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을 시키면 침을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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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짜장면과 관련된 도시전설. 중국집에서는 짜장면 한 그릇만 배달시키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므로 이런 주문이 오면 분풀이 삼아서 침을 뱉어서 갖다준다는 이야기다.
2. 실체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며''',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은 가게 입장에서 짜장면 한 그릇만 배달하는 것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손님과 주인 양쪽에서 서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짜장면은 중국집의 가장 저렴한 메뉴로 마진 역시 가장 적은데, 이걸 한 그릇 배달 주문으로 시키게 되면 무료 배달이 원칙인 중국집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다. 게다가 중국집은 치킨, 피자 등 다른 업종과는 달리 배달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릇까지 회수해와야 하므로 (사장 입장에서는) 일손이 많이 필요한 시간대에 이런 주문이 오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손님 입장에선 뭔가 음식에 해코지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런 불안감이 이같은 괴담의 확산을 부추기게 된다. 실제로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대단히 유명한 도시전설로, 짜장면 외에도 김밥, 피자 등 배달 영업을 하는 음식점의 배달 가능한 최소 단위의 주문에는 항상 이런 말이 따라붙어 '싼 음식을 시키면 침을 뱉어서 갖다준다'는 믿음은 거의 기정 사실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는 사실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중국집의 영업 체계는 분업화되어 있어서 주방장은 주문 들어오는 음식 만드느라 바쁘고 전화(홀서빙) 담당은 주문 받고 음식 나르느라 바쁘고 배달원은 음식 배달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배달 알바의 경우 주문이 들어온 짜장면이 한 그릇이든 두 그릇이든 수십 그릇이든 어찌됐건 배달 나가야 한다는 사실은 똑같다. 배달 알바 입장의 경우 오히려 적게 시키는 것이 들고 갈게 없어서 편할 수 있다. 반대로 조리사의 경우도 짜장이 주문 들어왔다면 그게 몇그릇이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똑같다. 이쪽 역시도 적게 만드는 것이 육체적인 면에서는 훨씬 편할 수 있다. 게다가 한번 배달에 무조건 한 집의 주문을 처리하는게 아니다. 식사 시간대에는 보통 주문이 밀리게 마련이라 두 세 건의 주문을 처리하기 때문에 특별히 배달에 리스크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알바들은 이러한 한 그릇 주문으로 인한 손해로 중국집의 경영이 어떻게 되던 하루 일당만 받을 수 있으면 전혀 상관이 없으므로 실상 짜장면 한 그릇 주문으로 경제적인 손해를 보는 건 사장 하나뿐이다.[1] 하지만 사장은 짜장면 배달 과정에 전혀 영향이 없다. 소규모 식당이라 본인이 직접 배달나가는 게 아닌 한은 말이다. '매상에 득도 안되는 짜장면 한 그릇을 시켰으니 침을 뱉어야지' 하고 생각할수 있을만한 프로세스 자체가 생겨날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사장이 배달한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한 그릇 배달 주문에 일일이 침을 뱉는다는 것은 너무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한 그릇 배달시키면 침 뱉는 집'이라고 소문이 나면 가게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가게 개업에 쓰이는 돈이 한두푼도 아닌데, 알량한 분풀이를 위해 누가 미쳤다고 그런 불편과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상술했듯이 침을 뱉을만한 일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이기도 한데다 침이 뱉어진 짜장면은 단박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쉽게 발각된다. 짜장면의 조리과정에 녹말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침이 들어가면 아밀라아제의 분해작용으로 소스가 물처럼 묽어지게[2] 되기 때문이다. 모르고 먹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알량한 분풀이 치고는 디매리트가 너무 심한 일이다.
이 같은 믿음이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이런 편견이 업계 전체의 인상을 나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짜 기름을 넣는 주유소가 일부 있다고 해서 모든 주유소가 그렇지는 않고, 잔반을 재사용하는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모든 음식점이 그렇지는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결정적으로, 2010년 이후로 혼자서 자취하는 1인 가구가 엄청나게 증가했기 때문에 한 그릇만 배달한다고 싫어하면 절대로 장사를 못한다. 게다가 1인가구가 아니더라도 자영업자들중 가게나 사무실을 동업자나 직원없이 혼자 운영하는 사람들은 수십년전부터 있었고 이런 사람들도 가게나 사무실에서 일하는날엔 배달음식을 시키기 마련인데 이런 상황에서 한 그릇 배달을 싫어한다는게 말이 되겠는가? 무엇보다 상술한 타 음식버전중 피자나 치킨의 경우는 식사량이 많은사람이 아닌한 혼자서 먹기엔 많게 느끼는 사람도 많고 가격도 짜장면에 비해 비교적 나가는 편인데다 특히 피자는 크기도 어느정도 있는 음식이라 고작 하나 시켰다고 침뱉을만큼 싫어한다는건 누가봐도 납득하기 어렵다.
3. 그 외
어쨌든 싼 메뉴 하나만 배달하는게 가게 입장에선 썩 유쾌한 일이 아닌지라 크게 4가지 방법으로 대응한다. 첫 번째는 주로 중국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가게 전단지에다 미리 '~원 이상 주문 시에만 배달 가능'이라고 못박아서 싼 메뉴 한 그릇만 시키는 일을 막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게에 방문하여 먹을 때 주요 메뉴[3] 를 할인해 준다고 홍보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배달까지는 해 주되 일회용 용기에 담아 배달해서 그릇을 수거하는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가게에 와서 먹으면 500~1000원 정도 배달비를 안 받고 싸게 주며 1그릇 배달하면 배달비를 별도로 받는 것. 물론, 복합적으로 가게에 방문해서 먹을 때는 할인해 주면서, 배달시에는 일회용 용기로 배달하면서 10000원 이하 배달불가, 15000원까지는 배달비 추가같은 사례도 있다.
당연하지만 인건비 개념이 완전히 다른 북미에서 보면 놀랄 일이다. 배달에는 당연히 배달료나 팁을 지불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로 겉으로만 배달 무료라고 보일 뿐이지 실제로 배달 음식점의 가격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배달원들의 인건비 상승이 들어있다.[4] 가장 큰 원인인 매장 임대료는 매장을 축소해서 어떻게든 줄일수 있지만 배달 인건비는 이들 요식업계에선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다만 역으로 생각해보자면, 배달알바 입장에서 궂은 날씨라는 조건이 겹치는 경우, 피자처럼 무언가를 하기 쉬운 음식이라면 오히려 더 주의해야한다는 결론도 성립한다. 배달 난이도와 위험성은 올라가는데, 자신에게 그걸 감수하는 메리트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고, 설령 사실이 나중에 발각되더라도 가게 매출 하락이 자신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며, 직원 관리가 허술한 경우 실질적 처벌이 없을 수 있기 때문. 물론 이 경우라면 한 그릇을 시켜서 침을 뱉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릇 수가 더 많아 배달알바가 힘들다고 여길수록 피해 확률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