사고실험을 봐도 인식론과 윤리학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 같지만, 논리학이나 형이상학에서도 찾아보면 상당히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러셀의 이발사의 역설, 막스 블랙의 쌍둥이 공만 존재하는 우주 등.
자신이 직접 철학의 사고실험을 당해(?)보고 싶다면 철학실험(영어) 사이트를 이용해보길 바란다.
학교대사전에 의하면, 한국의 중/고등학교 자연과학 수업의 실험은 거의 이 사고실험으로 이루어진다고 카더라(...). 암기 위주의 수업 및 실험 비품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과학 실험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비꼬는 것이다. 교과서에 실린 실험들은 여러번 실험한 결과의 데이터가 기록되어 있고, 또 학교 실험실의 환경에서는 모든 오차를 일으키는 변수를 고려하는 것이 힘들어 이론과 실험 결과가 크게 틀어지기도 하고[5], 또 실제 실험을 했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결과는 그냥 지시약 색만 좀 달라지거나 온도계 눈금이 살짝 올라가는 등, 별 의미가 없어 실험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물론 진짜 실험하는 것만큼 이해가 잘 되는 게 없긴 하다만...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전국의 학교에 과학실 현대화 사업이 퍼져나가며, 이러한 사고실험이 더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카더라.

2. 유명한 사고 실험의 예



3. 관련 문서



[1] 전류에 의한 자기장의 생성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외르스테드(덴마크인)가 독일어로 만들어서 널리 퍼뜨린 단어이기 때문에 영어 문서에서 그대로 쓰기도 한다. '가설 풀이'를 뜻하는 ansatz와 비슷한 경우.[2] 과학적 정합성을 중시하며 현역 과학자 출신의 작가가 많은 하드 SF 분야는 특히 사고실험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3]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인슈타인도 사고실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도 사고실험들을 “예시ㆍ논증ㆍ비유ㆍ일화ㆍ관념화된 실험” 등으로 말했다고 한다.[4] 즉, 철학을 배울 때 철학사로 입문하지 않는다면 주제별로 철학을 배우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그런 서적들이 사고실험을 활용한다.[5] 예를 들어 중화와 관련된 실험의 경우, 발생하는 온도차가 아주 미미하기에 실내 온도와 실험에 쓰이는 도구, 그리고 시약의 온도를 모두 똑같이 맞춰야 하는데, 학교 실험실이 춥다고 '''난방'''을 튼다거나, 손으로 비커를 잡는다거나, 실험 준비물의 보관 장소에 따라 온도차가 발생한다. 그래서 온도가 올라가야 하는데 떨어지거나, 아니면 더 이상 올라가면 안되는데 계속 올라가거나 하는 뭣같은 상황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