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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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초콜릿.독특한 매력을 가진 청년.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기 위해 언제든지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다닌다.
그 파란 눈동자를 3초 이상 바라보면 누구라도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만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이별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행인들 사이에서 오직 한쌍의 남녀만이 우두커니 제자리를 지켰다. 여자는 나의 마스터였고, 남자는 왕국군의 장교로서 이제 곧 머나먼 곳으로 전쟁을 하러 갈 그녀의 연인이었다.
「이제 가는 거야?」 마스터는 나를 등진 채, 그녀의 연인에게 물었다.
「그래.」 남자는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언제 돌아와?」
「모르겠어」
주룩주룩 떨어지는 빗소리 속에서, 두 사람은 침묵에 빠졌다.
「기다리지 마.」
마스터는 몸이 굳은 채로 말을 마치고 돌아서 떠나는 연인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난 그녀에게 계속 비를 맞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마스터는 고열이 일어나 밤낮으로 악몽에 시달렸고, 혼미한 상태로 침대에서 연인의 이름을 불렀다. 난 그녀의 손을 잡아 주어 그녀가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길 바랐고, 수건으로 그녀의 눈물 자국을 닦으며 찌푸린이 펴지길 빌었다.
마스터는 열이 내린 후, 연인에 대한 일은 입에 담지 않았지만, 더는 다른 남자의 친절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었다. 난 우울해하는 그녀가 걱정되어, 연인 사이에 하는 달콤한 말들을 배워서 그녀를 웃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마스터는 내게 말했다.
「고마워, 초콜릿. 하지만 그런 말들은 그가 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그때 난 알았다. 나로는 그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6.2. 2장. 배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러 계절이 지나도 마스터는 매일같이 마을 입구에서 연인이 떠난 방향을 바라 봤다. 낙신의 횡포와 국가 간의 싸움이 이어지는 이상에서, 누군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나서서 싸워야 한다. 그렇게 마스터의 연인은 그녀를 버렸지만, 그녀는 그 마음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 속이 복잡해졌다. 난 이 세계에 소환되었을 때 「완전한 사랑을 가져다주는 존재」라고 여겨졌고, 사람들은 나를 소환하기만 하면 진실한 사랑을 얻을 것이라 믿었다.
비록 그것은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멋대로 퍼트린 소문이었지만, 가끔은 그들의 소망을 이루어줘도 좋을 것 같았다. 난 먼 곳의 식신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핑계로, 마스터에게 긴 휴가를 내고, 혼자서 그녀의 연인이 있는 나라로 향했다. 그 사람이 주는 편지를 가져올 수 있다면, 마스터가 더는 쓸쓸한 표정을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밤새껏 길을 달려 부대에 도착했을 때, 나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었다.
「그자는 여기 없소.」
「전사한 겁니까?」
「전사라고? 웃기지도 않는군. 그자는 탈영병이라고. 여기로 오는 도중에 도망쳤었지. 지금쯤 어디 몰래 숨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
나는 그 사실을 들었을 때의 심정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 돌아가는 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나도 무거웠고, 아직까지 그를 기다리는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돌아온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부고 소식이었다.
「정말 가엾어라, 아직 결혼도 안했다지?」
「그러게 말이야, 남자가 전쟁에 나갔다던데.」
「아이고, 어쩐지 아파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더라니.」
주위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지껄였다. 나는 마스터가 차가운 관 속에 누워 땅속에 묻힌 후 묘비가 세워지는 것을 바라보며, 몸속의 피가 굳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언제 병을 얻은 것일까, 그리고 왜 나에게 숨기고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고 한 것일까, 내가 그 죽일 놈을 찾으러 가지 않았다면 결말이 달라졌을까, 묘비를 바라보다 머릿속에 마스터의 웃는 얼굴이 겹쳐 보이자, 얼굴에서 어떤 액체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난 손에 든 장미꽃을 마스터의 묘비 옆에 내려놓았다. 「다른 꽃들은 너무 소박해. 당신에겐 역시 이 색이 가장 잘 어울려.」 난 묘비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하나가 먼저 세상을 뜨면, 남겨진 사람은 분명 괴롭겠지. 당신의 식신으로서, 어떻게 하면 당신이 사랑했던 그 사람에게 당신이 겪었던 외로움을 똑같이 겪게 할 수 있을까.」
「조금만 기다려. 그를 당신 곁으로 보내줄 테니까.」
6.3. 3장. 유언
나는 며칠 동안 그 남자가 나타날 것 같은 곳을 샅샅이 뒤져서, 마침내 그의 행방을 알아냈다.
그리고 멀리서 그와 그의 부인이 즐겁게 웃고있는 모습을 보자, 살기가 심장에서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던 분노였다.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이 단숨에 날 삼켜 버리고, 세포 하나하나가 울부짖는 느낌이었다.
「죽여버려.」
「죽여버려. 그녀를 저버린 인간을 죽여.」
「그는 죽어 마땅해.」
「그의 아내도 죽이고, 그와 관련된 사람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수 없게 만들어 버려.」
정신나간 생각이 내 모든 사고를 정지시켰고, 나는 그 집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걸음을 뗄 때마다 마음 속의 살기는 커져 갔다.
주위의 나무들이 마치 분노로 일렁이는 내 영력을 느낀 듯,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 마음 속 들끓는 감정을 부추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내 앞을 막았다.
난 그를 노려봤다. 처음 보는 식신이었다.
「비켜.」 난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들을 죽여서 어쩌려고?」 처음 보는 그 식신은 마치 내가 뭘 하려는지 안다는 듯, 나무에 반쯤 기대서 나를 보며 말했다.
「무슨 상관이지?」 난 눈앞의 낯선 식신을 갈기 갈기 찢어 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고, 다시 한번 물었다.
「이건 그녀가 원하는 결말이 아니야.」 그 식신은 내 살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편지 한 통을 내게 건네면서 말했다. 「아직 내 소개도 안 했군, 난 Cafe de Satan의 점장이다. 이 의뢰 편지의 내용대로 네가 앞으로 벌일 일을 막으러 왔지.」
편지를 열어보기도 전에, 편지 봉투 위의 익숙한 이름을 보자 나의 온몸이 떨려 왔고, 가득했던 분노는 끝없는 슬픔으로 변했다. 눈에서 떨어지려 하는 눈물을 참으며 나는 편지를 열었다.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는 Cafe de Satan의 누군가에게 :
제 몸은 아마 이번 겨울을 넘기지 못할 거예요. 눈을 감기 전에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제 식신의 일이에요. 제가 언제 그의 곁을 떠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그가 제 죽음으로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요. 전 그의 기나긴 시간 속을 잠시 스쳐간 손님일 뿐이니까요. 전 그가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편지에 동봉한 것은 제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에요. 부디 의뢰 비용으로 삼아 주길 바랄게요.
셀리나 드림」
6.4. 4장. 감사
난 낯선 식신의 얼굴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본 그대로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마 전 이 편지의 주인이 우리가 크레론 각지에 설치해둔 검은색 우체통에 편지를 넣었지. 비용은 이미 지불했고, 우린 의뢰를 집행하러 온 거다.」
「네 힘으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나.」
「널 막는 건 내가 아니야.」그 는 내 눈을 바라봤고, 마치 내 생각을 꿰뚫어 보는 것만 같았다. 「바로 셀리나지.」
난 제자리에 서서 긴 한숨을 쉬었다. 멋대로 일렁이던 영력은 언제 멈췄는지, 주위의 나무들도 고요해졌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 집을 바라봤고, 살기가 사라진 마음은 공허했다. 지금은 그저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살아서는 그 사람만 바라봤으면서,」 난 힘없이 중얼거렸다. 「죽을 땐 되려 날 신경 쓰다니, 정말 제멋대로인 마스터로군.」
「인간과의 인연은 역시 재미있지?」 낯선 식신은 웃으며 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내 내 손에 쥐여줬다. 「딱히 갈 곳이 없다면, Cafe de Satan으로 와도 좋아.」
며칠 후, 난 가게에서 한가하게 턱을 괴고 앉아있다가, 바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녀석에게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있던 질문을 던졌다.
「너, 의뢰비를 나한테 주면 손해 보는 장사 아닌가?」
셀리나가 의뢰비로 내놓은 것은 바로 그가 내게 건넨 목걸이였다. 깨끗한 가죽 끈에 짙푸른 색의 보석 하나가 달린, 평소 그녀가 항상 목에 걸던 물건이었다.
바 안의 녀석은 내게 몸을 들렸다. 역시나 업무적인 미소를 띤 얼굴이었다.
「난 손해 보는 장사는 결코 하지 않지.」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보석의 가격은 비싸겠지만, 그래봤자 감정이 없는 죽은 물건일 뿐이야.」
「콸콸콸--」 그는 능숙하게 커피 한잔을 따라 내 앞에 내놓으면서, 내 오른손에 감겨있는 푸른 보석 목걸이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그리고 난 이미 만족스러운 보수를 받았으니까.」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자, 씁쓸하고 향기로운 맛이 몸속으로 퍼져나갔다.
「커피 고맙다.」
「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