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융(삼황오제)

 


祝融
중국 신화삼황오제 가운데 하나이자 불을 맡은 신. 다른 이름으로 중려(重黎)라고도 한다. 화재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축융의 출신에 대해선 다양한 이설이 있는데, 잘 알려진 것들로는 삼황의 한명으로 아주 오래된 신이라는 설, 염제의 후손이자 보좌신이라는 설, 전욱의 자식이라는 설이 있다. 여기저기서 전해오는 서로 다른 계열의 신화를 합치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염제의 후손으로 나오는 버전에서는, 산해경에 적힌 계보에서는 염제-염거-절병-희기-축융-공공-후토로 이어지며, 후토는 다시 열두 달을 주관하는 신들과 신(信)이라는 자식을 뒀고, 이 신(信)의 후손이 과보족이다. 즉 공공의 아버지가 되므로, 공공을 죽인 축융을 염제의 후손이자 보좌신으로 해석하면 이상해진다.
전욱의 아들 또는 손자로 나오는 축융은 화정 벼슬을 맡았으며 이름은 려라고 한다. 전욱의 명령을 받아 하늘과 땅을 단절했으며, 공공을 잡아죽인 것으로 나온다.
여담으로 중국 사천성 지방에는 천연가스가 지표 가까운 곳에 매장되어 있어서, 여기에 불이 붙으면 땅 속에서 맹렬한 불길을 내뿜는 화정(火井)이라는 현상이 가끔 일어난다(제갈량도 이런 지하 천연가스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은 현대에 봐도 매우 장관이며 중국 소방서에서도 진압하기 어려운 현상인데, 고대인들이라면 매우 신비하고 두렵게 여겨 산속에 살며 불을 내뿜는 불의 신을 상상할 가능성도 있을 법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