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오
1. 개요
夕顔
겐지모노가타리의 등장인물.
유가오는 박꽃이라는 뜻으로 유가오의 저택에 흰 박꽃이 있다고 하여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2. 행적
2.1. 신비주의
4권 「우가오」 편의 히로인.
히카루 겐지는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를 만나러 가던 도중 우연히 겐지의 유모 옆집에 사는 어느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느 날 나타난 중류층 여인으로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는 모양. 그 말을 들은 겐지는 그 여자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그 여자의 비밀적인 분위기에 더더욱 이끌리게 된다. 그렇게 둘은 가까워지며 어느 폐옥에서 관계를 가지게 되는데, 의문의 여자는 어딘가 꺼림칙해한다.
2.2. 갑작스러운 죽음
그런데 겐지가 자고 일어나 보니 '''죽어 있었다'''. 폐옥에서 자는 사이 유가오는 모노노케의 습격을 받아 죽은 것이다. 그 모노노케의 정체가 누군지는 나오지 않는데 과거에는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의 생령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현대에는 본래 그 폐옥의 터줏대감 모노노케라는 추측이 정설이다.
유가오의 시체는 히가시야마로 보내졌으며 겐지는 사십구재를 치러주었다.
이후 유가오의 시녀 우근은 겐지의 시녀가 되는데 이때 겐지에게 유가오의 정체를 털어놓게 된다.
2.3. 진실
이 여자는 겐지모노가타리의 2첩 하하키기 편에서 여러 남자들이 모여 여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당시 처남 두중장이 말한 내성적인 여자였다.
하하키기 편에서 두중장이 말한 바에 따르면 아직 어린 청년이었던 시절[1] 처음으로 만난 여자로 서로 마음이 잘 맞아 연인이 되었고 딸까지 생기게 되었는데, 이 아이는 두중장에게 있어서 첫 번째 자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두중장의 정처이자 우대신의 사녀는 당시 자식 하나도 없던 터에 벌어진 일인지라 유가오를 핍박했고, 이에 유가오는 어린 딸을 데리고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 일이 두중장에게는 나름 상처가 되었는데 그렇게 숨었던 곳에서 겐지와 만나게 되었던 것.
4첩 유가오 편에서 유가오의 시녀인 우근의 말에 따르면[2] 본래는 3위 중장의 딸로 3위 중장은 3위의 위계를 가진 근위 중장을 말한다. 중장의 관위는 보통 종4위 下이다. 부모가 일찍 죽고 우연히 두중장이 소장이었던 시절 인연이 생겨 3년간 소장이 오갔다. 하지만 전 해 가을 소장의 아내의 위협이 들려오자 유모가 있던 서경(西京)[3] 으로 도망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나쁜 방위를 피하려고 누추한 곳에 거주했다 겐지와 만나게 된 것. 처음에 겐지를 피해다닌 건 직접 만나기 전까지 '설마 두중장이 알고 찾아와서 나를 떠보는 건가?' 싶어 서로 간을 본 것이다.
여기서 제작년 봄에 귀여운 여자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에 겐지는 자신이 거두고 싶어하지만 그 아이는 해당 아이의 유모 부부가 데려가 규슈를 떠돌게 된지라 오랫동안 찾을 수 없었다.
3. 이후
유가오의 딸은 이후 아버지인 두중장도 겐지의 손에도 넘겨지지 않은 채 여기저기를 떠돌다 규슈 지역에서 지냈으며 자기 부모가 누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명확히 인식한 채로 성장했다. 20살이 넘어서도 혼인하지 못한 채로 노처녀로 살던 도중 규슈에서 자신을 핍박하는 자들 때문에 강제결혼할 판이 되자 수도로 가서 아버지인 내대신(당시 직위) 만나기로 결심했는데, 마침 겐지가 유가오의 일을 떠올리면서 딸이 있다는 걸 알고 찾으려다 만나게 되어 겐지에게 거두어지게 된다.
겐지는 육조원으로 타마카즈라를 데려왔을 당시 무라사키노우에에게 젊은 시절 관계를 가졌던 여자 사이에서 생긴 장녀라고 거짓말을 했는데 이 여자에 대해 다정하고 사랑스러워서 마음에 안심이 되는 여자였다며 그리운 듯이 추억하자 무라사키노우에는 '어떠한 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사랑하던 사람이었나보다'라고 짐작한다. 다만 이건 당시 타마카즈라의 나이를 놓고[4] 자기와 만나기 한참 전이라서[5] 바람 피운 게 아니기 때문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4. 기타
유가오는 등장이 한 편밖에 없음에도 신비주의적인 면모와 타마카즈라 10첩의 주인공 타마카즈라의 어머니로서 큰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중류 계층의 여인으로 2권 「 하하키기」에서 사내들끼리 한 대화와 아오이노우에와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의 일로 상류층 여자의 기센 면에 질려있던 당시 겐지가 중류층 여인에게 호기심을 보였고 그 일환이기도 하다. 상당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이후에도 겐지가 가끔 회상한다.
얌전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여자로 묘사되며, 딸인 타마카즈라는 외모가 유가오와 많이 닮았다고 한다. 다만 타마카즈라는 좀 더 강단 있는 성격이며 육조원의 공주로 성장해 화려하고 세련된 면모를 가진 재녀로 묘사된다.
[1] 우근에 말에 따르면 아직 근위 소장이었다고 한다. 기리츠보 첩 막판에 근위 소장이었기 때문에 그로부터 얼마 안 되었음을 알 수 있다.[2] 본래는 유가오 유모의 딸로 3위 중장이 아껴줘서 유가오를 따랐다고 한다. 겐지 사후에는 오갈 데가 없어 겐지의 시녀가 된다.[3] 궁궐을 북쪽에 두고 스자쿠 대로 서쪽을 서경 또는 우경이라 했는데 사는 사람이 별로 없는 황폐한 곳이다.[4] 겐지가 유가오를 만나기 2년 전에 태어났다. 이때 겐지의 나이는 겨우 15~16살.[5] 겐지는 유가오 사후에 와카무라사키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