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술 택견

 

그 당시에는 택견이라고 해서 특별한 무술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가를 이용해서 운동하기 좋은 장소에 모여서 실시하던 일종의 민속놀이였다.
송덕기. 〈머리말〉. 《한국 고유 무술, 택견 (전통 무술, 택견)》. 서림문화사.
중국무술을 하던 박종관송덕기의 감수를 받아[1] 펴낸 책. 무려 '''1983년'''[2] 에 출판된 굉장히 오래된 책이고 내용이 간결해서 택견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봐도 내용을 잘 이해하기 어렵다. 책에 소개된 기술들을 송덕기가 직접 시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는 수작이며 당시로는 대단히 희귀본이었다. 오장환의 택견 전수 교본신한승의 기술 위주라는 점에서 대비되는 서적.
기술에 대해서도 간결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이후 한풀에서 태견 책을 낼 때까지 송덕기의 시범이 실린 유일한 책이었다. 택견을 오래 수련한 후 다시 보면 여러가지 새롭게 보이는 것들도 있다.
사실상 최초로 집필된 태껸 서적이라는 의의가 있으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진 해설이 조금 부족하여 태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동작인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박종관 본인이 중국 무술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해설에 중국 무술의 관점으로 태껸을 분석한 흔적이 남아있어서[3] 잘못하면 태껸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태껸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 한참 이전에, 우리 나라의 전통 무예 태껸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든 자료를 남기려 했다는 점은 높이 사야 할 것이다.
현재는 절판되어서 인터넷 서점이나 중고 판매 사이트에서 개인이 판매하는 중고를 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절판된지 오래된 책 임에도 불구하고 중고가격이 정가보다 몇 배는 더 높다(...).[4]
여담이나 이따금 이 서적의 머릿말을 근거로 들어 택견이 씨름과 같은 전통놀이일 뿐, 무술이 아니다는 논지의 주장들이 보이곤 하는데 이는 전근대사회에서 놀이와 무술의 경계가 희미했음을 알지 못해 벌어진 촌극에 가깝다. 한국의 전통놀이이였던 석전 항목만 보아도 전근대 사회에서의 놀이의 범위가 얼마나 폭력적(...)으로 관대했는지 알 수 있으며, 현대에 실전성 높은 무술로써 곧잘 회자되는 무에타이레슬링만 해도 군용무술로써만이 아닌 축제나 명절날 마을사람들이 다같이 즐기는 공동체 스포츠의 형태로도 함께 전승되어왔던 점으로 미루어 보면 택견의 민속놀이적 요소를 이유로 들어 택견을 무술이라 볼 수 없다는 주장은 그 근본적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 지금까지 출판된 수 많은 태껸 서적 중 송덕기 옹이 직접 시연하고 감수까지 한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김정윤의 태견 책은 송덕기 옹이 시연하기는 했지만 책이 출판되기 전에 송덕기 옹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감수까지는 받지 못했다.[2] 재미있게도 1983년은 태껸이 무형문화재로 등재된 해이기도 하다.[3] 때문에 중국 무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해설을 더욱 이해하기 어려워한다.[4] 아무래도 송덕기 옹이 직접 시연하는 사진들이 담겨있다는 희소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송덕기 옹의 시연은 한풀의 태견 책에 더 방대하게 실려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인들은 꿈도 못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