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요사토 아키라
에도 출신이며 하급무사 가문의 차남으로 문무에는 별로 소질이 없었지만,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대단한 노력가였다. 소꿉친구인 유키시로 토모에와 결혼하는 것이 정해졌지만 하급무사의 차남 정도의 신분으로는 토모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공적을 세워 최소한 버젓한 무사로서 모든 이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여 잠시 혼례를 연기한 후 동란에 빠진 교토로 향했다. 교토에서 교토 정무관 시게쿠라 쥬베에의 수행원이 되었고, 토모에와의 혼례도 한달 앞으로 다가와서 행복을 눈앞에 둔 어느날 밤 '칼잡이 발도재' 히무라 켄신에게 습격당하게 된다. 실력 면에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음에도, 살고자 하는 필사적인 집념으로 싸운 끝에 켄신의 뺨에 세로로 상처를 내게 된다.[2] 그러나 결국 살해당한다.
원작 코믹스에서 켄신은 키요사토의 시체를 보며 '내세에서는 부디 행복하기를'이라 말한다. 키요사토의 분투가 당시의 켄신에게도 뭔가 와닿는 것이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때의 켄신이 얼마나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행복의 무게에 무지한 채 전체주의적인 왜곡된 정의에 빠져들고 있었는가를 여실히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OVA판에서는 이 사람이 낸 상처에서 켄신이 고뇌하거나 괴로워할때마다 계속 피가 남으로서 그를 계속 괴롭힌다.
결국 토모에와 이 사람의 영향으로 켄신은 이 시대가 끝나면 더이상 살인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적을 대할 때도 무조건적인 살생이 아닌, 자신의 명성으로 적이 스스로 물러나길 원하며 살생을 최소화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따지면 여러모로 불행한 인물. 본인은 행복을 바로 목전에 둔 상태에서 왠 놈에게 갑작스레 기습당해서 발악하며 싸웠지만 결국 비명횡사하는 결말을 맞이했고, 약혼녀라는 여자는 자기 때문에 복수를 결심했다가 자길 죽인 놈이랑 사랑에 빠지다 그 놈이랑 연관된 이유 탓에 죽고(…) 처제 될 사람은 꼬맹이 시절부터 자기 누나 겸 그의 약혼녀가 죽는걸 목도한 후 결국 인성이 망가졌고 범죄자가 된 후에도[3] 자기 죽인 놈에게 복수하려드는 등, 죽은 뒤에도 그의 연관자들은 그의 죽음과 관해 불행의 연속이다.
게다가 살해당한 이유조차도 딱히 죄를 지어서나 켄신과 사적인 원한관계가 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켄신이 소속된 조직과 반대 파벌의 연관자였다는 이유 하에서 죽임당한 것 뿐이니…….[4]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상한데 휘말려서 애꿎게 죽은 케이스. 그나마 OVA에선 그의 흔적이 자길 죽였던 켄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데 일조하긴 했지만(…)
실사 영화 바람의 검심에서도 켄신의 회상에서 등장한다. 켄신에게 있는 대로 회 쳐져도 "여기서 죽을 수 없어!"를 미친듯이 되뇌이며 몇 번이고 [5][6] 다시 일어나 덤벼들다가 마지막에는 칼침 맞고 사망. 허나 아무리 베여도 굴하지 않는 그 기상은 가히 좀비를 방불케 했다. 다음 날 사건 현장에서 토모에가 그의 시체를 붙들고 오열하는 것을 보고 켄신은 새 시대를 이끌어 나가야 할 젊은이들을 죽이면서 무슨 새 시대를 연다는 것인가 하며 고뇌한다.
여담으로 영화판에서 키요사토 역을 맡은 배우는 이후 2014년 하나코와 앤으로 인기 배우 반열에 오르게 되는, 영화 촬영 당시에는 브레이크하기 전의 쿠보타 마사타카.
[1] 같은 작품에 등장하는 유키시로 토모에의 동생, 유키시로 에니시도 맡았다.[2] 이는 원작 코믹스, OVA, 영화판 모두 동일하나 원작 코믹스에선 결정타를 맞기 직전까진 상처를 입지 않았던 반면 OVA판과 영화판에선 켄신에게 계속 상처를 입으면서도 공격을 해대 처절함이 더욱 두드러진다.[3] 아키라의 처남이 될 뻔했던 에니시는 누나의 사망 후 중국으로 건너가서 고생하던 와중에 어떤 친절한 가족이 자신을 도와주자 그들의 화목한 모습을 견디기 힘들다는 이유 하나로 그들을 죽여버리고 재산을 절도, 이후엔 무기 마피아 조직을 꾸려댄다.[4] 당시 켄신의 상사였던 카츠라는 유신지사의 반대파벌 상대로 켄신에게 암살임무를 시키고 있었다. 아키라가 죽게 된 것도 거기에 연관이 있었던 셈.[5] 임진왜란 직후 쓰인 간양록에 적힌 일본 고위무사의 말에 따르면, 일본인이 당시에 전장에서 악착같이 싸운건 단지 호전적이어서가 아니라 전장에서 도망치거나 공을 못세우면 고향에서 사람 대접을 못받고 영원히 떳떳하게 살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막부 말기는 임진왜란에서 260년 뒤지만 여전히 무사들의 사회였고, 수행하던 사람과 동료는 다 죽었는데 혼자 살아남아도 그 좁은 향촌사회에서 사람취급 받는 건 포기해야 하며 아무리 잘 풀려도 대접받기는 틀린 것인데, 떳떳하게 살아보겠다고 교토로 온 그가 그렇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즉 자기를 죽이러 온 켄신과 마주해 승산없는 싸움을 하게 된 시점에서 그에게 남은 길은 비참함만이 남은 도망자의 삶만 사느냐, 아니면 발악하다가 끝내 처참히 죽느냐 둘 중 하나였다.[6] 이미 일격을 당한순간 치명상이었고 실력차이를 감안하면 도주를 했어도 살아남긴 힘들었을것이다. 영화판에선 아예 확실사살 장면이 연출.