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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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雜像). 궁궐의 지붕 처마 끝자락을 장식하는 인물, 혹은 동물 모양의 조각상.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 듯하다. 궁궐건축의 격을 보여주는 요소로서 일반 민가에는 허락되지 않았다. 현대 건축에는 청와대 본관 지붕에 잡상을 설치했다.
우리나라에서 삼국시대의 고분벽화나 통일신라의 회화 등에 등장하는 건축물에서는 잡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발견되지 않는다. 관련 유물도 전무.
고려에서는 희귀하게나마 잡상의 유물이 남아있고 <관경변상도(觀經變相圖)> 서품이나 불화 속의 건축물에 잡상이 궁전 지붕에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형태는 지금과는 다르며 주로 괴물이나 용에 관련된 모양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명의 영향을 받아 격이 높은 건물에는 잡상을 다수 올렸다. 헌데 잡상의 형태로, 국가 정책상 인심을 어지럽히는 요사스런 책으로 기피되었던 서유기의 등장인물들이 많이 차용되었다는 설이 널리 퍼져있다. 어우야담에 따르면 표준 잡상은 대당사부(大唐師傅), 손행자(孫行者), 저팔계(猪八戒), 사화상(沙和尙), 마화상(麻和尙), 삼살보살(三煞菩薩), 이구룡(二口龍), 천산갑(穿山甲), 이귀박(二鬼朴), 나토두(羅土頭)인데 대당사부는 삼장법사, 손행자는 손오공, 사화상은 사오정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와전된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잡상이 서유기의 인물들이란 것은 어우야담에만 등장하는 것이고, 어우야담 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야담을 쓴 것이라 신뢰성이 부족하다. 실제로 잡상들의 형태를 보면 서유기의 인물이라 보기에는 조금 의아한 구석이 많다.
주술적인 의미에서 비교하자면 서양 건축물에서의 가고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