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사본풀이

 

1. 개요
2. 줄거리
3. 각색판


1. 개요


한국 신화. 제주도의 전승으로 귀양풀이나 시왕맞이 굿에서 노래하는 차사의 신화이자 차사에게 기원하는 재차 방언으로, 사람이 죽었을 때 하는 굿이다.

2. 줄거리


옛날 동경국이란 곳에 버물왕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아들 아홉 중 위로 셋, 아래로 셋이 죽어 가운데 셋을 소중히 기르고 있었다. 그러다 지나가던 스님이 이들의 죽음을 예언하자 버물왕이 스님에게 아이들이 살 방도를 물었고, 스님은 아이들에게 장사를 시키면 살 수도 있으나[1] 광양 땅 과양생이[2]를 조심하라 일렀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버물왕에게 은물 짐, 공단 짐, 유기 짐을 받아 장사를 시작해 3년이 지나 돌아오던 중 자신들도 모르게 광양 땅에 이르렀는데, 여기에 이르자 갑자기 몸에 힘이 빠져 어느 집에 묵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 집이 하필이면 과양생이의 집이었고, 집에서 밥을 얻어먹은 대가로 물건을 좀 내놓자 이를 욕심낸 과양생이와 과양각시가 이들의 식사에 독을 넣어서 살해한 뒤[3] 뒷천당 연화못에 빠뜨려 증거를 인멸했다.[4]
며칠 뒤 그 곳에 붉고 노랗고 흰 삼색 연꽃이 피어 이를 과양각시가 꺾어 문간에 장식했는데 꽃들이 사람 머리채를 잡아뜯는지라 화로에 넣고 태워버렸다. 그 날 저녁 청태국에서 시집온 청태할망이 불을 빌리러 찾아왔다가 화로에 구슬이 있는 것을 발견하자 과양각시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구슬을 갖고 놀다가 삼켜버리고, 곧 임신하게 되었다.[5]
이리하여 과양각시가 세 아이를 낳았는데 이들 모두 머리가 총명해 가지고 마을 사람들이 부러워했는데.... 십오 년이 지난 뒤 이들이 과거에 급제한 후에 즉사해 버리자 과양각시가 광양 땅 주인인 김치원님[6]에게 가 이들이 사망한 이유를 밝혀달라 하지만 원님이 그걸 알 턱이 없어서 강림도령에게 훼이크로(...) 죄를 씌운 뒤 염라대왕을 잡아오라고 하기에 이른다. 강림도령은 흰 종이에 검은 글씨로 된 증표를 처음에 받았다가 부인 덕에 다시 붉은 종이에 흰 글씨로 된 저승 증표를 받아 저승으로 향한다.
그의 현명한 부인[7]과, 그녀가 치성을 드린 조왕신, 문전신 등의 도움으로 염라대왕이 있는 저승을 찾아간 그는 염라대왕의 부하들을 주먹 하나로(...) 전부 물리친 다음 염라대왕을 협박하였고, 이후 염라대왕의 시험을 통과하여 이승에 가기로 약속을 받아낸다. 강림도령이 사흘을 갔다왔더니 이승에서는 삼 년이 지났다.
이리하여 그가 도착하고 난 다음 날 관청에 염라대왕이 강림도령과 함께 강림(...)하자 김치원님은 놀라서 나뒹굴고 강림도령이 당당하게 그를 맞이하여 과양각시의 세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낸다. 그 세 아들은 애초에 죽었던 버물왕의 세 아들이었던 것이었고 이들은 영재로 태어나서 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다가 한시에 사망해 그들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과양생이와 과양각시는 극형을 받았고[8][9]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후 염라대왕은 김치원님에게 강림도령을 달라했고 김치원님이 이를 거부하자 강림도령을 나눠갖자고 제안하여 김치원 님은 육신을, 염라대왕은 영혼을 갖기로 합의를 보았다. 결국 강림도령은 이승을 떠난 뒤 저승사자가 되었던 것이다.[10][11]고생했던 그의 부인이 어찌 되었는지는 이후 나오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강림도령이 저승사자가 된 사연이며,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강림도령이 저승사자가 된 이후 염라대왕은 그에게 골치아픈 임무를 맡겼는데 꾀바르게 다른 저승사자를 피하며 3천 년[12]을 살아온 동방삭을 잡아오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강림도령은 생각 끝에 냇가에서 숯을 씻기 시작하며, 이유를 물어오는 사람에게는 숯을 씻어 흰 색이 되면 영약이 되기 때문에 숯을 씻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어느 날 노인 하나가 와서는 강림에게 무엇을 하느냐 묻자 강림이 위처럼 대답하니 그 노인이 "하하하, 내가 3천 년을 살았는데 그런 소리는 처음이다!"라고 소리치자 강림은 곧장 그 노인, 동방삭을 잡아 저승으로 끌고 가 버렸다.[13]
이후, 강림도령은 염라대왕의 신뢰를 얻어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염라대왕은 강림도령에게 세상 사람들을 정해진 수명에 맞게 데리고 오라는 과업을 맡겼다. 염라대왕의 명이 적힌 차패지를 들고 이승으로 오다가 까마귀를 만난 강림도령은 까마귀가 자신이 적패지를 붙여두겠다 하니 귀찮음에 빠진 나머지 까마귀에게 적패지를 줘버린다. 그리고 까마귀가 이를 물고 가다가 실수로 잃어버린 뒤 제멋대로 염라대왕의 명을 바꾸어 전해, 이후로 사람들이 죽는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리고 까마귀는 강림도령에게 엄청나게 얻어맞았다.

3. 각색판


일부 판본에서는 까마귀가 적패지를 잃어버린 이유를 언급하기도 한다.
까마귀가 먼저 강림과 동업(...)을 권유했고, 강림의 허락으로 적패지를 들고 가다가, 고기를 먹고 있던 솔개를 만나 고기를 같이 먹다가(...) 입에 물고 있던 적패지가 떨어져, 그걸 뱀이 주워먹어 뱀은 그 덕에 허물을 벗고 아홉번 환생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적패지 분실로, 솔개에게 따져 큰 싸움이 벌였고, 적패지는 없으니 멋대로 까마귀가 떠들니까(...) 저승이 초만원 되는 사태에 강림은 어떻게 된거냐 하며 따졌고, 잃어버렸다는 까마귀에 말에 윗글대로 팼다고 하며, 적패지 사건 이후 솔개와 까마귀는 사이가 나빠졌다고 전해진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죽는 순서가 제멋대로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정작 강림도령은 벌을 받지 않았으니 불공평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강림도령은 이승에서 죽을 사람을 불러내는 일을 맡았기 때문에 결국 발품 파는 것도 강림도령이다(...). 자업자득.
하지만 그전에 잘 생각해보면 저승의 차사들을 홀로 다 때려눕힌 뒤 염라대왕을 잡아 상투를 흔드는 작자를 염라대왕이 어쩔거야(...) 그래도 염라대왕이 제대로 힘 쓰고 본래 모습을 드러내니 강림도령이 버로우 탔단 이야기도 있긴 하다만 굴욕은 굴욕.
어쨌거나 위 이야기들이 차사본풀이에 실린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약간씩 변형된 형태로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 내려온다고 하는데, 함경도에서는 무가의 형태로만 전승되고, 제주도에서는 설화와 무가 모두 존재하며 나머지 지역에서는 설화로만 존재한다. 이는 한국인들이 인식한 저승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 이야기가 변하여 무가로 전승된 것으로 추측된다.#

[1] 장사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3년간 절로 보내라고 하는 판본도 있다. 참고로 신과함께는 이 전승을 따른다.[2] 신과 함께에서는 천년장자의 막내딸로 등장한다.[3] 왕자들이 자고 있었을 때 왕자들의 귀에 '''뜨거운 기름'''을 부어서 살해했다는 전승도 있다.[4] 참고로 '''과양생이와 과양각시 부부'''라는 전승도 있고, '''과양생이가 여자'''였는데 아이들은 막연히 과양생이가 남자일 거라고 생각을 해서 묵고 가라는 과양생이의 말에 흔쾌히 예스 했다는 전승도 있다.어느쪽이든 막연히 '''집주인 남자'''를 걱정했는데 '''집주인 여자'''가 흑막이었다는 점이 반전 포인트. [5] 만화 신과 함께에서는 이 부분이 생략되었으며, 여기서는 과양각시가 열매를 먹는 장면으로 바뀐다.[6] 제주목사를 지낸 광해군 때 실존인물 김치가 설화에 반영된 것으로, 김시민의 양자기도 하다.[7] 어머니라는 전승도 있다.[8] 참고로 거열형을 당했고, 생전 타인을 괴롭히고 고혈을 빨아먹으며 살았기 때문에 찢겨진 몸은 모기를 비롯한 각종 해충들로 변했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신과함께에서 수명장자가 당했던 그거.[9] 신과함께에서는 과양생이 거열형이 아닌 몸이 터지면서 사라진다. 하도 죄질이 나빠 염라가 즉결처분한것.[10] 어떤 전승에서는 그냥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 영혼이 빠진 껍데기만 되었다는 이야기가... [11] 그런데 김치는 사후에 염라대왕이 되었다는 설화도 있다. 이 설화와 차사본풀이를 합치면, 강림은 직장을 이직했더니 전 직장 상사가 새 직장 상사로 온 셈이다. [12] 3천갑자('''18만년''')라고 하는 판본도 있다.[13] 일부 판본에서는 강림도령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거나 여럿이 행동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 이야기가 한강의 지명인 탄천 설화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한 동방삭 대신 4만년을 산 사만이를 이렇게 잡았다고도 한다. 다만 사만이는 저승사자들에게 잡힌 뒤 수명을 관장하는 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