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수
1. 정의
'''증류수(蒸溜水)'''는 물을 가열시켜 나온 수증기를 다시 냉각시켜 정제된 무색, 무취, 무미의 액체를 말한다.
보통 수돗물같은 물에는 유기물과 무기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순수하지 않지만 증류수는 거의 순수한 물(액체상태의 H2O)이라 봐도 무방하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물과는 조금 다르다.
2. 증류수의 종류
엄밀하게 아래 항목 중 1차 증류수만이 증류수이다(증류된 물).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주로 화학과)의 편의를 위하여 각각 1차, 2차, 3차, 4차 증류수라고 부른다.
2.1. 1차 증류수
증류만을 거친 물을 뜻한다. 일부 산화물이 존재하며, 간단한 실험 또는 세척용으로 사용된다.
2.2. 2차 증류수
1차 증류수를 한번 더 증류한 물.
2.3. 3차 증류수
증류, 활성탄 필터, 이온 교환 필터, 반투막 등을 모두 거친 물을 말한다. 굉장히 정밀한 실험에 사용한다.
2.4. 4차 증류수
크로마토그래피와 비슷한 정수과정을 거친다. 물분자 크기의 다른 화합물(이산화탄소 등)을 걸러낸다. 증류수 중 가장 순수하며, 사용할 일은 거의 없다.
3. 증류수의 산성
pH 정의에 따라, 25도의 순수한 물은 pH7이다.[1] 하지만 2, 3차 증류수를 실제로 측정해 보면 pH 5 이하의 꽤 강한 산성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등의 성분이 물에 녹으면 산성을 띄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물은 미네랄 등이 녹아 있어 이러한 급속한 산성으로의 변화를 막아준다.
4. 증류수와 관련된 소문
4.1. 증류수를 마시면 설사를 한다?
마시는 순간은 증류수일지도 모르지만, 마시고 나면(정확히는 입술에 닿는 순간부터) 물이 신체로부터 미네랄을 흡수하여 '''더이상 증류수가 아니게 된다.''' 따라서 증류수를 마신다고 설사할 일은 없다. 다만 장기간 금식하거나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경우 혹은 운동선수, 영유아, 암환자처럼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는 신체 내 필수 무기질이 부족해지거나 전해질 불균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증류수만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게다가 증류수는 공기 중이나 담아둔 용기로부터도 미네랄을 흡수하기 때문에, 보관 중에 간혹 건강에 나쁜 물질이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4.2. 증류수를 음용하면 건강에 좋다?
민간에서는 '순수'하다거나 '깨끗'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증류수를 마시는게 건강에 좋다는 식의 생각도 꽤 많이 퍼져있다. 물론 상기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류수를 마셔서 나쁠 일은 없긴 하다. 그렇다고 증류수를 먹는다고 해서 일반적으로는 크게 건강에 좋을 일도 없다. 다만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일부 국가나 지역의 경우, 증류수를 마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증류수를 마시면 최소한 각종 화학물질이나 세균 등의 오염으로부터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럴 땐 식사를 통해 따로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해 신경써야 한다.
4.3. 중합수
1966년 소련 과학자 니콜라이 페디야긴(Nikolai Fedyakin)과 보리스 데랴긴(Boris Derjaguin)은 증류수가 유리 모세관을 통과하게 되면 그 중 일부가[2] 특수한 상태로 변한다고 발표하여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 특수한 상태라는 것이 점성은 15배, 열팽창률은 1.4배, 영하 30도까지 냉각해야 얼음이 되고, 150~400도 정도까지 끓여야만 기체가 된다는 물리적 특성이었다. 학자들은 열광했으며 곧바로 윤활제, 마모방지제 등의 응용이 숱하게 제안되었다. 그러나 데랴긴 본인의 후속연구에 의해, 알고 보니 이는 유리 모세관에서 불순물인 규소가 섞여든 결과라는 것이 밝혀져서 모두가 버로우. 참고기사 이제는 완벽하게 흑역사화되었다.
5. 관련 문서
[1] 물의 자동 이온화에 의해 일어나는 일이다. 온도에 따라 평형상수가 달라져 pH가 달라진다. pH가 7일때는 25일 때이다.[2] 일본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불과 수 mg 정도밖에는 얻을 수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