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항공 605편 활주로 이탈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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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개월 전인 1993년 9월 카이탁 국제공항에서.
1. 개요
1993년 11월 4일 오전 11시 36분, 카이탁 국제공항은 여느 때처럼 붐볐고, 이 붐비는 공항에는 또 한 대의 비행기가 착륙 접근을 하고 있었다.
이중 착륙하던 비행기 한 대가 크랩 랜딩을 하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 앞 바다로 빠져 버렸다.
2. 사고기/사고기편
사고기의 기종은 보잉 747-400, 테일넘버는 B-165. 시리얼넘버는 24313/977. 사고 당시 총 비행시간은 1,969시간이었으며 최초 비행은 1993년 5월 6일. 93년 6월 8일 인도되었다.
사고 당시 기령은 6개월. 중화항공은 그렇게 완전 새 비행기를 날려먹어 버렸다.[1]
사고기편인 CI605/606편은 중화항공의 타오위안-홍콩 정기편이었으며 현재 CI605편의 도착지는 1998년 홍콩 국제공항으로 변경되었다. 중화항공은 이 기편을 결번시키지 않고 현재까지 쓰고 있다.
3. 사고
3.1. 발단
1993년 11월 4일, 오전 10시 20분. CI605편이 장제스 국제공항(현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이륙한다.
이륙 당시 항공기에 보고된 문제는 없었으며, 기체는 정상적으로 순항한다.
한편 그 날 홍콩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10시 35분 CI605편에는 홍콩의 기상 정보가 제공되었는데, 돌풍, 폭우, 폭풍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이후 11시 17분 CI605편은 홍콩 센터와 교신을 연결하며, 11시 29분에는 홍콩 센터로부터 "풍속은 22m/s이며 비로 인해 시정이 5km으로 줄어들었다" 라는 교신을 받는다.
11시 33분 CI605편은 아우터 마커를 통과하며, 랜딩 체크리스트 절차를 시작한다.
3.2. 기체 불안정
11시 34분, 착륙이 허가되었다.
11시 35분, GPWS에서 "Minimum"(최저고도) 경보가 울린 직후 기장은 수동조종을 시작한다. 그리고 하강 경로를 이탈한다. GPWS에서 "Glide Slope"(하강경로 이탈) 경보가 울리고, 동시에 "Windshear"(난기류) 경보가 울리기 시작한다.[2] 이 경보들은 기체가 불안정할 때 울리는 경보들로 이 경보가 울리면 복행 후 다른 활주로로 착륙을 해야 하는데, 카이탁 국제공항은 활주로가 하나밖에 없었고, 회항할 곳도 마땅치 않았기에 기장은 그대로 착륙을 강행한다.
3.3. 착륙
비행기는 측풍으로 인해 기체 자세를 조작하느라 활주로의 2/3의 공간이 지나서야 착륙을 하게 된다.
착륙 직후 왼쪽에서 측풍이 불어오자, 비행기는 오른쪽으로 치우쳐지기 시작했고 부기장은 급격히 비행기를 왼쪽으로 기울인다.
기장은 조종간을 직접 조작하기 시작하고 안정을 찾았으나, 곧 오토브레이크가 풀려 버렸다.
기장은 역추진 장치를 가동시키고 부기장은 브레이크를 최대로 밟지만, 비행기는 계속 활주로를 질주하며 바다로 가고 있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로는, 사실 기장의 레버 조작 실수로 역추진 장치가 가동되지 않아 스로틀 레버만 올라가며 속도가 늘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장은 결국 비상 착수를 결정하고, 방향타를 왼쪽으로 조작해 땅과 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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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행기는 카이탁 국제공항 앞바다로 착수한다.
조종사들은 신속하게 엔진 연료공급을 차단하고, 엔진 화재 스위치도 작동한다. 곧 CI605편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다.
오후 12시, 탑승자 전원 구조가 완료되었다. 부상자는 22명이었다.
비행기는 착수 시의 충격으로 기수 전면부 레이돔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착수하면서 뒷부분이 긁혀 떨어져나갔다.
4. 사고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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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중화항공에서 신속히 대책반을 파견하고, 이들이 먼저 한 것은 '''마크를 지우는 것'''이었다.
한편 사고기의 꼬리날개(수직미익)은 전파 방해의 요인이 되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된다.
사고 조사 보고서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기장의 조작실수, 부기장의 경험 부족, 부적절한 지시, 중화항공의 교육 부족 등을 꼽았으며, 이후 항공사에서는 측풍 교육을 철저히 하게 된다.
1993년 11월 18일, 사고기는 인양되어 1998년까지 카이탁 국제공항 주기장에 보관되다, 1998년 공항 폐쇄 후 HAECO(홍콩 항공기 공학공사)로 옮겨져 항공기 화재 소방실험용으로 쓰이고 있다.
[1] 보잉 747-400 2번째 상각 사고인 대한항공 8702편 활주로 이탈 사고의 경우에도 사고 당시 기체인 HL7496 기체는 1996년에 인도된 기령 2년 차 새 비행기였다. 보통 기령 3년 된 비행기까지를 새 비행기라 지칭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기령 6개월짜리 CI605편은...[2] "Glide Slope" 경보와 "Windshear" 경보가 울리면서도 착륙을 강행하면 언더슛(오버런의 반대 개념. 활주로가 나오기 전에 착지해 버리는 것) 사고를 일으키거나 기체가 뒤집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