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마토그래피

 

Chromatography
1. 개요
2. 원리
3. 사용 용도
3.1. 물질 분리
3.2. 범죄 수사
4. 장치의 종류
4.1. 고정상의 형태에 따라서
4.2. 이동상의 상에 따라서
4.3. '이동상과의 상호작용 / 고정상과의 상호작용' 형태에 따라서


1. 개요


그리스어 χρῶμα (chroma, 색)와 γράφειν(graphein 쓰다)의 합성어. 혼합물 속의 각각의 물질들이 보이는 물질에 대한 인력 차이를 이용하여 물질을 분리하는 기술. 초등학교 때 분필에 사인펜으로 점을 찍고, 그 분필을 물이 담긴 접시에 세워두면 점이 쭉 번져나가면서 색깔별로 번져나가는 현상을 실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잉크라는 혼합물을 물이라는 이동상과 분필이라는 고정상을 이용해 분리하는, 크로마토그래피 중 하나다.
이탈리아 태생의 러시아 과학자 미하일 츠베트에 의해 최초로 고안되었다. 재미있는 사실로 미하일의 성인 츠베트(Цвет)는 러시아어로 '색'이라는 뜻이다.

2. 원리


혼합되지 않는 두 액상인 정지상과 이동상 중의 어느 한 액상을 고정하고 이동상에 혼합시료를 침투, 이동시키면 시료에 혼합된 각 성분은 두 개의 상 사이에서 연속적인 추출과 용해가 반복되고 화합물의 분배 계수에 따라 이동하는 정도의 차이가 생겨서 혼합물이 분리되는 것이 분배의 원리이다.
흡착은 분리하려는 성분을 흡착하도록 흡착제를 유리판에 얇게 펴 바르거나 컬럼에 채우고 시료는 용해시키나 흡착제는 녹이지 않는 용매로 혼합물을 전개시키면 흡착제에 대한 시료의 흡착력과 용매에 대한 용해도 차이에 의하여 혼합되어 있는 성분이 순수하게 분리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3. 사용 용도


물질분리, 과학수사, 운동선수의 도핑테스트 등. 이라고 요약하기에 무궁무진한 용도를 갖추고 있다. 다만 크게 분류하자면 정제용과 분석용으로 나눌 수 있다. 적절한 컬럼(고정상)과 검출기만 있다면 액상으로 녹일 수 있거나 기체화 가능한 거의 모든 물질에 대하여 정량분석(내가 찾는 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가)을 할 수 있으며, 적절한 검출기(예를 들어 MS나 ICP 등의)가 있다면 정성분석(어떤 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가)도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서 화장품 내에 방부제의 양을 확인한다든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나 다이옥신 농도등을 측정하기도 하며, 약리 성분의 구조동정에 이용하기도 한다. 그 밖에 물질을 성분별로 분리해내는 성질을 이용하여 특정 성분의 존재여부 및 함유 비율 등을 조사하여 농산물의 원산지를 추적한다든가, 질병의 조기진단 등에 이용하기도 한다.

3.1. 물질 분리


말 그대로 물질을 분리한다. 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이나 생물학적으로 생산해낸 물질의 경우 우리가 원하는 것 외의 여러가지 잡동사니가 반드시 섞여 있게 되는데, 이 혼합물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99.99%로 끊어내기 위해서는 크로마토그래피가 필수적인 기술이다. 특히 급격한 pH변화나 온도 변화와 같은 충격을 주지 않고 물질을 분리해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산업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리신이라는 유독성 단백질독을 아주까리 씨앗으로부터 추출해낼 때에도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3.2. 범죄 수사


기기의 성능에 따라 매우 미량의 물질까지 뽑아낼 수 있으며, 특히 여러가지 물질들이 섞여있는 비율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CSI 분석결과를 내 줄 '''수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료가 오염되지 않아야 하고 다루는 기술자가 매우 유능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용도의 '''분석''' 장비는 화학의 큰 줄기 중 하나이며, 최근에는 주로 범죄수사보다 다른 용도에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4. 장치의 종류



4.1. 고정상의 형태에 따라서


  • 컬럼 크로마토그래피: 특정한 고정상을 긴 원통column에 채우고[1] 이 통 안으로 이동상을 밀어넣는 방식을 취한다. 대부분의 크로마토그래피 장치가 이것이다. 유기 합성을 주로 하는 실험실에서는 가끔 높이가 1m가 훨씬 넘는 크고 아름다운 컬럼도 볼 수 있다. 한 번 할 때마다 평균 5% 내외의 손실이 발생하며, 숙련된 사람은 더 줄일 수도 있다. 이동상, 고정상과의 친화도에 따라 결과가 발생한다.
  • 평판 크로마토그래피: 특정한 고정상을 판 위에 얇게 바르거나 또는 평면 상의 고정상(종이 같은)을 이용하는 기술. 간단히 확인하는 수준의 실험에서 잘 쓰인다. 분필에 사인펜 점 찍은 것도 이 기법에 속한다. 유기화학 실험을 수강할 경우 TLC (thin layer chromatography, 박층 크로마토그래피)라 부르는 소형 크로마토그래피를 지겹도록 하게 될 것이다.

4.2. 이동상의 상에 따라서


  • 가스 크로마토그래프: 가스화된 이동상에 혼합물을 섞어넣은 다음, 이를 컬럼에 통과시켜서 부분균형 partial equlibrium, 끓는점에 따른 분리를 한다. 범죄수사에 사용되는 장비가 대개 이거고, 환경감시, 방부제, 농약, 독가스 등의 검출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끓는점이 낮고 분자량이 작은 물질의 검출에 주로 사용된다. 검출기로 질량분석기가 붙을 경우 라이브러리 분석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물질의 구조를 추측할 수 있다.
  • 액체 크로마토그래프: 이동상이 액체인 크로마토그래프 장치. 컬럼에 충진재를 채워 넣고 중력이나 그 밖의 동력을 이용해서 이동상을 흘리는 것을 액체크로마토그래프라 부른다. 이것과 기본적인 원리는 동등하면서, 고압을 견딜 수 있는 펌프로 매우 작은 입자(보통 3 ~ 5 um)로 충진 된 컬럼에 이동상을 흘려서 성분을 분리하는 장치를 HPLC(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프)라 부르며, HPLC보다 더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어 더 작은 입자로 충진된 컬럼을 사용할 수 있는 크로마토그래프 장치를 UPLC(Ultra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 초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프)라고 부른다. UPLC를 사용하면 보통 HPLC를 사용할 때보다 더욱 더 빠르고 선명하게 성분의 분리, 검출이 가능하다. 허나, 속도가 생명인 분야 외에는 그다지 범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비싼 장비가격 및 유지보수 가격과,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UPLC로 가능한 것은 보통 HPLC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 초임계유체 크로마토그래피: 이동상을 초임계유체로 하는 크로마토그래프. 이 경우, 기체의 확산속도와 액체의 용해도라는 두가지 장점을 취득할 수 있다. 분석용보다는 카페인 등의 특정 성분의 추출 정제에 주로 응용된다.

4.3. '이동상과의 상호작용 / 고정상과의 상호작용' 형태에 따라서


  • 친화도(Affinity) 크로마토그래피: 고정상에 특정 물질과 매우 잘 붙는 무엇인가를 붙여서 내가 원하는 물질만 딱 집어서 빼내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avidin과 biotin의 결합, 히스티딘과 금속 이온 간의 결합 등이 있다. 상호작용의 비율 차가 매우 극심하여 표적 물질을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 이온교환(Ion exchange) 크로마토그래피: 고정상을 이온화시켜서 물질의 이온화 정도에 따라 상호 작용 차이가 나게 만든다. 생화학이나 분자생물학에서 단백질을 정제할 때 친화도 크로마토그래피와 더불어 매우 자주 보게 된다. 서로 다른 단백질은 특정 pH에서 서로 다른 전하를 가지게 되기 때문.
  • 크기 배제(Size exclusion) 크로마토그래피 (SEC): 미세한 체와 같은 작은 구슬들을 가득 채운 컬럼을 쓴다. 이때 재미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큰 물질은 저 구슬 속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짧아져서 빨리 나오게 되고 상대적으로 작은 물질은 구슬속을 들락날락할 수 있어 이동거리가 길어지므로 늦게 나오게 된다. 구슬의 크기나 특성에 따라서 걸러낼 수 있는 크기가 정해지게 된다.
  • 역상(Reverse-phase) 크로마토그래피: 물질의 극성 차이에 따라 상호작용의 차이가 날 수 있도록 한다. 이름이 왜 저렇게 붙었나 하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고정상이 보통 실리카 또는 알루미나와 같은 극성(= 물과 친한) 물질이었는데 이 기술에 사용된 고정상은 비극성(= 물과 안친한) 물질이었기 때문에 크로마토그램이 나오는 순서가 예전 것과는 거꾸로reverse였기 때문. 따라서 이동상 또한 유기 용매와 같은 소수성 물질을 사용한다. Normal-phase는 이 역상의 반대, 즉 극성 고정상을 쓰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원리는 같다.
단백질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이 특징이 문제가 되는데, 이동상 자체의 소수성이 워낙 강하다 보니 단백질의 3차 구조가 박살나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상 크로마토그래피는 올리고펩타이드처럼 소수의 아미노산으로만 이루어진 단백질을 분리하는데 사용된다. 한 편 이 특징이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단백질의 3차 구조가 엉뚱하게 형성된 경우[2], 오히려 역상 크로마토그래피로 구조를 박살낸 후 다시 회복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1] 이 고정상을 채우는 과정을 패킹(packing)이라고 하는데, 패킹이 얼마나 균일한가에 따라 분리 효율에 차이가 생긴다. 즉, 패킹을 예쁘게 하는 것도 기술이며 컬럼을 생산하는 회사에서는 대부분 자신들만의 패킹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2] 예를 들어 인간의 단백질을 대장균에서 생산할 경우, 진핵생물과 원핵생물의 차이 때문에 단백질 구조가 인체 내에서와 같다고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